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지된 장난, 10주년 기념 번개를 하려는데 바람님께서는 오시려나?
오든 말든, 바람이 휘몰아 치고 나면 노란 환상이 이는 양수리 은행나무 터널을 사식처럼 넣어 드리니 감상하시압. 또 위 짤과 어울리는 윤동주 시를 덧붙이도다. 아쉬우면 아쉬운대로 옛 이름들이나 호명해 음주가무 같은 걸로 외로움을 달래 보시길...
소년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 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쓸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 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아름다운 순이(順伊)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少年)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아름다운 순이(順伊)의 얼굴은 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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