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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말러 기사 덕에 문득 생각난 피아니스트가 있어 찾아 봤다.
2011년 9월 2일 미주한국일보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었다.
세계적인 명문 음대인 줄리어드 음대 교수로 부임한 피아니스트 강충모는, 줄리어드 음대 피아노과 100년 역사상 최초의 동양인 교수라는 점에서, 뉴욕의 다른 명문 음대들도 주목할 만큼 그의 부임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개교와 동시에 교수로 초빙되어 한국에서 후학양성에 힘써온 그는, 이달 8일부터 전 세계 꿈나무들과 젊고 유망한 연주자들이 몰려있는 줄리어드 학생들을 지도한다. 뉴욕의 한인들에게는 낯선 이름일 수 있으나, 피바디 음대 교수 역임, 한국인 최초의 쇼팽 국제콩쿠르 심사위원,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세계적으로도 그 유래가 드문 바흐 전곡 연주라는 기록을 남긴, 세계 정상의 피아니스트이다.
강충모 그가 가장 사랑한다는 소나타곡, 베토벤의 소나타 32번 C단조, 그의 생각들과 함께 천천히 함 들어 보자.
위의 기사처럼 그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바흐 전곡 연주를 실천했다. 이후 2008년까지 약 5년간 해설,연주를 병행하며 또한 이를 확장시켰다. 흔히 바로크 소나타 시대에 높은 예술영역을 성사시킨 '소나타의 구약'으로 불리는 바흐를, 그는 어떻게 평가하였을까.
바흐에겐 센티멘탈리즘이나 쇼팽의 근소한 사탕발림 같은 맛도 없다. 수학적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벌거벗음 그 자체이다. 피아니스트는 왼손이 약하다. 그러나 바흐 곡을 연주하면서 그 왼손에 힘이 생겼다.
원문기사 (문학수 기자)
그에게 왼손이란 무엇인가. 그는 선천적으로 피아니스트에겐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손이 작다는 컴플렉스가 있었다. 손가락이 짧다는 얘기인가? 그래서인가, 저래서인가? 고등학교 시절엔 피아노를 포기한 적도 있었다고 고백한다. 저간의 사정이야 속속들이 알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가 세상을 향해 하는 얘기들, 그의 시선이 어떤 방향으로 향해 있는지 속내를 보면, 조금 이해될 듯도 싶다.
그는 뺨을 맞는 감정은 누구나 같지 않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이를 표출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하면서, 자신의 음악가적 존재이유를 부연한다. 바흐가 세속적 기악음악으로 서 있는 곳은, 수없는 중생들이 뺨을 맞아가며 사는 바로 그 세상이라고 본 것인가. 다만 그는 뺨을 맞는 자들을 위한 센티멘탈리즘이나 훈장질, 자아도취에서 부단히 벗어나려 한다.
텔레비전에서 클래식의 대중화를 기한다는 <열린음악회>라는 프로를 처음 대했을 때, 그는 애초부터 회의감을 표명했다. 왜일까. 클래식을 대중과 더 괴리시킬 뿐이라고 오히려 안타까워 했다. 자신은 가요와 재즈도 좋아하지만, 모짜르트 소나타를 재즈로 연주하고 싶진 않다고 변명까지 한다. 그는 한 국가의 음악수준은 대중의 음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라고 간단한 진단을 내려 준다. 한편으론 그 자신의 어깨에서 힘을 빼려고 부단히 노력하면서,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한 그의 충심을 이해해 주길 기다릴 뿐이다 .
하지만 클래식이 신분과 교양의 과시거리가 되고, 문화귀족과 권력의 사교장이 되면서, 비싼연주회나 양산하는 속물적 집합소가 되고 있음에 그는 괴로워 한다. 유럽문학이나 어느 문화에서도 종종 모습을 드러냈던 이런 표현들은, 한국이라는 문화적지형 때문에 더 절실하단 것일까. 아니면 그의 시선이 일방적인 탓일까. 유명세의 외국인 연주자가 한국청중들을 무시하는 불성실한 연주회를 직접 목도했을 때나, 헛된 이름에 취한 청중들이 의무적인 기립박수를 보내는 모습을 맞닥뜨릴 때, 그는 연주회장 밖으로 뛰쳐 나갈 수 밖에 없었다.
오랜 연습 후에도 감동적효과를 내긴 항상 힘들었다고 겸손해 하면서도, 그는 이를 수행과 고행으로 간단히 치부한다. 그러나 인터넷 시대에 버젓이 튀어 나오는 것이 답이라고 믿는 후배들의 섣부른 음악적 판단은, 그를 더욱 안타깝게 만들 뿐이다. 인터넷 뿐이랴, 그가 줄리어드에서 느낀 소회를 잠깐 들여다 보면, 우리나라의 교육적 성급함과 억압도 이에 한몫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듯하다. 그도 아마 사춘기와 청년기를 무지와 획일 그리고 폭압의 시대로 건너오지 않았겠는가. 그가 자신의 작은 손을 더욱 초라하게 느끼는 것은, 뺨맞고 있는 속세를 움켜 잡았다고 생각할 때마다, 그들이 오히려 더 멀어지곤 해서일까. 아니면 피아니스트 자신이 음악적 성취 때마다, 고유표식지로 무장한 군상들만이 속물적 가면 그 너머에서 음흉한 미소로 마주치기 때문일까.
암보(악보를 보지 않고)를 지나 "음악이 왜 좋은가" 깨달을 즈음, 흑백의 건반들은 세속에 어우러진 중생들로 앉아 있었나. 말러, 브람스, 베토벤의 라스트 소나타를 무덤까지 갖고 가고 싶다는 그가, 진리의 길을 따라 생명을 얘기함에, 이토록 건조함을 느껴보는 것은 참으로 아주 오랜만이다. 그는 날줄과 씨줄의 마디를 지나 다시 날줄을 켜고 있는 중이리라. 세월이 지나 언젠가 그만의 씨줄을 세울 무렵, 그 무대가 비무장 지대 어디쯤였으면 하는, 해묵은 팬의 작은 바램이다. 모짜르트 소나타를 재즈로 연주하고 싶진 않다고 했지만, 이쯤에서 마이 웨이 신청곡은 함 받아 주겠는가. 피아노로 함 쳐 주시라. 한 편짜리 천만 관객보다 이백만 명씩 다섯 편의 영화를 보는 것이 훨씬 건강한 문화라고, 자신의 입으로 말하지 않았는가.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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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