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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닷컴 잡담] 잘난 논객들이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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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운명
날짜 : 2011-05-10 (화) 22:37
조회 : 5018
추천 : 58 비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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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기자 (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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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뇌똥 머시기일까?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번이고, 고소한 참기름 냄새도 하루 종일 맡으면 악취와 마찬가지로 머리가 아프다는데, 내가 입만 열면 "난 바빠, 글 쓸 시간은 커녕 읽을 시간도 없어." 이러면 아는 사람은 지겹기도 하겠다. ㅎㅎ, 그래도 또 한다. 그래서 내가 자게판이든 어디든 봉팔닷컴의 글을 거의 못 읽고 있으며, 큰 흐름은 막연하게나마 느끼고 있지만 어떤 날 무슨 일이 일어나서 누가 어떻게 되었고를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을 부연설명하고픈 거니까.
어제 잠깐 들렀을 때 '메이드'란 사람이 이 자게판에서 힘을 쓰고 있단 걸 알았다. 그의 글만 검색해서 읽어봤다. 새겨들을만한 것도 있었고, 또 어떤 것은 역시나 남들이 비하 혹은 시기해서 만들어낸 단어인 '먹물'의 냄새를 풍기기도 하더라. 이런 일들이 사실은 긍정과 부정적인 요소가 섞여 있는데 안타까운 일이긴 하다. 이런 일이 안 일어나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일 테니.
내가 보는 관점은, 이 모든 일의 시작과 지금의 현상들이 일맥상통하다는 것이고, A가 B를 비판하지만 실상 내가 보는 관점에서는 A와 B가 대동소이하다는 거다. 웃겨요, 초록은 동색이라더니 하는 짓이 그게 그거여!
덕분에 나는 웃고 있다. 심각하게 생각하면 심각할 수도 있지만, 인생을 늘상 뭐 그리 진지하고 심각하게 살 필욘 없잖아? 긍정의 힘을 믿어야지. 나쁜 일 속에서도 좋은 일은 존재할 테니 그걸 위안삼고 산다면 이 세상은 그래도 살만한 곳이고, 이 봉팔닷컴의 미래가 아무리 어두워보이더라도(비관론자의 눈에) 한 줄기 빛은 있는 거야.
내가 웃는 이유는 이런 거다. '그래, 그 잘난 논객님들께서 다 이렇다는 거지? ㅋㅋ, 지나 내나 별반 다른 것도 없구나. 난 또 완벽한 글 만큼이나 인격도 완벽할 줄 알았는데 아니잖아!' 이런 거다. 그래서 실망스럽지만 실망하지도 않는다. 글만 봐서는 범접하기 힘든 사람일까 싶었던 것이 나랑 같은 땅을 딛고 사는 사람이구나 싶으니까. 내가 실수하듯 너도 실수하는구나, 내 밴댕이 소갈딱지처럼 너도 밴댕이 소갈딱지를 가졌구나, ...음하하하핫.
게시판에서 아무렇게나 써갈기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하긴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필력이 있든 없든, 자기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싶고, 내 생각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은 욕구를 가지기에 나름의 글을 쓴다. 그것은 대논객이나 댓글만 다는 눈팅이나, 주목받지 못하는 글을 가끔 쓰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이다. 다들 자기 시간과 노력을 들여 글을 쓴다는 거다.
그런데 필력과 통찰력이 뛰어나 주목을 받고 '대논객'의 지위를 부여받은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변해간다. 예외도 있겠지만, 꽤 여러사람에게서 그런 면을 봤다. 점점 겸손을 잃어가고 '대논객'이라는 자존심인지 자만심인지 자긍심인지만 커져가는 것이다.
내가 '팬'을 자청했던 사막의여우님 예를 들게 되어 무척 유감스럽지만 그래도 해야겠다. 사막의여우님이 마지막 글을 썼을 때 내가 삼고초려의 심정으로 댓글 3개를 달았는데 그럼에도 가버렸다는 사실에 내가 화가 난 것은 아니다. 그의 칼 같은 자존심 앞에 알지도 못하는 닉의 어줍짢은 댓글이 미치는 영향이란 태풍 앞의 선풍기 바람도 아닐 거란 걸 알고 있었으니까.
