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얀마 유전개발 특혜의혹 업체대표, MB 유세단장이었다 -기사일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2차관이 한 자원개발업체가 버마 해상 유전개발권을 따내도록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이 업체 대표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유세지원단장을 지냈으며, 현재도 친이(親李)단체를 이끌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5월 설립된 자원탐사개발업체인 KMDC는 지난 1월 버마 해상 4개 광구(벵골만 라킨 해상 A5, A7 광구/타닌따이 해상 M15, M16 광구) 동시 탐사개발권을 따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자본금이 16억 5천만원에 불과한 신생업체였던 KMDC가 버마 유전 개발권을 따내자 업계에서는 특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는 대기업들도 수백억원을 들여 오랜 기간에 걸쳐 참여해 온 사업에 갑자기 신생 업체가 개발권을 따냈기 때문이다. 실제 미얀마 자원개발은 2000년부터 한국가스공사와 대우인터내셔널 등 에너지공기업과 대기업이 컨소시엄을 꾸려 가스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2004년 미얀마 해상에서 가스전을 발견해 2013년부터 가스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유전탐사에서 개발, 생산까지는 최소 수 조원에 이르는 비용이 들어가는데, 기술력도 검증받지 않은데다 자본금이 16억에 불과한 신생 기업이 개발권을 따내 경제계를 흔들어놓았다.
<민중의소리> 취재 결과 이영수 회장은 민자당 시절부터 지난 20여 년 간 한나라당 청년조직에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장은 92년 민자당 김영삼 후보 수행단장을 지냈고, 97년 대선 때는 이회창 후보 경호실장을 맡았다. 2007년 대선 때는 이명박 후보 유세본부장을 맡았고, 대통령직 인수위 상임자문위원을 지냈다. 대선 선거운동 당시 이명박 후보는 이 회장에 대해 "선거를 치르면서 유세 현장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롭게 알았다"며 극찬하기도 했다.
대선 당시 이 회장은 박영준 전 차관이 이끄는 '선진국민연대'와 함께 이명박 후보의 사조직이었던 '국민성공실천연합'(구 '한국의 힘')에 참여하면서 경호와 유세지원 업무를 맡았는데, 이후 이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포항중학교 후배인 박창달 자유총연맹 회장에 이어 '국민성공실천연합' 회장을 맡았다.
이 조직은 회원이 무려 30여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해 6월 이 회장과 함께 미얀마를 방문했던 한나라당 의원들도 '국민성공실천연합' 공동대표 출신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이 단체 회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하기도 했다.
'국민성공실천연합'은 지난해 '뉴 한국의 힘'으로 명칭을 바꿨는데, 이 단체를 이끌게 된 이영수 회장은 출범식에서 "이제는 더 이상 친이 친박 계파는 없다"며 "오직 한나라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우리가 전면에 나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뉴 한국의 힘'에는 이범래, 박준선, 김선동, 이종혁, 유정현, 이한성, 정옥임. 신영수, 주광덕 의원 등 9명의 한나라당 현역 의원이 공동대표로 참여했다. . .
미얀마 가스전 프로젝트 따낸 KMDC 가보니.. -기사일부- KMDC는 수조원 짜리 탐사.개발사업을 진행하는 회사답지 않게 서울 마포의 한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두고 있었다. 회사 연락처도 공개돼 있지 않았으며, 인터넷 홈페이지도 없었다. 등기부등본 상의 본사 주소지를 직접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KMDC 사무실을 찾아 벨을 누르자 한 아주머니가 문을 열었다. 기자의 신분을 밝힌 뒤, 홍보담당자와 만나고 싶다고 하자 남성 직원 2~3명이 오가더니 A과장이 나왔다. A과장은 '홈페이지가 없어서 회사에 대해 취재하고 싶으니 홍보담당자를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하자 홍보를 맡고 있는 직원이 없다고 했다. '홍보자료라도 있으면 달라'고 하자 "만들었다가 고치고 있는 중"이라며 "다음에 드리겠다"는 말이 돌아왔다.
A과장은 '이영수 회장이 자주 사무실에 오느냐, 언제 만날 수 있겠느냐'고 묻자 "지금은 안계신다"며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유전.가스 시추나 개발 관련 일을 해봤느냐'는 질문에 A과장은 "여기 지금 있는 사람중에 가장 선임이라 제가 그냥 나왔다"며 자신은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KMDC는 미얀마 현지에도 지사를 두고 있었다. KMDC측에서 알려준 미얀마 양곤지사 전화번호로 통화를 시도했으나, 정작 사무실은 다른 곳으로 이전해 있었다. 가까스로 확보한 양곤지사 연락처로 전화를 걸자 자신을 기획실장이라고 밝힌 여직원과 통화할 수 있었다. 지난해 5월 KMDC가 설립될 당시부터 일했다는 이 여직원은 최근에 사무실을 옮겼다며, 양곤지사에 한국인은 지사장과 자신을 포함해 2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중의소리'는 가스전 탐사.개발 관련 사항을 문의하기 위해 이영수 회장의 지인으로부터 확보한 휴대전화로 통화를 시도했다. "이영수 회장 맞으시냐"는 말에 이 회장은 "누구시냐"는 말을 되뇌이더니 잠시 뒤 여직원에게 전화기를 넘겼다. 이 여직원은 '이영수 회장 휴대전화가 아니냐'고 묻자 "잘못 거셨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날 접촉해 본 KMDC관계자들은 뭔가 석연치 않았다. 전문성이 없거나, 20대 후반인 인물들이 등기부등본 상 회사의 이사.감사에 등재돼 있는 데 더해 사무실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모양새였다. 수십억 달러가 소요되는 해상 가스전 탐사.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회사라기 보다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