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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지에 (puujee) 푸지에를 보려면 아래주소를 클릭하삼. (칼키가 찾았음) http://www.mgoon.com/view.htm?id=1431743 (1시간 43분)
* 주의 : 다큐 내용 다 들어있다. 바쁜 줄 안다만 웬만하면 다큐 먼저 봐라 푸지에 ... 6살 몽골소녀 ... 푸지에가 하는 일들 ... 말을 타고 가축을 몰고 ... 아침에 가축을 풀어놓고 ... 장작 패놓은 것을 나르고 ... 말을 씻기고 ... 수 백 마리의 양과 가축들을 돌보고 ... 양판을 수세미로 씻고 ... 저녁 식사준비를 돕고 ... 심지어 푸지에의 조카 2살짜리 바사는 꼬물거리는 손으로 헐거워진 도끼날을 수리(?)한다. 평범한 6살 아이들이 부모에게 투정부리고 재롱 피우는 ‘아동’스러움에 젖어있을 때 푸지에는 당당히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서 노동을 통해 밥값을 한다. 탐험가 세키노는 유라시아 횡단을 하던 중에 말을 타고 가축을 모는 푸지에를 처음 만난다. 놀란 세키노 ... 나도 놀랐다.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말들이 채소밭을 망쳐놔요. 그런 일이 생기면 정말 큰일이죠. 목동이 그런 일을 당해선 안되죠.“ 푸지에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똑똑히 알고 있다. 푸지에의 꿈은 선생님이 돼서 사람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 세키노는 푸지에 가족이 사는 유목민 전통가옥 게르를 방문한다. 푸지에, 할머니, 할아버지, 바사(사촌동생), 엄마 ... 푸지에 가족은 석 달 전 밤에 말 30마리를 도둑맞았다. 푸지에 엄마는 말을 찾으러 여러날 고원을 헤맸지만 결국 허탕치고 돌아온다. 도둑맞은 말이 혹시나 돌아올까 겨울철 방목지로 떠나지 못하던 푸지에 가족 ... 겨울이 깊어가자 결국 말을 단념하고 떠나기로 한다. 푸지에와의 첫번째 이별 ... 푸지에 엄마는 세키노에게 푸지에가 타던 말을 선물한다. 말을 선물로 받아도 되겠느냐는 세키노의 물음에 ... “ ... 괜찮아요. 또 다른 말이 있는걸요 ... ” 6살짜리 여자애가 자신이 타던 소중한 말을 의젓하게 양보한다. 이별기념으로 푸지에 가족 사진을 찍는 세키노 ... 한평생 유목을 하며 살아온 할머니는 손녀가 자신처럼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나도 이제 늙었나봐요. 교육이 중요하죠. 배우지 않으면 고생스럽고 무의미한 삶이 돼요. 가축을 키우는 것보다 교육을 받는 것이 훨씬 현명해요. ... 푸지에가 나처럼 살게 되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없죠. ... 나는 땔감이나 모으며 사는 것에 만족하지만 어린아이들은 그렇게 살아서는 안되죠“ 겨울을 나기 위해 게르를 철거해 겨울철 방목지로 떠나는 푸지에 가족들 ... 해가 바뀌고 봄이 되자 세키노는 다시 푸지에를 찾아간다. 3살이 된 바사는 이제 푸지에 대신 가축 모는 일을 도맡아 한다. 푸지에의 엄마는 말에서 떨어져 부상을 입은 후 치료를 받지 못해 죽었다. 몽골이 자본주의 사회로 변한 후 건강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 탓이다. 어느덧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푸지에 ... 맨 처음 배우는 것은 연필 잡는 법과 수업예절 ... 고원에서의 익숙한 가축몰이와는 다른 ... 낯설고 신기한 수업 ... 엄마의 제삿날 ... 푸지에는 성묘를 갈 수 없다. 몽골의 풍습에 따르면 어린 아이들은 부모가 죽은 후 3년이 지나야만 부모의 무덤을 찾아갈 수 있다. 아이의 눈물이 바다를 이뤄 죽은 부모의 영혼을 붙잡을까봐 ... 성묘를 마치고 푸지에 할머니는 새들을 위해 여기저기 음식을 뿌린다. 몽골의 고원에 망자를 위로하는 구음이 울려퍼진다. “... 옴마니 밧메홈 ... 옴마니 밧메홈 ... (우주의 평화와 자비를 내 마음에 가득히)” 세키노가 또 한 번 푸지에를 찾아 갔을 때 ... 폭설과 한파로 ... 풀은 말라갔고 ... 