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진에게 건의하는 거라기보다는 같은 회원들에게 제안하는 내용이라서 일단 정치방에 올린다. 관리자가 알아서 다른 방으로 옮겨도 괜찮다.
1. 호칭에 대하여
어제 반말과 존대말에 대해서 쓴 글(<한없이 글에 가까운 말>)에서 밝혔지만 반말을 하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처음에는 적응이 안 돼서 난감했는데, 다른 사람들 말 주고받는 거 보니까 나도 모르게 적응이 되더라.
그런데 <한없이 글에 가까운 말>에서도 썼지만 난 우리가 말을 하는 게 아니라 글을 쓰는 거라고 믿기 때문에 우리가 보통 친구들하고 주고받는 그런 허물없는 반말이 아니라 그냥 문어로서의 글말을 쓴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특히 상대방을 부를 때 <너>나 <니>라고 하기보다는 개기자, 냉(이아빠)기자, 시비(억의기적)기자처럼 불러주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2. 욕에 대하여
욕보다 더 야비한 비아냥이 있는 건 인정하지만 그래도 욕은 상대방에게 직접 대놓고 하는 욕이건 한나라당이나 조중동과를 대상으로 내뱉는 욕이건 하지 않기로 하자.
무엇보다도 우린 언론사에 몸담은 기자들이다. 사람들이 욕에 대해서 가진 거부감은 지극히 피상적이라고 나도 생각하지만 그런 피상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년 전에 노무현 대통령님 추모제 때 어떤 여자분이 자기도 노공이산님 뜻을 이어가려는 모임에 들어오고 싶지만 <모난돌>이라는 이름이 걸려서 들어오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심각한 얼굴로 말하더라구. 하물며 욕이랴.
우린 언론사 기자다. 욕하고 싶어도 꾹 참자. 욕이 아니라 내용으로 승부하자.
3. 봉회장에 대하여
난 어지간한 일은 그냥 넘어가는 소심한 갈등회피주의자라서 요 며칠 괴로웠다. 다 거쳐가야 하는 과정이려니 여기면서도 괴로웠다. 정신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가슴이 찢어진다.
난 봉회장이 두렵다. 이 사람이 너무 사심이 없어서 두렵다. 그래서 자폭할까봐 그게 제일 무섭다. 그래서 밀혼 기자의 글 <뽕보다 재미난 정치 이야기> 댓글에다가 이런 좋은 글을 써주는 네덜란드 특파원이 생겼으니 이제 개곰은 필요없다는 말로 봉회장한테 토사구팽을 당하면서도 그저 봉회장이 사이트에 애정을 갖고 계속하겠구나 하고 마음이 놓여서 봉회장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그런데 자꾸 겁이 난다. 갈 길이 먼데. 빨리 기사를 쏟아내야 하는데. 그래서 내린 결론이다. 봉회장이 자폭할 기미가 보일 때마다 내가 먼저 자폭하기로 했다. 옛날에 농담처럼 얘기했지만 진짜로 자퇴한다. 개곰 닉은 더이상 안 쓴다. 새로운 닉으로 다시 들어올 거다.
상처받은 사람들, 노공이산님을 생각하면서, 흩어지지 말자. 새로운 이름으로 부활하자. 새롭게 이곳에서 영원히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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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