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에서도 뽕회장이 있었다. 사장 이름 자에 '봉'자가 들어 있었다. 신입사원들 왕창 뽑아놓고 나선 월급 나가는 게 아까웠는지 월급날 즈음 퇴근 무렵이면 꼭 나타나 한 방에 직원들 몰아넣고 훈시를 시작해댔다. 자신은 훈시라고 생각했겠지만 우리에겐 잔소리였는데 나중엔 자기 자랑으로 바뀌었다. 대학 갓 졸업한 우리 신입사원들은 뽕회장의 모욕적 언사와 행태를 심각하게 못 견뎌 했다. 일년이 지나자 입사 동기 절반 이상이 그만두어서 남아 있는 사람들은 자조적으로 스스로를 '찔경이'라 불렀다. 나도 '찔경이'에서 '찔꼉이'로 불릴 때까지 2년 더 버티다 사표를 던졌다. 직장인은 사표 낼 때가 젤 기분 좋다.
내 일상에 다시 한번 뽕회장이 나타났다. 역시나 이번 뽕회장님도 시시때때로 훈시하고 잔소리가 많다. 그런데 좋다. 회장이 잔소리 좀 해야 회사가 제대로 굴러가지. 이번엔 여기서 마지막까지 '찌~일꼉이'가 될 것 같다.
|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