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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한 8년동안 친구들과 떨어져 있을때가 있었는데
7년전에 다시 만나고 보니 이것들이 산과 더불어 살고있더군.
다들 힘들게 땀흘리는거 싫어하던 늠들인데 어떻게 그렇게 됐냐하면
그 중에 한늠이 고딩때 산악부활동하고 대학가서도 동아리하면서
인수봉 좀 탔다는게 하나 있는데 요게 지방발령(고향)나면서
고향친구들을 다 산으로 데리고 간거라.
그러다 우연히 고향집에 갔다가 술김에 낼 대구 팔공산에 간다는 약속을
하고 말았네. 나야 물론 산 안좋아했지.
난 안갈 마음으로 자고 있었는데 그 놈이 새벽6시에 전화와서
하도 가자고 가자고 날뛰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들머리 약속장소에서 만났다.
청바지에 운동화 얄상하지만 따끈한 패딩잠바에 목도리 하나 걸치고
자판커피한잔하고 출발하는데 문제는 그 때가 1월말쯤,, 아무도
추워서 산에 안가는 그런날이었다.
아니나다를까 산엔 등산객이 우리4명밖에 없다.
야이 미친놈들아 이런 날씨에 여기서 머하자는건데~!! 뒷통수 대고 욕하면
올라가면 좋아^^ 이러고 있다.
하나도 안좋다 쉑희들아,, 난 같잖아서 묵묵히 올랐다.
아 10알 전화 쌩까고 잠이나 잘걸 후회로 몸서리를 쳤다.
눈발도 핑핑 날리는게, 미끄러져서 땅짚으면 손으로 전해오는
대지의 그 차가움을 만끽하면서 잘가고있는데
이 늠에 청바지가 말썽이다. 이 바지는 왜이리 차가운거야
차라리 빤스만 입고 가는게 낫겠다. 이젠 눈물, 콧물이 나와서 얼지경이고
하도 미끄러져서 아이젠이랍시고 채워주는데 운동화에 그게 맞냐고 등산화에
채워야 착 달라붙는건데, 10알 10알하면서 덜렁거리며 그거라도 차고
있는것에 위안을 삼고 드디어 정상 100m쯤 남았을때
이미 정상부근은 눈으로 뒤덥혀 있었다.
산에 눈덥힌건 첨보는지라 더러운 기분이지만 좀 아름답긴하더라.
동봉에 올라서 속세를 내려다보니 젠장 하나도 안보인다.
이짓을 왜하는데? 한 백번 묻고있으니 바람 피해서 라면이나 끓여 먹잔다.
버너에 손녹이면서 가만히 앉아있으니 올라올때보다 더 추운거라
진짜 청바지 벗을뻔했다.
라면냄새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눈은 더 쌓여 주위는 마치 동화에
나오는 아름다운 백색나라로 변해있는데 여기오면 이런 세상이 있구나
하면서 한젖가락 뜨는데 우와 이게 라면인가 싶을정도로 맛있고
여기오면 라면이 이렇게 되는구나 감탄사를 연발 하하하
친구한늠이 가져온 침낭, 매트리스 펼치면서 안에 들가서 하늘보고
누워있으란다. 옳지! 하면서 들가서 누워 눈내리는 하늘 보고 있는데
기분이 너무너무 좋더라. 얼굴에 떨어지는 눈은 차가운데
몸은 따뜻하고 내려가기 싫고 그냥 이대로 살고 싶은마음
주위를 둘러보니 등산객은 아무도 없고 온통 새하얀밭에
혼자 번데기 마냥 누워있는데 내가 하얀나라에서
방금 태어난것처럼 느껴지더라구,,
친구들은 더 진행할 계획으로 올라왔으나 나땜에 내려가기로
결정하고,, 고맙다 친구들아
내려오면서 200회 미끄러지고 목도리는 어디서 흘렸는지 없고
안미끄러질려고 하도 힘을 줘서 다리가 후덜후덜
손은 퉁퉁 부어서 라이타도 못켤지경 이 늠에 청바지는
또 얼어서 뻐덕뻐덕 허벅지에 쓸려서 피가 다 날라하고 흑흑
우여곡절끝에 하산완료
하산주 한잔하쟀더니 이것들은 내려오자마자는 술 안마신단다.
시내 사우나로가서 뜨뜻한데 몸풀고 한잔하잔다.
그래 그것도 괜찬다 ㅎ1ㅎ1
뒷풀이 한잔하면서 이래저래 친구들 산행이야기 들으면서
한잔하는데 이건 뭐 술맛도 좋고 기분도 좋네
이래서 사람들이 등산등산하는구나ㅎㅎㅎㅎㅎㅎ
기분이 좋아져서 다음 산행 약속잡고 담날 친구와 같이
입문용 장비구입에 돌입 가격대비 성능 최고 좋은것들로
장만하고나니 난 이미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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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도 꾸준히 친구들과 혹은 혼자라도 다니고
있는데 벌써 7년이란 시간이 지났네,,
생각해보면 그때 첫 산행의 기억이 여지껏 장비 다 챙겨서
더 좋은곳으로 다녔던 기억보다 훨씬 강하고 신선하게 남아있어서
죽을때까지 잊혀지지 않을 기억이 되버렸다.
그것도 겨울산을 말이지.
친구놈들이나 지인들도 그런다. 겨울산이 최고라고
나도 이제는 공감한다. 계산해보면 겨울에 월등히 더 많이 갔으니깐
다행히 내가 산하고 맞아서 삶에 크나큰 낙으로 누리고 있고
또 이 기쁨의 세상으로 인도해주신 친구들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너거들 아니었음 나 평생 산에 안갔어
위 사진은 4년전 민주지산에 눈왔을때,,
아무 발자국도 안찍혀있길래 좋다하고 올라갔다.
친구가 찍어준 첨보는 나의 뒷모습-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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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