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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오토바이 사고로 죽던 날 밤도 잠 못 이뤄 뒤척였었는데... 10월 4일 밤도 새벽녘까지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설쳤다.
10월 5일 아침에 출근해서 이것 저것 하다 보니 11시가 넘었다. 11시 30분에 휴대폰이 울린다. 뒷자리가 0112다. 마음이 불편하다.
파출솝니다. 아들되십니까? 교통사곱니다. 위독하십니다. 병원으로 빨리 가보세요.
정신이 없다. 보이스피싱 아니냐고 직원이 묻는다. 느낌이 좋지 않다. 서둘러 사무실을 나온다. 엄니집에 가볼까? 집에서 웃고 계시지 않을까? 아니다. 병원으로 바로 가자...
집사람에게 전화한다. 주변에 연락 하라고... 서울 누나에게 전화한다. 울컥하며 눈물이 내 말을 막는다. 엄니가 교통사고 나셨다. 위독하다고 한다. 빨리 내려올 준비해라. 병원가서 결과 알려주겠다. 누나가 운다. 누나는 느낌으로 아는 것 같다.
마음이 쉽게 진정되지 않는다. 운전대를 잡은 손이 계속해서 떨고 있다. 이러다 사고나는 것 아닐까? 운전이 위태 위태하다.
병원이 가까와질 무렵 갑자기 가슴이 따뜻해진다. 급하게 펌프질 하던 심장이 다소곳해진다. 내마음도 편해진다. 왜 이럴까?
아!! 엄니가 돌아가셨구나! 아들 사고날까봐 여기까지 오셨구나! 운전이 편해진다.
병원 주차장에 주차하고 황급히 응급실을 찾는다. 원무과 직원이 응급실 직원과 통화중이다.
"11시 55분에 사망하셨다. 경찰서에 통보하겠다."
원무과 직원은 울먹이는 내가 아들인지 바로 알아본다. 응급실로 안내한다. 응급실 바닥에 동네 할머니가 나를 보고 울부짖는다. 나도 나를 주체할 수 없다.
응급실 구석 방에 하얀 천에 덮힌 엄니가 누워계셨다. 간호사가 천을 걷어 얼굴을 확인 시키고 밖으로 나간다. 나 혼자 남는다. 참 생소한 엄니 얼굴이다. 오른쪽 뺨이 많이 부어있다.
꺼이 꺼이 눈물이 쏟아진다. 콧물이 끝도 없이 흘러내린다. 엄니 손을 만져 본다. 아직 따뜻하다. 돌아가신 것이 맞나? 이제 나는 어쩌나...
동네 할머니가 들어와 울부짖는다. 또 다른 동네 할머니... 집사람도 도착했다. 이제 정신 차려야 한다. 장례를 치러야지...
3일의 장례를 치르고 나니, 여기 저기 말이 많다. 큰 일을 치르면 원래 말이 많은 법이라고 장인어른이 위로한다. 참 고맙다.
엄니는 혹시나 아파서 자식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하셨다. 죽을 병이면 병원가지 말고 집에서 가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이렇게 갑자기 떠나신 걸까? 그래도 며칠은 계셔야지, 마지막 인사라도 해야 되는 거 아냐? 투정을 부리고 싶다.그러나 이제 엄니는 없다.
지난 일요일 엄니 밭에서 감을 딴 것이 엄니와 마지막이 되어 버렸다. 그날도 억지로 일어나 손주 데리고 엄니집에 갔었는데, 집사람은 둘째와 집에 남았다. 그때 엄니를 뵙지 않았다면 천추의 한이 될 뻔했다.
집사람은 다음날 개천절에 둘째 데리고 엄니와 공원에 놀러 가려다 못갔다. 두고 두고 한이 되는 모양이다.
봉팔러들아! 삶과 죽음이 자연의 한 조각이지만, 노통께서 떠나신 것처럼 너무 갑작스럽게 다가온다.
부모님과 함께 살지 않으면 게으름 피우지 말고 손주 데리고 부모님 자주 찾아뵈라! 나처럼 후회하면 늦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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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