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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방송가에는 '정통 버라이어티' 를 찾기가 힘들다. 버라이어티의 가장 기초적인 토킹 앤 어바웃이 멸종한지는 오래며, 기획사들의 이권과 겹쳐져 최소6에서 급기야 20명 가까이 게스트가 출연하는 쇼도 난무한다. 케이블이야 뭐 말할필요도 없고. 이렇듯 전체적으로 대화를 나누기가 힘든 구조속에서 출연진들은 자신에게 주어질 일이분 가량동안 모든것을 폭발시켜야 할텐데 과연 그 애들의 역량으로 코미디란것이 자연스레 우러나올까? 아주 몇몇을 빼고는 병풍처럼 자리했다가 페이만 받아가는 애들이 대부분이다.
시공을 떠나 어디든 출연하면 코미디를 해야한다는 대세의 흐름도 연예인들을 힘들게 한다. 그러니 어쩔수없이 팬티한장같은 옷을 입고 나오거나 이미지 하락을 감수하고 논란거리가 될만한 자극적 소재로 들이대는게 전부이니 안티가 늘 수 밖에. 둘은 따지고 보면 공생이다.
최근에는 '리얼 버라이어티' 를 표방하는 예능프로가 대부분인데 진행자들 역시 정통의 수순을 밟은 이 가 전무하다. 차라리 예전 생중계로 이뤄졌던 교양프로 '퀴즈가 좋다' 를 진행하며 문제출제 사이의 그 짧은 시간동안 위트를 선보인 임성훈이 훨씬 웃겼다. 현재예능의 무기는 대충 서너개 정도로 압축하면 된다. 방송 송출내내 화면 아랬부분을 도배하는10대 공략용 자막들, 게스트끼리 죽자살자 물어뜯기, 어리고 이쁜애들 벗겨서 앉혀놓기. 사실 뭐 이것 뿐 이겠나?
피터지게 공부해서 방송국 입사한 아나운서들이 예능프로 게스트가 되어 어떻게든 시청자를 웃겨보려 혈안이 되어있고 지가쓰는 사투리 고치는 것 보다 개인기를 더욱 열심히 연마하는 실정. 이어 개그맨들이 국민MC칭호를 얻으며 그들에게 방송하는 법을 짖궃게 가르치는 어이없는 양상도 쉽게 볼 수 있다.
다 우리혈세다. 과연 이들이 크게는 매주 이천. 적게는 삼사백을 웃도는 편당임금을 수령해갈만큼 우리에게 영양가있는 웃음을 주는지 한번쯤은 곰곰히 생각해봐야 한다. 또 쓰잘떼기 없는 해외원정까지 가서 도대체 하고 오는게 뭔가? 지들끼리 동남아 최고급 호텔라운지에서 춤추고 오거나 병신들처럼 '우워 여기가 맨허튼이다~~' 를 외치며 원숭이새끼마냥 술래잡기만 하다온다. 그것도 잘생긴 애들도 아니고 꼭 우리나라에서 젤 구리게 생긴애들만 찝어다가 그 난리를 치니 외국놈들이 한국애들 못생긴 줄 알까봐 걱정이 태산이다.
그런거 찍으려고 몇박몇일 체류하면서 얘네들 처먹이는 식대,항공료,숙박비,이동비,의상,소품 갖가지 돈지랄병부는 천문학적인 거금. 이거 누가 감당할까, 기획사? 다 우리 지갑에서 나간다. 현정권 가신들로 둘러싸인 방송사들의 수뇌부만 욕할게 아니라 오랬동안 국민등에 피래미처럼 기생한 주범들은 깡패들보다 더한 유수의 기획사와 쓰레기같은 피디새끼들, 그리고 깊숙한 라인을 형성하여 방송가를 독식하는 일부 MC들임을 직시해야 한다.
최시중은 정권교체되면 짤리기라도 하지 얘네들은 임기가 없다. 애석하게도 오랬동안 이어져온 소속사와 피디들의 밤의유착은 국가의 급변하는 시국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않는다. 방송개혁 하면 뭐하나? 사람과 시스템개혁이 안되는데.
