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거슬 해먹어보았다.
양손에 물건을 잔뜩 든 채 마트에서 또 이따시만한 호박을 집어들고 질질 끌며 계산대에 도착해 우장창부가지끈 하는 꼴을 연출한 끝에 계산도 마치고 집으로 델꼬온 호박.
이 고약한 거시 당최 집에 있는 칼로는 갈라지지가 않아서 할 수 없이 구탱이만 조금 도려내 썰고/ 절이고/ 밀가루 타고/ 지져서 먹어보았다. 사진만한 크기 딱 2장 분량.
아조 맛이 조아따.
문제는 남은 덩거리다. 계속 구탱이를 오려내다보믄 은젠간 내 방 반을 꽉 채우고 있는 저거시 사라져주겠지? 안그래도 좁은 방이 매우 좁다. 청소기 돌리기도 불편하다.
예전에 간 여행지 민박집에 있던 소설책 생각이 나는 요즘이다.
공룡시대 말기, 빙하기 초기, 인간들이 돌을 이용해 맘모스를 사냥해서는
추우니까 기냥 동네 어귀에 내비두고 배고프믄 쫌씩 짤라와서 먹었다. 보통 2~3일째가 고기 맛이 질루 좋다. 5~6일이 넘어가믄 쿠리쿠리한 냄새가 나는데...고기맛 안다는 사람들은 그 상태를 더 즐기기도 했고. 맘모스가 크니까, 사냥 하고 바로 해체를 하는 건 아니구.. 추우니까 딱히 그럴 필요도 없고.. 그냥 손 닿는 부위부터 파들어가믄서 먹는다.
몇일이 지나믄 맘모스는 욜케 된다.
방 한가운데 있는 호박을 바라보며 왜 (제목은 까먹은) 저 소설이 생각나나 모르겠다.
언마, 살려줘. 호박이 아까보다 분명 더 커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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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