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쿠마츠님께서 공개하신 비공개 간담회의 내용을 보면서 조금 아니 많이 놀랐다.
생각했던 것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태도가 모호하고 부정적인 뉘앙스를 띄기 때문이었다.
진보당들의 논조는 노무현 정부시기에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반 '신자유주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하라는 게 핵심인 듯 했다.
당대당 통합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과거 이슈만을 가지고 논하게 되면 결국 감정싸움으로 판이 망가지고 만다. 설령 그렇게 통합한다고 해도 이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강령이나 정책에 대한 구체적 해석을 놓고 실증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참여정부 시기에 비정규직의 증가와 노동자에 대한 탄압을 '신자유주의'의 일환으로 비판한다. 참여정부시기의 비정규직의 증가와 최저임근에 관련된 노동관련 문제는 참여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부채를 갚겠다는 말과 함께 전향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국내 노동부문에 관련한 것은 두 당이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
두 당 사이에 가장 첨예한 부분은 개인적으로 국가의 대외 경제 발전 방향이다.
더 구체적으로 요약하면 국민참여당이 강령 3 에 밝히는 '개방형 통상국가'를 폐기하거나 수정하라는 것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요구인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다른 나라와의 FTA의 반대를 요구하는 것이다.
국민참여당
3. 국민경제 혁신과 적극적인 대외개방으로 선진통상국가를 구현한다.
대한민국은 대외개방형 통상국가다.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외적 위험요소를 최소화해서 대한민국 경제의 안정성을 높인다. 무역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국민경제의 일관성 있는 혁신정책을 추진한다. 세계 여러 나라와 호혜적이고 진취적인 통상협상을 확대하고, 동북아시아 여러 나라의 통합경제체제 구축에 앞장서는 선진통상국가를 지향한다.
민주노동당 강령 중 대외경제관
자주적이고 평등한 대외경제관계를 확립한다. 오늘날의 세계경제는 점점 지구화되면서 상호의존적인 개방경제로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 자본의 주도 아래 이루어지는 신자유주의적인 국제경제관계는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불평등한 무역구조를 고착시켜 잉여가치가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자본주의 강대국으로 이전되게 만들고, 투기적 금융 자본의 활동을 무한대로 보장하여 개도국에 외환 위기를 가져오면서 전세계적으로 투기 자본주의를 만연시키며, 빈국과 부국 사이의 격차를 날로 확대시키고 있다. 우리는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불안정성에 과도하게 노출되어 있는 한국경제의 대외종속적인 재생산구조를 최대한 자립적인 구조로 전환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는 대외무역과 자본 이동에 대해 주권국가로서의 통제를 강화한다. 자본주의 강대국과 개도국 사이의 불평등한 대외경제관계를 조장하고 있는 WTO체제는 마땅히 수정되어야 한다. 개도국의 경우에는 수입을 억제하고 국내 생산을 촉진할 수 있는 권한이 보장되어야 한다. 지적재산권의 경우 독점이윤과 기술이용료의 형태로 잉여가 유출되는것을 최소화하여야 하고, 인류 공영의 지식이 상품화되어 자본의 사유재산으로 변질되는것을 막아야 한다. 각국의 경제정책 수립에 대한 자본주의 강대국의 부당한 간섭도 배제해야 한다. 국민경제에 대한 교란 효과를 억제하기 위해 단기적 투기성 자본의 이동은 엄격하게 규제한다. 이를 위해서는 직접적인 이동 제한 외에도 준비금 비율 규제나 외환거래세 등에 의한 간접적 이동 규제가 필요하다. 중 장기적인 직접투자자본에 대해서도 자주적인 국민경제 정책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직간접적으로 통제한다. 국내기업에 대한 외국 자본의 소유경영 지배는 국민경제의 중핵이 아닌 부분에서 일부만 허용하고, 잉여를 유출하지 못하도록 경영 내용에 대해서 감독한다. 개도국과 연대하여, 자본주의 강대국에만 유리하게 되어 있는 다자간 투자협정 등 각종 국 제협약을 개정하여, 호혜적인 협약이 되도록 노력한다.
미안한 말이지만 위 강령만을 참고하면, 민주노동당 강령 중 대외경제관에는 각론은 있지만, 국가의 대외 국가경제 전략이나 구체적 비전 없다. 현 세계경제의 안티테제만 있다.
국민참여당은 통합관련 논의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 명확하게 논의를 해야 한다. 이후 수권정당을 목표로 하는 정당이 국가의 대외경제 발전전략이나 비전이 있어야 한다.
특히 '개방형 통상국가'라는 실증적 연구를 바탕으로 한 강력한 국가전략을 대체할만한 국가 비전을 내놓아야 FTA의 근본적인 반대입장이 비로소 설득력을 가진다.
국민참여당은 수세적이지 말고 정정 당당하게 두 당의 다름과 장단점을 논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두 당이 통합이나 연대과정에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민주노동당은 과거의 노무현 정부의 잘못을 국민참여당에게 묻기보다 미래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정책논의를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매번 감사드립니다.
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