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미나리가 골든글로브를 탔단다. 나는 코튼글로브, 목장갑을 끼고 채마에 나가 냉이를 뜯었다. 냉이란 놈이 잎이 땅에 쫙깔아 붙어 잘 뵈이지 않는다. 이거이 이파리가 잘아서 된장내를 뚫고 코끝에 봄냄새 엥겨줄랑가, 아님 뿌랭이가 풍겨 줄랑가 궁금했다. 어쨌든 모종삽으로 떠보면 뿌리가 깊어 기어코 끊어진다.
냉이를 캐듯 봉팔이 따라온 세월을 세어보니, 어느덧 열흘 빠지는 10년이다. 오늘로 3642일째, 윤달 2개를 합쳐 3652일이 10년이니 3월 14일이 바로 그날이다. 10년 세월이 정말 오긴 올랑가? 사람 목숨이란 게 들풀 냉이처럼 질기기도 질긴 것인지라, 들어 먹고 죽네사네 하던 시절에 내린 뿌리를 되돌아 보게끔한다.
어쨌든, 미나리나 냉이뿌리나 뭐시기 땡크조종수가 깔아버린 팔할이불할이나 순수하지 아니한 길벗이나 납짝콩나물이나 그밥에 그나물이나 모두모두 치맥백신 먹으러 만각 흉아 비어칠에 가자.
글고 거그 사는 항룡이 불러내 에또 사또같은 에헴 아더는 뭐하느니? 빨강해바라기꽃 크기만하게 빈대 부침개를 부쳐, 부여 사는 부처 아랫도리 냄새 짭조름한 진짜 소금 쳐서능 짭! 늬그들도 오너라. 데니크레인, 불안역학, 심플, 다시라기, 어텐션2!
그래 대전 비어칠에 모여 한잔 하자, 10주년에서 딱 10일 모자라는 날 옮긴 기념 시/ 김영승
반성
어깨동무 개동무 미나리밭에 앉았다. 어릴 때 우리는 그렇게 노래부르며 어깨동무하고 가다가 노래가 끝날 때마다 둘이서 함께 앉았다. 그리고는 또 일어나서 노래를 부르며 갔고 노래가 끝날 때 또 앉곤 했다. 한 여나무 번쯤 앉았다 일어나면 우리는 집에 올 수 있었다. 이젠 어깨동무도 개동무도 미나리밭도 없다. 술에 취하여 하루종일 넘어졌다 일어나도 나는 집에 올 수도 없다.
끝짱퀴즈; 비풍초똥팔삼에 뒤 따르는 이름은? 윤여정이 똥팔삼이랑 이혼 정말 잘한 거 같다. 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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