수많은 가축들이 굶주림에 쓰러진다 죽은 가축의 시체를 왜 구덩이에 버리는지 3살 바사는 안다. 까마귀떼가 시체를 먹어치울 것이고 ... 자연에서 죽음이란 끝이 아니라 순환이라는 것을 ... 말라 죽었던 풀들에서 새순이 올라오고 고원은 다시 숨을 쉰다. 삶이 그렇듯이 ... 죽은 소들의 비극을 넘어 살아있는 소들은 다시 풀을 뜯고 또 새끼를 낳고 ... 새끼를 잃어버린 어미 염소의 뿔을 잡아끌어 새끼를 찾아주는 푸지에 ... 그녀의 눈빛은 가축을 돌볼 때 빛나고 단호해진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아는사람은 군더더기가 없다. 세키노와의 세 번째 이별 ... 세키노의 환송식을 위해 푸지에 가족들은 염소 한 마리를 잡는다. 염소 심장 근처를 칼로 긋고 집게와 가운데 손가락으로 심장주변의 대동맥 혈관을 찢는다. “한방울의 피도 헛되이 말라”는 조상의 가르침을 따라 바닥에는 단 한 방울의 피도 떨어지지 않는다. 고원의 식탁에 둘러앉아 염소의 고기를 뜯는 따듯한 이별의 축제 ... 세키노는 엄마와 찍었던 사진을 푸지에에게 선물한다. 사진 속 엄마를 담담하게 바라보는 푸지에 ... 꽃들이 가축들의 먹이가 되는 것은 슬프지만, 가축들이 꽃을 먹어야 꽃이 더 잘 자란다는 것을 아는 푸지에 ... 그렇게 크는 것이다 ... 푸지에는 세키노를 만난 후 꿈이 변한다. 선생님에서 일본어 통역사. 그 뒤로 세키노는 한 번 더 푸지에를 찾는다. 그러나 ... 아! ... 나의 푸지에 ... “... 옴마니 밧메홈 ... 옴마니 밧메홈 ... ”
1. 여행 좋은 책이 사람을 변화시키듯 좋은 여행 또한 마찬가지다. 여행은 쉬러가는 것이 아니라 생기와 꿈을 잃어버린 나를 살리러 가는 것 ... 낯선 곳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친구가 되고 삶의 새로운 영감을 얻는 것 ... 친구를 얻지 못한 여행은 아무리 볼거리가 풍성해도 허무하다. 좋은 잠자리와 식욕을 돋구는 먹거리, 경치 좋은 곳을 쏘다녀도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내 몸에 남지 않는다. 세키노는 여행이란 무엇인가,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느끼게 해준다. 그는 친구를 얻었고 낯선 이들의 삶 속으로 스며들었다. 그가 푸지에 가족들로부터 받은 호의들, 이별을 아쉬워하는 푸지에 가족들의 눈빛에서 세키노는 참 멋진 여행을 하고 있구나 느꼈다. 비록 스쳐가는 것이라 할지라도 거쳐가는 곳에 뿌리 박고 사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 삶의 정수를 맛보는 것이 여행이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 아닐까? 세키노 ... 부럽다. 2. 일과 노동 어릴 적, 서툴긴 했지만, 나도 푸지에처럼 일을 했다. 어른들이 하는 일을 어깨너머로 배웠다. 땔감을 구하러 산에서 나무를 하고, 새끼줄을 꼬고, 소 여물에 쓸 깔(풀)을 베었다. 낫질이 서툴러 엄지손가락 살점을 뭉텅이로 날려먹은 적도 있다. 초등학교 때 도시로 이사 온 후로 일한 기억이 별로 없다. 나는 학교에 가야했고 아버지는 직장에서 늦게서야 돌아왔다. 그 시절은 아버지와 나의 관계에서 기억의 공백상태다. 아버지는 가족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취직과 실직을 반복하며 무진 애를 쓰셨는데 정작 나는 그때의 아버지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 몇 년 전, 새로 이사한 집 도배를 할 때 아버지가 도와주셨다. 아버지 세대는 도배뿐만 아니라 웬만한 집수리는 직접 했다. 내게 도배 일을 가르치면서 아버지는 평소보다 들떠 있었고 신이 나 있었다. 대가리가 좀 큰 후로는 아버지 말을 들어먹지 않던 내가 오랜만에 고분고분해졌으니 어찌 신이 나지 않겠는가? 벌초할 때도 그렇고 ... 당신이 내게 일을 가르칠 때는 ... 이제, 아버지의 유언을 듣는 것 같다. 푸지에를 보며 나와 내 딸의 관계를 생각한다. 아버지가 내게 도배 일를 가르쳤듯, 나는 딸에게 어떤 일을 가르치고 물려줄 수 있을까? 3. 아동 오래 전, 놀이공원에서 본 한 외국인 부녀의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5~6살쯤 먹은 딸이 아빠와 놀이기구 타는 문제로 논쟁을 하고 있었다. 