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고맙다. 하지만 이 아저씨 마음이 무겁다. 언론이란 게 당연히 정치와 같이 가야 하는 거니까 내가 어린 널 정치판이란 험한 곳에 끌어들인 셈이라 그런 것 같다. 게다가 재정적인 기반도 없다시피 하니 더 그렇고.
주위를 돌아보면 다 풀잎 같다. 참여당도 그렇고 유시민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언제고 한 방에 짓밟혀 없어질 수 있을 것 같은 풀잎. 하지만 우리가 빨리 무럭무럭 자라서 쉽게는 밟히지 않는 그런 키 큰 풀잎이 되면 좋겠다.
노무현대통령은 스스로 키가 자란 풀잎이었다. 하지만 결국 주위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결국 짓밟히고 말았다. 편 들어줄 정당도 없었고 편 들어줄 언론도 없었다. 노무현과였던 유시민이란 정치인이 혼자 돌을 맞으며 오랫동안 옆에 있어 주었으나 역부족이었다.
지금 유시민과 참여당이란 작은 풀잎이 자라고 있다. 하지만 유시민은 혼자고 또 참여당은 너무 키가 작기 때문에 언제 소리도 없이 짓밟힐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 키를 키우자는 것이다. 물론 우리 역시 충분히 자라기도 전에 짓밟힐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라기를 멈출 순 없지 않은가. 너의 ‘청춘’에 대한 고민을 읽고 난 뒤 난 그렇게 답을 내렸다. 우리 스스로 자라자고. 그리고 혼자 따로 떨어져서 자라지 말고 여기 박봉팔닷컴에서 회원들과 함께 자라자고. 우리는 누구의 변호나 도움도 필요 없이 우리 스스로 자라자고. 우리 스스로 열심히 자라면 언젠간 우리가 누군지도 모를 여린 풀잎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거라고.
난 생전에 봉하에서 방문객들을 맞던 대통령의 모습이 행복해보이지 않았다. 내가 보기에 대통령이 가장 행복해보였을 때는 밀양에 도착해서 유시민 장관 소개하고 난 뒤 “야~ 기분 좋다” 했을 때였다. 난 지금도 그 영상이 제일 가슴 아프다. 왜냐하면 그렇게 평생 공적인 자리에서 온갖 공격을 받으면서도 성실하게 일만 하다가 겨우 한 숨 돌린 순간이 바로 그 순간이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때처럼 표정이 밝았던 대통령의 모습을 나는 알지 못한다. 그 모습 떠올리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왜 이 말을 하냐면 넌 앞으로 여기서 일하면서 절대로 널 희생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난 우리가 너무 빨리 자라는 것도 바라지 않고 그냥 자라기만 바랄 뿐이다. 그리고 어떤 순간 공적인 부분과 너의 이익이 겹친다고 판단될 땐 난 한 치의 주저 없이 너의 안위와 이익을 우선할 것이다. 난 노무현대통령이 차라리 탄핵이 되어서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한이 있었더라도 차라리 그랬다면 대통령이 지금도 행복하게 살고 있지 않았을까, 나에게 선택권이 있었다면 난 그 편을 택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내 마음 잘 알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래도 당연히 모든 것이 내 맘대로 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에 마음이 무거운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널 끌어들인 것은 우선 내가 책임을 다 하려고 최선을 다 할 것임을 스스로 믿기 때문이고 또 너도 독립적이고 창조적인 인격체임을 알기 때문이다. 혹 사람들이 널 바지사장이라 놀려도 개의치 마라.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너 만만하게 봤다가 큰 코 다치는 사람들도 나올 거라고 보고.ㅋㅋ 난 니가 진짜 언론인이 되고 작가가 될 때까지 니가 희생하면서 힘들게 자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물론 그래봐야 여기 대주주는 나지만. (마무리가 좀 그렇다 그지?)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