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필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05.18 16:59 | 최종 수정시간 11.05.18 16:57
이명박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 참석하지도 않은채 ‘더 성숙한 민주주의’와 ‘선진일류국가 도약’, ‘공정사회’를 강조하는 기념사를 남겼다. 이에 네티즌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본인이나 잘 하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18일 기념사를 통해 “민주화를 통해 우리는 민주주의의 토대를 튼튼히 닦았지만 더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해 계속 노력해야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 대통령의 메시지는 김황식 국무총리가 대독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자유롭게 의견을 피력하고 이익을 주장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큰 장점이자 힘이지만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견해와 이익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극한 대립과 투쟁으로 나아가서는 안되겠다”며 “지역갈등과 세대갈등, 이념갈등이 높은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고, 선진화의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하겠다”고 밝혔다.
“‘공정한 사회’는 모든 분야의 공정성을 높여 사회를 신명나고 활기차게 만드는 선진화의 윤리적 동력”, “지난해 우리는 서울 G20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르며 선진국의 일원으로 부상했다”,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선진일류국가로 도약해야 할 때“ 등 정부 홍보성 멘트도 잊지 않았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냉소적이었다. 한 네티즌은 “대통령이라면 그곳에서 오만방자한 훈계를 늘어놓기보다 국가가 저지른 범죄행위에 사죄하며 머릴 조아렸어야했다”고 지적했으며 “저게 기념사냐 자뻑 협박사냐. 아무리 접근의 차이가 있다고 해도 너무한 거 아니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대통령이란 사람인데 5.18 기념사에서 ‘극한 대립과 투쟁으로 나아가서는 안 되겠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합치고 선진일류국가로 도약해야 할 때’ 같은 얘기가 나오냐”고 탄식했다. “누가 극한 대립을 부추겼으며, 누가 투쟁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습니까”라고 반문한 네티즌도 있었다.
“김황식이 대신 읽은 5.18기념사에서 이명박이 또 공정 드립했네? 이명박 당신은 ‘공정’은 말해도 ‘투명’을 말할 자격이 없지!”라는 글도 눈에 띄었으며 “‘5.18 항쟁의의를 계승발전시켜 선진인류국가로’ 라는 구절에 이르면 ‘그래. 불참한게 다행이다’ 싶더라”는 소감을 전한 네티즌도 보였다.
이 외에도 “당사자만 노력하면...”, “더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는 언론의 자유, 국민의견 존중에서 시작됩니다”, “와이리 웃기노”, “그런 얘기를 왜 5.18에서 하나. 광주항쟁이 극한투쟁이었단 말인지...”, “5.18기념사가 아이돌 한류기획사 사장 멘트같아”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대신 인터넷 상에서는 지난 2007년 5.18 기념식에서 남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념사가 담긴 동영상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기념사로 올해 5.18 기념사를 대체하자는 제안이 이어지고 있는 것. 이에 네티즌들은 호응하며 해당 동영상을 리트윗하고 있다.
네티즌들의 소감도 이 대통령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노 전 대통령의 기념사를 접한 네티즌들은 “진짜 대통령의 기념사”, “적절합니다”, “그분의 빈자리가 정말 큽니다”, “오늘 형식적인 총리의 기념사보다는 이것을 보는 것이 낫겠네요”, “첫 30초내에 울먹해지는...”, “정말 길이 빛날 5.18 기념사입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 대통령의 5.18 기념식 불참과 관련,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민주주의를 모독하는 행위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으며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특정 종교단체의 조찬기도회까지도 참석했던 대통령이 바빠서 못 간다는 것은 광주영령을 모독하는 일이며 광주시민들과 국민들을 비웃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