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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때 좀 유별난 아이였다.
인구 7만 정도의 소도시에 살다보니 중학교가 남녀 각각 2개, 인문계 고등학교가 남녀 각각 1개여서 왠만한 학생들과 선생들은 내 이름 석자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렇게 유명했냐고 물어보면 내가 대학 들어가서 몇개월은 우울증 비슷한 걸 걸렸었다. 고향에서는 집 밖에만 나서면 '쟤야 쟤' 하는 수군거림을 수시로 들으며 마치 연예인이 된듯한 착각 속에서 살았으나 서울에선 시골에서 올라온 촌놈을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더란 말이다.
내가 유명하게 된 사건들이 많지만 여기에 하나를 밝혀둔다. 앞으로 시간되면 나의 꼴통 짓을 추억 정리 함 해보겠다.
학창시절, 특히 내가 이해할 수 없었던 건 시험을 보고나면 몇점 밑으로 몇 대씩 두들겨패는 무식한 선생님들이었다. 어린 마음에도 시험 못보고 싶어 못보는 아이들이 누가 있겠느냐고 생각을 했고 단지 머리가 좀 나쁘거나, 성실하지 못하거나, 아님 공부가 싫어서 일 게다라고 짐작 정도는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중 1때부터 시험보고나서 선생님들이 때리려하면 항상 손을 들고 항의했다.
"선생님, 시험 못보고 싶어 못 본 애들이 누가 있겠습니까? 시험 못 본 것도 서러운데 왜 맞아야 합니까?" 라고.
첨엔 교무실 끌려가서 몇 번 혼나기도하고 훈계를 듣기도 하고 회유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초지일관 나의 질문은 시험 끝날 때마다 계속됐고 결국 나랑 같은 반이었던 아이들은 시험 땜에 맞은 일은 내 기억으론 거의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똥이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한다고 선생님들이 귀찮아서 피해주었던 것인데 그 당시엔 소영웅심에 빠져 우쭐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가끔 오랫만에 친구들을 만나면 아직 안맞아 죽었냐고 농반 진반한다. 그때의 객기를 지금은 부릴 수도 부릴 여건도 안되지만 그 때로만 돌아갈 수있다면 몇 대씩 웃으며 맞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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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