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를 겪으며 봉파리가 범했던 중대한 오류 중 하나가 바로 진영을 보호하기 위해 떠나가는 스나이퍼의 등에 칼을 꽂았다는 것이다. 봉파리의 본심이 51% 섞인 그의 얘기를 들어보자. 물론 49%는 뻥이다. 회원들을 향한 이심전심의 간절한 염력이 너무나 자명하게 뽀록난 대사는 아래와 같다.
"주로 스나이퍼가 어떤 개또라이 새끼인지에 촛점이 맞춰질 것이다. 내가 오프에서 있었던 대화도 가능한 한 모두 밝히겠다."
장삼이사들이 일상에서 씨부리는 흑막의 내부 모습이건, 정치권의 더러운 협잡질이건 상관 없이 너무나 익숙한 배반과 일탈의 산 증거 같을 대사가 아닐 수 없다. 진영을 위한 충정으로 51%의 가식이 실린 호언을 두고 스나이퍼를 팽하는 잔인무도의 봉파리를 떠올리지 말아라. 봉파리 저놈, 그 정도의 저질은 아니다. 문제는 봉파리가 봉팔닷컴에서 진도 나갈 수록 본인의 내심과는 멀어지는 스나이퍼와의 관계 설정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에 있다. 이건 눈팅냥도 리자도 해결해주지 못하는, 오로지 봉파리와 스나이퍼 개인간의 감정적 앙금으로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봉파리가 호언한대로 스나이퍼의 '개또라이 같은 실존과 그 실증'들을 지 말대로 까발려 한 인간을 되돌릴 수없는 지경으로 망가뜨린다면, 봉팔닷컴은 존재할 수 있을까. 진영은 과연 쾌재를 부를까, 치명상을 입을까. 두 인간간 실존 생활계에서의 관계를 알지 못하지만, 봉파리가 부르짖은 섣부른 진도가 두 사람을 '앙숙'으로 만들고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히는 개연성을, 급기야 진영에 미치는 악영향을 염려하는 것이다.
이건 미친짓이다. 또라이만이 할 수 있는 자폭이다. 누구를 감싸고 무엇을 지켜내기 위한 어떤 대상에 대한 마타도어는 결단코 성공하지 못한다. 봉파리의 오류는 바로 인식의 오류에서 시작되어 현상으로 불거지고 자명한 미래의 사건으로 자멸할 운명을 타고 났다. 그 도화선은 봉파리의 오류투성이 성정임을 그도 알고 있다. 싸이트의 미래는 여전히 X, 액박으로 남아 있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