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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덥다. 뉴스를 보니 바닷가가 복작인다. 튜브를 잘못 사용하면 위험하댄다. 아저씨 뒤집어질 때 출렁이는 배. 거리의 차들도 뜸해지고 사람들의 왕래도 잦아들면, 남은 자들은 특별휴가다. 복작거림을 내려놓자. 사람들은 어디론가 비어있는 곳으로 몸을 숨기지만, 거기서 다시 지인들을 만난다. 북적거리는 영화 안보러가기. 말 없다는 산에 들지 않기. 그러다가 올 여름엔 갈 수 없는 휴가지가 떠올랐다. 여행금지령. 예멘. 무려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세상에나 가장 아름다운 해변을 가진 나라 Top 1으로 이미 지목. 아이바캉스 가기로 했다. 그래서.
아랍에 갈 때는, ㅎ ㅇ ㄹ 을 기억하라. 그들은 음이 끊어지는 걸 무척 싫어 한다. 칸부스라는 현악기, 산누아시라는 타악기의 리듬에 맞추어 잘도 노래 한다. 산누아시는 우리의 꽹가리네. 촌스러운 것까지. 예멘인들은 손으로 음식을 먹는지, 꽹가리도 여전히 손가락으로 두드린다. 그들의 음색이 왜 낮은 곳에서 빛나는지 알겠다.
사나의 노래 (Songs of Sana'a) 는 한마디로 일군의 노래이다. 14세기 수도 사나에서 시작된 전통적이고 시적인 노래로서, 지금은 전국방방곡곡에서 불리운다. 삼라(samra)라는 혼례식 야회(夜會)나, 마걀(magyal)이라는 동료간의 친목을 나누는 오후 회합 같은 의식 등에선 필수다. 수입, 현대음악에 밀려 명창들은 연장자들에서나 남는 추세. 그 노래 이젠 간간이 들릴 날도 멀지 않았구나. 우리나라로 치면 아름다운 강산?
예멘은 지금 전쟁 중이다. 외세와 분단의 질곡을 딛고 1990년에 남북통일을 이루어 냈지만, 종족간 종교분파간 정파간 이견으로, 분단 시절보다 더 불분명한 전선을 두고, 많이 아프다. 수입파리떼들이 윙윙대기엔 너무 좋다. 하지만 일상의 삶들은 변함 없다. 불편할 뿐이다. 아주 많이 불편하다. 그래도 그들은 동병상련의 이웃들이 있다. 가까운 곳에. 그들이 통일의 기둥을 잡아 준 후원자였었다. 아픔을 같이 나누며 이해할 수 있는 이웃이 있다는 것 참 좋다. 부럽다.
1300여년 전 이슬람의 겉옷을 걸치기 시작하거나, 400여년 전 오스만 투르크가 던져준 죄수복을 덧걸었을 때나, 항상 변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이래저래 변하거나 변할 수 있는 사람들은 엘리트이거나 지배자이고자 하는 부류들이다. 외세의 지배를 벗었으나, 1960년대 납북분단의 후과는 우리랑 똑같다. 지구상에서 유일무이한 닮은 꼴이다. 한 때 그들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흉내를 내며 갈라서 있었다. 우리도 그렇지만 핑곗거리로는 아주 그만이다. 지금 그들은 허리디스크를 치료한 줄 알았더니, 어느새 신경통이 안방에 앉아 있는 것을 목도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 병도 치료해 낼 것이다. 분단의 시기에 그들은 양국 지도자들간 끊임없는 대화와 실물효과를 이어 갔었다. 하루 아침에 떨어진 감이 아니었다. 그들이 그토록 유지코자 노력했던 민족동질감만 놓고 봐도, 우리는 아주 멀었다. 서푼어치도 안되는 차이로 우리는 남남끼리 잘도 삐진다. 그들을 보자. 그들은 여전히 역동적이다. 그래서 그 곳에 휴가를 가고 싶었다. 나는 휴가온 사람으로선 충분한 자격이 있었다. 완벽하다.
분단국가였던 베트남인들이 절규했던 말이 생각 났다. " 당신들은 선글라스를 끼고, 에티오피아나 예멘산 모카커피를 고르면서..
TV 너머로 살인게임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했었나. 걸프지역연합이 이들을 후원할 때, 리비아의 가다피도 한 몫 했었다. 리비아 아이들도 지금 한 몫 하고 있을라나. 사나의 노래가 비 많이 오던 어느 짧은 여름밤에 찾아 왔었다.
행복한 휴가들 보내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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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