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회장의 제안을 받고 운명이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실제로 봉회장과 눈팅냥이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고.
솔직히 내가 박봉팔닷컴에 상근기자로 들어간다는 것 자체는 굉장히 비상식적인 일인 것 같다.
얼굴 한 번 못본 봉회장과 통화 몇 번에 서울 갈 결심을 한 것이고, 몇 번 오프에서 본게 전부인 눈팅냥을 사장으로 모시기로 한 것이 이번에 내가 내린 결정이잖나. 뭔가 굉장히 비현실적이고 이상한 결정이다.
서울에는 연고도 없고 방도 없다. 월급도 적다. (선생할 땐 200 벌었다) 또 비전도 불투명하다. (내 친구는 내 성공 가능성을 0.1퍼센트로 보더라) 우리 집 처지가 내가 돈을 벌어다줘야 하는데 그것도 불가능해져 버렸다.
여러모로 내가 이번에 내린 결심은 굉장히 비합리적이다.
그런데... 그냥 하기로 했다.
뭐 생색내는 그런 자리 아니니까 솔직히 얘기한다. 이런 말이 있더라. 죽기 전에 못 먹은 밥이 생각나겠는가, 못 이룬 꿈이 생각나겠는가.
나는 못 이룬 꿈이 생각날 것 같다.
2009년 5월 23일 이후로 교단에서 윤리를 떠든다는게 너무나 부끄러웠다. 어쩌면 그 날 이후로 내 운명에서 선생은 없었는지도 모른다.
문재인 이사장이 책에서 나야말로 운명이다고 썼는데 지난 3월부터를 돌아보면 우리야말로 운명이다. 박봉팔닷컴이 생기고, 내가 거기 가입하고, 눈팅냥을 실제로 만나고, 봉회장이 내게 감사한 제안을 하고, 마침 나는 선생을 때려치울 결심을 하고, 상근기자가 되기로 하고, 형들의 후원으로 월급받게 되고, 체리토끼와 계속 엮이고... 아, 마지막은 아니구나. ㅋㅋ
뭔가 세부적으로 따지면 확실한 것 하나도 없고 불안하거나 걱정되는게 많은 형편이지만 큰 틀에서 볼 때 이상하게 딱 맞아 떨어지고 있는 듯 하다.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 정치권의 상황도 그렇고...
어쩌면 나와 봉회장, 눈사장, 그리고 봉팔러들이 운명의 거스를 수 없는 힘 앞에 놓여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운명이라면 피하지 않겠다는게 내 생각이다. 망해도 운명이요, 성공해도 운명이니까.
그리고 내 걱정 안 해도 된다. 서울가서 기자하다가 우리 사이트 잘 안 되서 내년 총선, 대선까지 못 버티고 내려오더라도 내 나이 30 밖에 안 된다.
나는 유시민이 노무현의 뜻을 계승하는데 이 정도의 역할을 실제로 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 행복하다. 진심으로. 고마운 제안을 해준 봉회장에게도 너무 감사하다. 그냥 서로 감사해하고 믿고 도우면 될 것 같다.
형들은 댓글로 고맙다, 미안하다 하는 것 보다 실제로 후원 많이 하고 회원들 많이 데려와라. 그게 더 도움이다.
그리고 노근이 여기 기자라는게 자랑스럽도록 열심히 해 볼께. 뭔 말을 더 하겠노. 적은 재주지만 지금 이 시기에, 이 일에 인생을 걸 사람이 없다보니 마침 백수가 된 내가 (마치 운명처럼 ㅋㅋ) 된 거라 생각하고 기쁘게 감사하게 열심히 뛰어볼 생각이다.
또 기왕 이렇게된 것 나도 살아야 한다 아니가? 여기서 월 오백 이상 땡기는 그 날을 꿈꾸며 일하겠다. 나중에 배아파하지 말고 ㅋㅋ
계란으로 바위치기라 우리 일이 끝내 잘 되지 못하더라도 계란으로 바위를 쳐보기라도 한 것과 쳐보지도 않은 것은 굉장한 격과 질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계란으로 바위치다가 바위가 깨진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고, 깨지지 않더라도 누구도 원망치 않고 스스로 힘들어하지도 않을 작정이다. 걍 노무현과 유시민, 봉회장과 눈사장, 그리고 봉팔러들만 보고 갈거다. 내 뒤를 졸졸 따라오도록 해라.
추신 - 서울에 하숙이나 잠자는 방을 싸게 제공해줄 수 있는 봉팔러는 없나? 마포구에 고시원 구할 생각인데 생각해보니 염치없지만 도움 받을 수 있으면 받는 것도 나쁜 것 아니지 않나 싶어서 물어나 본다.
노근기자!
앞으로 우리는 노근기자의 글을 통해 정보를 얻고 세상을 바라보겠지.
우리가 객관적이지만 때론 따뜻하고 낭만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있도록 좋은기사 부탁해.
그리고 기죽지 말고.
언젠가 박봉팔닷컴 노근기자의 기사가 트윗을 통해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들을 통해 매일매일
퍼져나가게 될거야.
화이팅~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