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일성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05.27 17:44 | 최종 수정시간 11.05.28 12:25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 합의문 도출 결렬과 관련 문화평론가 진중권씨가 27일 “봉건왕조 미련”, “사이비 종교”라고 민노당을 원색비난한 것에 대해 동조하는 의견도 있지만 비난도 빗발치고 있다. 통합 협상 상대에게 “종북세력” 규정은 조선일보식 낙인찍기로 과도한 정치 공세라는 것이다.
진 씨는 이날 트위터에 “민노당에서는 종북노선을 포기할 의사가 없는 것 같다. 그게 ‘별 의미가 없는 것’이라면 통합을 위해서라도 그냥 앞으로 북한의 3대세습이나 인권문제에도 비판을 하겠다고 약속하면 될 일을...그걸 안 하네요. 그건 죽어도 못 한 대요”라고 비난했다.
진 씨는 이어 “한심한 인간들입니다. 21세기에 다 망해가는 봉건왕조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다니... 그러고도 ‘진보’의 시늉을 하겠다니...이건 정치가 아니라 종교죠. 사이비 종교”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전날 민노당, 진보신당, 진보단체들이 21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했지만 북한의 핵 개발과 권력승계 등 대북문제에 걸려 최종 합의문 도출에 실패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진보진영 대표자 5차 연석회의’는 지난 6일 낸 ‘통합정당 3차 합의문’에서 “남북 어느 정부든 한반도 평화와 자주적 평화 통일에 기여하는 정책은 지원하고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자주적 평화통일을 해치는 정책은 비판하는 정당”으로까지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26일 진행된 최종 협상에서 진보신당과 사회당 측이 “북한 3대 세습과 핵 문제 등에 대한 반대 의사도 있어야 한다”고 합의문에 명문화할 것을 요구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시민ㆍ사회단체 대표들이 “대를 잇는 권력승계를 반대한다”는 표현으로 중재안을 냈지만 진보신당과 사회당의 반대로 합의문 타결이 결렬됐다. 운영과 내년 선거방안에 대한 입장차도 결렬의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진 씨는 “도대체 21세기에 3대세습과 인권문제에 대해 비판해야 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토론’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한심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진 씨는 진보신당 당원으로 활당하다 2009년 탈당한 바 있다.
진 씨의 민노당 비난에 네티즌들은 트위터와 정치 카페, 포털사이트 토론방 등을 통해 찬반 의견을 쏟아냈다.
“나는 진보정당이 사회를 진보적으로 이끄는 것은 옳다고 보지만 종북주의는 결단코 반대합니다. 도대체 민노당은 진짜로 종북주의 정당인가 아니라면 입장을 확실히 밝히면 될 것을 왜 이러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정말로 진짜 민노당이 종북주의 당인가 의심이 가네요”, “민노당 때문에 저와 같은 북한을 비판적으로 보는 진보주의자들까지 종북주의세력으로 몰리며 근거없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 따라 더더욱 민노당이 짜증나네요. 민노당이 없어야 참 진보가 이 나라에 설 수 있다는 생각까지 합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보수도 아닌 가짜 보수들이 판을 치고 있다. 그런데 이 가짜 보수들이 입만 열면 진보는 전부 친북좌파라며 비방을 하고 있다. 이렇게 책을 잡히기 때문에 진보정당에 대한 지지자가 10%를 넘어서질 못하는 것이다. 과감히 버려야 더 얻을 수 있다. 이정희 같은 사람은 매우 유능하고 청렴한데 왜 이런 생각을 못하나?” 등 진씨의 의견에 동조하며 북한 문제를 넘어서지 못하는 민노당을 비판하는 의견이 이어졌다.