지금까지 한말은 그냥 헛소리고 갑자기 자니윤하고 주병진이 생각나서 이글을 써본다. 나는 이땅에 태어나 한국TV를 봐오며 두 사람만큼 제대로 된 '토크쇼' 를 진행했던 MC를 본적이 없다. 이들은 쇼를 진행하기 위해 동반되어야할 여유.위트.풍자.절제.순발력 이 다섯가지 덕목을 모두 갖추었던 정상급 메인들이었다.
기억하는 사람도 많을테지만 특히 주병진 같은 경우는 그의 입담을 따라갈자를 방송가에 눈씻고 돌아다녀도 찾기 힘들 정도였다. 이후에 이홍렬이 진행했던 '이홍렬 쇼' 정도가 그나마 아주아주 약간 이들의 명맥을 이었다고 보면된다. 그렇게 안봐도 된다.
자니윤 쇼의 한토막.
갓 데뷔했던 김희애가 출연한게 맞을것이다.
쟈니윤: 오우 김희애씨 식사하셨어요?
김희애: 네 윤 선생님 께서는 식사하셨는지 모르겠네요(그 당시 신인급들은 '선생님' 이란 칭호를 자주썼다)
자니윤: 오우 전 식사말고 판사하고 싶어요. 망치몇번 두드리면 다 해결되잖아요.
일동썩은 표정. 김희애 역시 당황한 모습 역력. 보조MC였던 조영남만 고개숙이고 킥킥대는 정도.
쟈니윤 쇼는 지금과 같은 스튜디오 녹화가 아니라 공개홀에서 진행되었는데 방청객들도 굉장히 많았다. 그의 멘트가 충격적으로 들린이유는 몇백억을 수탈했던 전두환의 동생 전경환에 대한 솜방망이 판결이 이뤄진뒤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치솟았지만, 전장군의 몽둥이가 무서워 언론은 물론 누구나가 쉬쉬하고 입을 막던 시절이었기에 분위기는 더욱 난감했었다.
난 이것이 당시 결혼도 하지 않았고, 한국에 연고가 없는 미국시민권자 '쟈니 윤' 이어서 가능했던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무튼 쟈니윤 아저씨는 몇번에 걸친 상상이상의 정치풍자를 하다가 미국으로 떠났다.
주병진 쇼의 한토막.
주병진 쇼는 게스트 초대석 말고도 중간중간 시사뉴스를 종합하여 10분가량 풍자하는 코너가 있었다.
주병진: 아 오늘 LA다저스의 박찬호 선수가 경기도중 상대선수인 '팀 벨처' 와 난투극을 벌여 퇴장 당했습니다.
이소라(당시 보조 MC): 아 그런일이 있었군요. 박찬호 선수 징계수위는 어느정도 인가요?
주병진: 아 징계고 뭐고 일단 좀 아쉽네요.
이소라: 왜 그렇죠?
주병진: 머리통을 제대로 찼어야죠. 저게 뭡니까? 정타도 못날린채 퇴장만 당하고. 이단 옆차기 좀 다시 배워야겠어요. 목 가격도 나쁘지 않은데..
그 다음주 부터 영화특선이 편성되며 주병진은 3주정도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사실 박찬호의 날라차기 사건은 사진만 보면 엄청난 쿵푸킥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 박찬호의 공격은 대부분 엇나간채 그 자신만 땅으로 고꾸라져 버렸다. LA타임즈,워싱턴 포스트 등은 박찬호의 공중부양 사진을 대서특필하며 그날 하루는 86멕시코 월드컵에서 허정무가 마라도나를 상대로 선보인 '태권축구' 에 이어 '태권야구' 탄생의 날로 도배를 시켰다.
쟈니윤 아저씨는 오래전 교포여성과 결혼하여 가장이 되어있고 현재 팔순에 가까운 고령. 주병진은 팬티사업 '보디가드' 는 어떻게 되가는지 잘 모르겠다. 무죄로 확정되긴 했지만 성폭행 혐의로 법정까지 오간 사실은 그의 방송인생에 치명타로 자리잡기도 했다. 우중충한 요즈음. 문득 두 사람이 보여줬던 정통쇼가 그리워지는 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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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