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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7만원이다.
정확히 7만3천원.
새벽바람 맞으며 일터로 나간다.
오늘은 이 공사장 내일은 저 공사장으로 발길을 옮긴다.
새벽 첫차에 몸을 실어 텅 빈 서울거리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서글픈 생각이 들지만 내가 언제 이렇게 이른 새벽에 집 밖으로 나간 적이 있던 가 좋은 쪽으로 생각한다.
일주일쯤 지나보니 매일 거의 같은 사람들이 나와 같이 첫차를 이용한다.
눈인사라도 할라치면 먼저 그쪽에서 눈을 돌리고 자리에 앉고 이내 고개를 푹 숙이고 모자란 잠을 청하는 사람들 서글퍼진다.
난 아저씨다.
내가 살면서 이렇게 만은 아저씨라는 호칭으로 불러졌던가.
여기서도 아저씨 저기서도 아저씨.
난 쏜살같이 달려간다.
아저씨는 아저씨라 불러주는 사람보다 똑똑하면 안 된다.
항상 내 알겠습니다. 이런 말로 나를 대변한다.
간혹 똑똑한 척 할라치면 내일 난 하늘에 떠 있는 7만원을 본다.
그 7만원에 내 사랑하는 가족의 얼굴이 하나씩 세종대왕의 미소 속에 사라져 간다.
나와 같이 아저씨라 불리 워 지는 사람들.
예전에는 그냥 나도 아저씨라 불러주던 사람들이 이제는 형님 동생 아님 김씨 이씨 이렇게 같은 공간에서 하루를 같이 보낸다.
때론 마음이 안 맞아 다투기도 하지만 그네의 인생과 나의 인생이 별로 다르지 않기에 그냥 웃어넘긴다.
일이 끝난 오후 소주한 잔에 인생을 논하고 때론 신랄 한 정치적 비판을 그리고 조금은 씁쓸한 그네의 인생이야기도 소주 한 잔속에 녹아 흐느적거린다.
난 텅 빈 막차에 몸을 기대어 집으로 돌아온다.
나를 기다리다 곤히 잠들어 있을 가족들 품으로.
난 7만원이다.
오늘도 새벽바람을 해치며 일터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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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