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적 진보정당으로 가려면 그 전제로 참여당이 소멸해야 한다. 합당이건 해산이건. 참여당의 소멸이 없다면 결국 개별탈당 후 입당의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이건 최악이다.
특히 유시민에게 있어서는 개혁당의 전례가 있기때문에 상당한 내상을 입게 된다. 이걸 그대로 놔 둘 민주당이 아니다. 이런 거 공략하는 건 민주당의 주특기다. 아마 정청래 같은 인간은 손바람을 내 가며 주구장창 씹어 돌릴 것이다.
합당이나 해산결의에도 불구하고 참여당이 살아 남게 된다면 잔류참여당은 극렬 안티가 될 것이다. 이들이 유시민을 비토하려는 세력에게 이용당하게 될 것은 당연하다.
구체적으로 말해 보자.
처음에 참여당이 창당될 때 이거 혹시 개혁당의 재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100년 정당을 얘기하지만 1~2년 내에 합당 등으로 소멸할 것 아니냐는 의심이 파다했다. 그때는 주로 민주당과의 합당을 염두에 둔 얘기였다.
이걸 잠재우기 위해서 당헌 제정을 할 때 무리수를 두게 된다. 합당은 주권당원 과반수에 투표자의 2/3 찬성이 있어야 하는 것으로 하고 그 조항을 개정하기 위해서도 같은 요건을 갖춰야 하는 것으로 한 것이다.
그런데 주권당원의 과반수가 투표할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다. 전자투표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정당법상으로는 공인인증서에 의한 투표만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종이투표와 공인인증서에 의한 전자투표로 과반수 투표를 성립시킬 수 있을까? 난 불가능하다고 본다.
또하나 아주 묘한 부분이 있다. 만약 적극적으로 합당을 방해하고자 한다면 "주권당원 과반수에 투표자의 2/3 찬성"이라는 당헌 규정을 가지고 법적인 분쟁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문구는 "주권당원 과반수 찬성인 동시에 투표자의 2/3 찬성"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니들이 고민해야 할 부분은 진로에 대한 고민이 아니다. 진로는 이미 정해졌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그것을 당내에서 어떻게 관철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고민은 이런 실무적이고 세세한 부분까지 검토하는 것이라야 실질적이고 생산적이다. 진도 나가는 고민을 하라는 거다.
그럼 해산으로 하면 어떨까? 이 부분도 상당히 재미있는데 내 생각엔 이거 가지고 뭔가 수를 낼 수 있는 거 아닌가 싶다. 근데 이걸 얘기하는 건 어쩌면 천기누설이 될 수도 있어서 여기선 일단 보류한다.
합당이나 해산은 불가능하거나 대단히 어렵다, 그리고 이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유시민과 참여당은 정치적으로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현실인식 없이 대중적 진보정당의 당위성을 설파하는 것은 한가한 얘기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