딸은 허리에 양손을 짚고 아빠에게 따박따박 따졌다. 아빠는 또박또박 반론을 했다. 잠시 후 부녀는 합의를 끝내고 놀이기구를 타러갔다. 내가 본 그 또래 애들이란 자기 맘에 안 들면 부모에게 칭얼대거나 울거나 투정을 부렸다. 또 부모들은 그런 아이들을 혼내거나 윽박질러서 찍소리 못하게 만들었다. 아이들이 어리광, 칭얼댐, 투정, 재롱, 심통을 부리는 것은 어른들 탓일지 모른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고, 또 그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아이들은 때때로 푸지에처럼 의젓해진다. 푸지에를 두 번 봤다. 두 번 째는 일곱 살 먹은 딸과 함께. 푸지에가 말을 몰고 저녁식사를 돕는 장면에서 ... 딸이 내게 묻기를 ... “아빠 ... 나도 푸지에처럼 저렇게 일했으면 좋겠어? ... ” “네 생각은 어때? ...” “에이~ 푸지에처럼 하라고 이 영화 보여주는 거잖아 ...” ... 들켰다. 그러나 내가 딸에게 푸지에처럼 일할 수 환경과 기회를 주었더라면 딸도 푸지에처럼 했을 지 모른다. ... 얼마 전부터 딸이 내 옆에서 설거지를 돕기 시작했다. 4. 전통 며느리의 무덤 앞에서 푸지에 할머니는 새들에게도 먹거리를 나눠준다. 가을에 까치밥으로 몇 개의 감을 남겨두는 우리네 풍속과 닮았다. 어릴적, 우리네 어머니들은 뜨거운 물을 버릴 때도 땅 속 지렁이들이 행여 다치지 않을까 조심조심 흘려보냈다.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 ... 죽은 사냥감 앞에서 그의 영혼을 위해 기도했던 인디언처럼 인간을 자연의 한 부분으로 여기는 마음이 몸에 배어 있었다. 가축을 잡을 때 땅에 피 한방울 헛되이 하지 말라는 몽골인들의 전통은 생선은 버릴 것이 없다는 어머니 말씀과 닮아있었다. 실제로 어머니는 삶은 생선 대가리와 뼈를 통째 씹어 드셨다. 살점만 쏙 발라먹던 나는 어머니의 아귀 같은 알뜰함 앞에서 숙연해졌다. 어릴 때 본 어른들처럼 ... 나는 밥상에 실수로 떨어뜨린 밥알이나 반찬을 집어 먹는게 몸에 배어 있었다. 언젠가 미팅을 한 상대하고 밥을 먹다가 식탁에 떨어뜨린 밥알을 무심코 젓가락으로 집어먹었다. 그녀는 왜 더러운 걸 주워먹느냐는 표정으로 나를 빤히 쳐다봤다 ... 그때 나는 쭈뼛쭈뼛 ... 아까워서 ... 그러고 말았는데 ... 후회가 막심하다. 왜 그때 당당하게 "떨어진 밥알 하나도 헛되이 하지 말라" 는 내 조상들의 가르침을 전하지 못했을까? ... 5. 꿈 세키노를 만난 후 푸지에의 꿈은 선생님에서 일본어 통역사로 변한다. 글쎄 ... 어릴 때의 꿈이란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것이지만 ... 나는 진심 세키노가 부러웠다. 우리는 누군가의 꿈을 변화시키는 삶을 꿈꾸지 않았던가? 나로 인해 누군가의 꿈이 변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 아직까지 나에게 “당신 때문에 내 꿈이 변했어요”라고 말해 준 사람은 없다. 앞으로도 있을 것 같지는 않 ... 오래전 나 역시 누군가로 인해 꿈을 바꾼 적이 있는데 ... 열병처럼 나를 달뜨게 했던 그때의 ‘두근거림’을 여전히 기억한다. 푸지에도 세키노를 보고 그런 ‘두근거림’을 느꼈을 것이다. 그 이유가 여행자의 자유로움이든 그 무엇이든. 누군가를 보고 두근거린다면 그는 곧 길을 떠날 것이다. 6. 세키노 세키노는 은근히 상대에게 잘 스며드는 사람이었다. 그는 어느 풍경에 갖다 놓아도 그 풍경과 어울리는 사람이지 않을까 싶었다. 누군가 말하기를 ... “하늘을 만나면 새가 되고, 바다를 만나면 물고기가 되고, 꽃을 만나면 나비가 되라” 나는 그동안 내가 만났던 풍경에 어울리는 사람이었을까? ... 7. 그리고 ... 근대화와 개발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사람들의 얘기다. 뻥뻥뚫린 고속도로의 쾌감을 경험한 내가 그들의 슬픔을 얘기하자니 ... 그저 ... “... 옴마니 밧메홈 ... 옴마니 밧메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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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