그의 마지막 글을 보면 자기 글에 대한 자존감이 강한 사람들의 면모가 적나라하게 드러나있다. 역시나 그렇다, 역시나! 그가 화가 나거나 회의를 느낀 것은 박봉팔닷컴과 박봉팔 자체의 문제도 있지만 직접적으로 기분이 상한 것은 그의 글을 '자유게시판'으로 옮겨버렸다는데 있었다. 해우소가 없는 곳이니 애초 설계도에 없었던 자게판은 일종의 '해우소'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보기 싫은 글을 치워버리는 곳, 많은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게 하는 곳. 그는 이 조치가 몹시 빈정상했던 것이고, 해서 마지막 글조차 '부탁'을 해가며 자게판이 아닌 정치방에 제한시간이나마 노출되게끔 했던 것이다.
난 이런 행동이 맘에 안든다. 물론 지금도 사막의여우님이 좋은 글을 쓴다면 난 열심히 읽을 것이고, 감동 받은 만큼 추천을 할 것이고, 여전히 팬을 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맘에 안드는 건 안드는 거다. 그렇다고 그걸 고치지 않으면 난 이제 그에게 아무 기대도 하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지도 않는다. 그는 그고, 나는 나니까.
스나이퍼님도 그렇고 사막의여우님도 그렇고, 어느 정도 네임밸류를 갖는 사람들이 그런 모습을 보이는 걸 꽤 여러번 봤다. '감히 나를 이런 대접하다니! 감히 내 글을 이렇게 모욕하다닛!' 이런 모습인 거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난 속으로 웃었다. 속시원히 비웃을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이 '고소함' 보다는 '안타까움'이기 때문이다. '니까짓게 무슨 논객이랍시고...' 가 아니라 '너도 불완전한 인간이구나' 이런 정도이기 때문에.
스나이퍼님이 글에서 썼었지. 모든 것이 정치라고, 생활이 곧 정치라 했던가? 하여튼, 우리가 하는 행위들이 따지고 보면 정치적이란 거겠지. 그렇다면, 소위 말하는 '논객'들의 정치 행위는 어떠한지 그들 스스로를 돌아보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그들에겐 논객으로서의 '책임의식'이란 게 있긴 할까?
그들이 왜 생겨났나? 말없이 추천해주고, 댓글로 공감을 하고 응원을 하고, 그렇게 키워준 독자들이 있기 때문 아닌가? 이들의 활동공간에서 독자는 누구인가? 수동적으로 그들의 글만 읽는 사람들이 아니다. 인터넷 공간을 누비며 좋은 글을 찾아 읽는 사람들이고, 그 자신들이 또한 글을 쓰는 작가 혹은 기자가 되기도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논객의 힘을 키워준 거다. 논객이 게시판에서 권위 또는 권력을 갖게 해준 사람들이다.
정치와 똑같다. 국민의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들처럼, 독자의 '공감'과 '추천'을 먹고 사는 논객이 똑같다는 거다. 이 잘난 논객들은 좋은 정치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아는 사람들이다. 정치인에게 일장 훈계 하라면 사흘밤낮을 해도 모자라다고 더 할 사람들이다. 이런 그들이 자신의 위치가 그 정치인과 같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을까?
게시판에서 그들은 이미 권력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이들에겐 이것이 불공평하고 불평등하게도 느껴질 수 있다. 예를 들면, 어느 날 서프에서 필명 날리던 사람이 그 이름 그대로 와서 봉팔닷컴에 가입해서 글 하나를 썼다. 사람들이 반기며 왕창 추천을 했다. 또 하나 글을 쓰니 또 우루루 몰려와 글을 읽고 추천을 하고... 그래서 그 사람은 하룻만에 일반 눈팅이 한달이 되어도 달성못한 레벨이 되어 버렸다. 그렇게 되었을 때 본인은 이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당연하다고? 그래, 당연할 수도 있겠지. 그 동안 착실히 쌓아온 노력의 결과라고도 할 수 있으니까. 나도 인정한다. 그래서 이 자체에 별 불만은 없다.
