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순여섯되신 아버지가 계신다. 가난한 집 10남매(8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나신 우리 아버지... 그 힘든 시절이 다 그렇듯 하루끼니 걱정해야 할 정도로 가난했었단다. 제작년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 말씀에 의하면 하루가 멀다하고 당신에게 폭력을 쓰며, 슬하 자녀들에게 농사일을 부려(?)먹었던 할아버지는 유독 (내게) 큰아버지에게만 편애하셨다 한다. 집안의 기둥이라 하시면서 논밭 팔아가며 대학졸업까지 시키신다. 예상들 하겠지만 아버지를 비롯해서 그 아래 9남매는 초등학교 졸업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학력이 다양하다. 작은아버지들은 이른 나이에 다들 도시로 떠나시고, 아버지와 많이 의지했던 바로 아래 고모는 젊은 나이에 결혼을 하신다. 우리 아버지 최종 학력은 국민학교(초등) 졸업이 전부다. 자식에게 대물림이 그렇게 싫으셨는지 당신 자식들에게 거는 기대가 무척이나 컸던거같다. 그렇다고 공부를 강요하지는 않았고, 자유롭게 하고 싶은거 하면서 시간이 남으면 책이나 봤던...그런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다행히도 나를 포함해서 4남매는 그 흔한 학원한번 안다니면서 고등학교까지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난 벌써 두아이를 가진, 아버지 기대에 부흥하지 못한 평범한 가장이 되었다.
우리 아버지는 15년째 암투병중이시다. 피부암.... 아니 정확히는 30여년이 됐는지도 모르겠다. 할머니 말씀이...아무것도 아닌 상처가 났었는데 제때 치료해주지 못해서 그게 암으로 나타난거라고 돌아가시기 바로 전까지도 우시면서 내게 말씀하셨다. 대학 입학즈음..암 확진을 받으셨다. 난 솔직히 아무렇지도 않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피부암이라는게 금방 치료되는 그런건줄 알았다. 이후로 15년이란 시간이 지나는 동안 수술,통원치료,민간요법 등 여러가지를 시도해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진행을 멈추는 것에만 도움을 줄 뿐 근본적인 치료는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버지는 여름에 반팔을 안입으시더라. 한 여름에도 목 폴라를 하신다. 남에게 보이기 싫으신거다. 더 슬픈건... 당신 손주들에게 옮길까봐 손주들을 안아보지 못하시는 아니 일부러 안지않으시는거다. 의학적으로 전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당신 마음이 그렇게 시키신다더라. 참 슬프다. 그리고 마음이 너무 아프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살아계실지는 모르겠지만...지금보다 더 악화되지만 않는다면 더이상 바랄게 없겠다. 아~ 술을 괜히 마셨나보다. 시골에 계신 아버지가 오늘따라 무척이나 보고싶다.
울아빠는 딸만 네명을 낳으셨다.
그중 내가 첫째다.
남고교사라서 그런가..아들 없는게 제일 좋다고 하신다.
내가 첫생리를 했을때...
외식을 해주셨다.
아가씨가 된걸 축하한다고...
가끔 생리 팬티도 빨아주셨다.
진짜로 울아빠는 딸들이 세상에서 제일 이쁘다고하신다.
내일 아빠한테 홍어 사드린다고 전화했다.
울아빠 디게 좋아하신다.
난, 지금도 울아빠 손이 제일 따숩다.
덕분에 울아빠가 울큰딸 최고 하신다.
너무 행복해진다.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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