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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아침은 전날 저녁에 이어 시간이 아주 늘어지기 시작한다. 그렇더라도 아직 동쪽 산 뒤에나 있어야 할 해가, 그 어둠 속을 살금살금 걸어 다니는 모양새는 분명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몸안 여기저기 또아리진 세포들도 저거들 맘에 드는 짝끼리 수다를 떠느라, 걸리버 곁을 가끔 웅웅거릴 뿐 이따금씩 단절이다. 일상에서 한참 떨어진 곳까지 걸어 나와서 받는 전화는 잊고 지냈던 이름들조차 더 또렷하게 울려 준다. 마지막 인사가 굿바이였나. 아님 살아 남아야 한다. 였나?
▲ 에델바이스 - 크리스토퍼 플러머
사운드 오브 뮤직 (The Sound of Music)
같은 제목의 뮤지컬<사운드 오브 뮤직>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영화
1965년 개봉
감독 : 로버트 와이즈
각본 : 하워드 린제이, 러셀 크로즈, 어네스트 리먼
음악 : 리처드 로저스, 오스카 허먼슈타인 2세
주연 : 줄리 앤드루스, 크리스토퍼 플러머
▲ 난 아직 열 여섯살이예요 - 줄리 앤드루스 & 채리미안 칼
가정교사이자 미래의 새어머니 마리아(쥴리 앤드루스 분)에게서 성(인)교육을 받고 있는 큰 딸 리즐(채리미안 칼 분). 꼬마 관객 티를 벗고 바햐흐로 연기 옷을 걸칠 시간이 다가온 탓이리라. 옛스런 시절엔 자질만 되면 끼를 맘껏 부릴 기회는 부지기수였으니까, 연습은 지들 멋대로 하도록 내버려 둔 것 같다. 하지만 사랑도 연습이 되나? 섹스라면 혹 모를까...
열일곱 열여덟 초짜들이야 상대 연기자랑 눈배꼽 맟추느라 정신 없었겠지만, 늙으막엔 관객시절에나 볼 수 있었던 자신들의 눈빛울 그제서야 새삼 만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첫사랑이나 초연이나 신기루 속으로 이미 멀리 사라져 간 뒤였다. 행여나
▲ 난 곧 열일곱 살이예요 - 채리미안 칼 & 대네일 트루히트
아직 철이 남았는지 아니면 예전 습관인지 털레털레 여기저기서 걸어오는 모습들이 참 귀여웠다. 회기역에서 경희대 앞까지는 길도 좁았지만 휴일답지 않게(?) 행인들로 꽤나 복작였다. 산골짝에서 온 몇몇은 신기한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꼴까닥꼴까닥 목젖이라도 금방 넘어갈 기세였다. 어깨는 바람에 날리듯 잔뜩 부풀린 채로. 여전하구나. 한 녀석이 어깨를 툭 치며 씨익 웃었다.
외국 나이로 에잇틴 시절 저 교문 앞에서 꽤나 망설였던 기억이 설핏 떠오른다. 경희대는 생각했던 것보다 작고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진 것 같았다.
도서관이나
본관 , 공연장 등 서쪽 반을 차지하는 건물들은 웅장하고 뻣뻣하기까지 했다. 그리이스 신전이나 중세시대 성당 건축양식이 반사적으로 떠올랐다. 공연이 끝나고 동쪽 건물들을 돌아보고 나서야 느낀 거였지만, 한의대 인문대 뭐 기타 건물들은 고풍스럽다 못해 고담스러울 정도였으니까
벗들의 서막은 그러저러 싱겁게 반토막이 끝났다. 대부분의 관람기가 그래왔듯이 기억 저편 또다른 극장 문을 열고 나서야, 관객경험을 간신히 덧댈 수 있다는 것을 또 실감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번에 그 문은 꽤나 삐걱거리며 좀처럼 열리려 들지 않았다. 문이 열릴수록 으스러지는 녹 사이로 배우들의 얼굴 또한 심하게 일그러지곤 하였다. 이젠 관객의 습관조차 희미해졌나. 하지만 우리 스스로 제작하여 항상 지니고 다니는 열쇠는 어느 기억도 열 수 없는 것 같다. 아니 기억은 애시당초 자물쇠라는 것이 없는지도 모른다. 그건 인연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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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