그런데, '감히 나를 이렇게 대접해?' 하는 모습은 정말 봐주기 싫다. 그들은 그들 글을 읽어주고 추천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오늘도 어떤 이는 부지런히 글을 쓴다. 비록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고, 많은 사람이 읽어보지도 않지만 나름 열심히 쓰는 거다. 추천도 별로 없고 조회수도 별로 없지만, 누가 대접해주지 않아도 자기 생각을 쓰고 있다. 늘 글만 쓰면 이름 보고 달려와서 조회수 올려주고 추천해주는 사람이 많은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에게 미안한 맘 가져본 적 있는가? 굳이 미안할 것 까진 없겠지.
다만, 겸손해지라는 거다. 자기 글은 항상 좋은 위치에서 주목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기 글이 자유게시판으로 옮겨지든, 심지어 해우소로 빠지더라도 그것을 담담히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나는 게시판 시스템상 추천/반대 조작질이 가능해서 멀쩡한 글이 맨날 쓰기만 하면 비무장지대(해우소)로 빠지는 일을 1년 넘게 겪어본 적도 있다. 반집행부로 찍혀 이지메를 당한 탓이었다. 그런 곳에서도 난 탈퇴하지 않고 버텼다. 탈퇴해봤자 난 또 거기를 배회할 것이 뻔했으니까. 그리고 내가 거기에 가입했던 것은 그 사이트가 하고자 하는 일이 좋아서였지 그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좋아서는 아니었으니까 운영자가 어떻게 하든 나의 탈퇴 여부는 영향받지 않는 것이지.
여기서 박봉팔에게 바른말 하지 않고 남아 있는 사람들이 어떤 이에게는 우스운가 본데, 그건 자기 성격 못이겨 뛰쳐나간 사람들의 자기합리화 기전이 작동한 탓은 아닐까? 박봉팔이 무서워 아무 말도 못하고 떨고 있는 거라 해야 자기는 박봉팔 무서워 않고 할 말 다한 용기있는 사람처럼 비춰질 테니까. 아니, 그들의 진심을 이해해줄 수도 있다. 그들 생각에, 이런 식으로 하면 다 망하고 순진하게 믿었던 사람들이 상처를 받을 수도 있기에 진정으로 충고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염려 마시라고 말해주고 싶다. 어차피 서로 이용하는 거다. 누구를 믿어서가 아니라 내가 필요해서라는 거다. 박봉팔은 여기서 나름의 꿈을 펼쳐보고 싶어서 놀이터를 만든 것이고, 사람들이 와서 놀아주면 그가 하고 싶은 뭔가를 할 수 있으니 고객을 이용하는 것이고, 고객인 우리는 나름의 즐길 꺼리가 필요했고 여기서 약간의 불편함이 있어도 그걸 감수할 수 있을 만큼 즐거우니까 노는 거다. 나 역시 지랄맞은 박봉팔을 모두 다 인정하는 건 아니다. 나는 그의 '천재성'만 인정하고 그걸 이용하는 거다. 이용가치가 있을 때까지는.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열정은 좀 떨어졌다. 그래서 감성적으로보단 이성적으로 생각하고자 노력하는 중이다.)
그러니, 홧김에 탈퇴하고 여기 자게판에서 배회하시는 분들은 다시 고민해보기 바란다. 진정으로 '여긴 아니다!'라 생각해서 탈퇴를 했다면 다신 이 곳에 얼씬거리지 마시고, 미련이 남는다면 그래도 '여지'가 있는 거다. 다시 생각해보기 바란다. 2만4천원은 아깝겠지만 말이다.ㅎㅎ
식상한 표현, 달을 가리키면 손가락 말고 달을 보라 해라 했다. 박봉팔은 달이 아니라 손가락이다. 왜 박봉팔이 달이라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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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날짜 : 2011-05-10 (화)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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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