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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욜아침 9시 시계 알람 소리에 깼다. 옆지기님 기침 하실까 언능 입막음 한 뒤 옆지기님 옆에 다시 누었다. 바로 그 때..., 두 번째 알람 시계가 울렸고, 난 침대에서 내려와 비명을 질러대는 놈의 숨을 끊어 놓고는 목욕탕으로 들어 가 샤워꼭질 틀었다. 버뜩 내가 왜 알람을 세팅했었는 지 기억이 났기 때문이었다.
내가 어제 밤 알람을 두 개씩이나 맞춰 논 까닭은 라면을 끓여 먹기 위해서 였다. 언제부턴지 해 진 후 라면을 먹은면, 종류, 제조사 불문 속이 쓰려졌다. 그래서 최근 1년간은 어쩌다 한 번씩 옆지기님 라면 드실 때, 면 한 젓가락, 국믈 한 숟가락 얻어 먹은게 다였다.
목욕재계, 의관정제 후 내려오니 지하실에서 인기척이 났다. 내려가 보니 작은 아들이 온라인으로 숙젤 하고 있더라. (우리집 지하실은 생활공간으로 사용하기 위해 벽을 치고 바닥과 천정을 마감하고 조명을 설치했다,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 대부분을 여기서 보낸다) 라면을 같이 먹겠냔 제안에 녀석은 눈을 반짝였다.
올라와 직경이 한 뼘, 깊이가 반 뼘 가량 되는 소스팬을 아일랜드 밑에서 찾아 내고, 수돗물을 채웠다, 감이 안잡혀 일단 충분히 채우고 6인치 짜리 히팅 스팟에 소스팬을 얹고 온도조절노브 를 최고에 세팅했다.
물이 바글바글 끓어 라면 두 개를 뜯어 넣고 면이 풀리길 기다렸다 물이 많은 듯 해서 절반 가량을 싱크에 쏟아 버린 후 스프를 넣자 코를 자극하는 약간 느끼한 조미료 냄새, 잠시 더 끓게 내 둔 동안 큰 보울 하나와 나무 젓가락 두 쌍을 꺼내어 카운터 위에 올려 놨다. 라면이 다 됐다는 확신이 들어 렌지를 끄고 팬을 들어 보울 위에 기울인채로 젓가락을 사용하여 면의 절반 가량을 보울에 덜어 낸 후, 다시 젓가락으로 팬 테두리를 막아 면이 흘러 내지지 않게 한 후 팬을 더 기울여 국물을 보울에 부었다. 아들이 먹을 라면이 든 보울과 내가 먹을 라면이 든 팬과 젓가락을 부엌 테이블로 옮긴 후 지하실을 향해 호기롭게 외쳤다. '라면 먹자~".
우린 아무말 없이 묵묵히 라면을 먹었다. 아들이 먼저 끝내고 일어나서 국물만 남은 보울과 젓가락을 싱크에 넣으로 해서, 난 밥 말아 먹을 것을 권했고, 녀석은 잠깐 생각해 보는 듯 하더니 이내 주걱을 설합에서 찾아 내 전기밥솥에서 한 주걱 밥을 퍼 보울에 넣고 숟가락으로 휘휘 젓더니 한 순간 뚝딱 해 치웠다. 설겆이를 하는 동안, 라면 먹는 내내 무언가 부족했던 느낌이 무었인지 문득 알게 됐다.
난 '게란탁 파송송'의 비기와 '타쿠앙(たくあん)'을 곁들이는 디테일을 빼먹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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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