“이정희 北문제 넘어서라” vs “합당 상대 노골적 비아냥”
반면 “꼭 그렇게 종북주의 논란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는가. 경솔한 발언이다”며 진 씨의 원색적 표현법을 비판하며 반론을 제기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글쎄요 저도 종북반대 입장입니다만, 민노당이 북을 비판 않겠다는 것도 자기들 마음이니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미 그렇게 생겨먹었으니까요. 진짜 통합하여 복지연대 구축하려면 대승적으로 감싸야 한다고 봅니다. 여러 의지 중 같은 것만 통합하는 것도 방법일 듯해요”, “진보신당이 왜 나타났겠어요. 노회찬 심상정님도 어찌 바꾸지 못한 건데요. 이제 종북주의 반대하는 사람들도 민노당에서 이탈했으니 더욱 기대하기 어렵죠. 그런 민노당에 통합의 조건으로 그걸 요구한 게 더 답답하네요. 통합하려면 상대방의 다름을 용인해야죠”,
“왜 수구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프레임을 설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용어인 종북주의로 규정을 해 공격을 하는 것인가”, “나는 ‘종북 진보’도 싫지만 ‘반북 진보’는 더 싫다. 그리고 진보를 오직 ‘종북’과 ‘안 종북’으로 나누려 하는 ‘자칭 진보주의자’들은 정말 정말 꼴도 보기 싫다”, “민노당의 종북노선이 그렇게 심한가요? 종북 낙인은 냉전수구세력의 친북 낙인하고 뭐가 다르죠? 반핵과 세습왕조 비판은 당연한 거고 한반도 상황과 정치적 상황에 따라 전술적으로 그 표명을 유보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민주화세력, 노동자 당에게 종북이란 색깔론을 덮어씌우는 건 조중동 수구보수 언론입니다. 일부 진보주의자들도 진보성을 위해 상대를 종북이라 하는 건 조중동에 세뇌된 겁니다. 통일을 위한 상대로서 북한을 끌어안는 친북은 있어야죠!”, “합당을 논의하는 상대에 대해 이렇게 노골적인 비아냥을 댈 필요가 있을까. 나는 진중권의 이번 발언을 순수하게 볼 수만 없다. 자신은 종북파가 아닌 제법 합리적인 진보인 양 과시하고자 하는 것이고 보수세력들에 더욱 보여주고 싶은 제스처인 것이다”, “진중권씨, 종북이고 뭐고 자꾸 어려운 말 만들어 싸울 거 없습니다. 북한은 북한대로 살아가면 되고 남한은 남한대로 살아가면 됩니다. 그냥 각자 살아가면 되는 거예요. 즐기기 위한 싸움은 안됩니다” 등 반대 의견도 많았다.
한편 EBS ‘지식채널e’ 프로그램의 김진혁 PD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야권연대 협상 태도와 관련 “정체성만 가지고 만날 논쟁만 버리고 시간을 허비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같이하고 말고의 핵심은 ‘정체성’보다는 ‘방향성’이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김 PD는 “도저히 같이 못하겠는 상대라 해도 나와 공통점이 없지만은 않다. 반대로 너무나 같이하고 싶은 상대라 해도 나와 차이점은 반드시 있다”며 “그럼 이 둘 중 누구와 함께 하게 될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상식적으로 보면 전자와 같이 하고 후자와 같이 못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며 “우리가 무언가를 ‘함께’한다는 건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라기 보다는 같은 곳을 바라보냐 아니냐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는 바꿔 말해 서로 공통점이 너무나 많아도 같은 곳을 바라보지 않으면 함께 하기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김 PD는 “쉽게 말해 친하다고 같이 일을 하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이왕이면 친하면 좋긴 하지만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함께 일을 할 수는 없고 해서도 안 된다”며 “여기에 대해서 동의를 한다면 ‘정체성’이라고 하는 것이 필요조건이긴 하나 선결조건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우리가 함께 하고 아니고를 고민할 때 있어 서로의 정체성에 대해 따져 묻는 것보다는 동일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따져 물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공통의 ‘목표 지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민중의 소리..http://www.vop.co.kr/A00000398865.html 기사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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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석회의가 26일 오전부터 27일 새벽까지 마라톤협상을 벌인 것도 앞선 합의에 따른 것이었다. 26일 회의에서 가장 논란이 된 것은 대북입장이었다.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대부분의 참가 단체들은 여러 차례 중재안을 던지며 '남북 모두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이란 표현으로 의견을 모았지만, 진보신당과 사회당은 ‘3대 세습 반대’, ‘북한 인권에 대한 문제제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대북 입장의 차이는 진보운동의 역사성을 반영한 것인데다가, 현실 정치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는 ‘논쟁을 위한 논쟁’에 가깝다. 상대적으로 진보신당과 가깝다고 평가되는 단체들까지 나서서 조승수 대표에게 ‘가능한 수준에서의 합의’를 종용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따라서 조 대표가 끝까지 합의를 반대한 것은 당내 독자파를 의식한 행동이라는 분석이 많다. 진보신당은 29일 전국위원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인데, 전국위원 분포에서는 독자파가 다소 앞선다는 게 정설이다.
..............민중의 소리 '진보대통합연석회의, 무엇을 남겼나..........일부내용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