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국민5학년 때(초등이 이젠 더 자연스럽지만) 이사간 날 점심, 엄마가 차려주신 점심을 먹다 불자동차 소리에 정신을 잃고 뛰어나갔다. 나만 그랬던 건 아니고 동생이랑 바로 위 오빠도 같이... 아마도 그런 믿는 구석이 있었나? 혹은 같이 뛰어간 아이들이 다 나랑 같은 동네로 다시 돌아올거라는 어이없는 믿음이 있었나부다.
여튼 일단은 불자동차를 신나게 따라갔지만 제대로 구경은 못하고 수많은 사람에 섞여 우리집으로 가야 할 시간 동생도, 오빠도 눈에 안보인다. 속을 들키는게 더 겁이나 나도 모르게 의연하게 걷는다는게 이다리를 건넜나? 이쪽인가 저쪽인가? 소심증에 누구한테 물어보지도 못하고 그자리만 맴맴 돌다 다리를 건너 계속 걸어나갔던 듯 하다.
아무리 걸어도 내가 봤던 풍경은 없고 누구한테 물어보지도 못하고 그러면서 시간은 꽤 흘러 어스름이 되어가니 이젠 정말 겁이 덜컥~ 난다. 그런데 이제는 물어볼 사람도 없다. 그렇게 걷다 새댁정도 된 여자분을 만났는데 딴엔 아주 아무렇지도 않게 ' xx극장 가는길이 어디예요?' 했더니 대번에 돌아오는 답은 '너, 길 잃었구나' 마음속은 무너져가는데 이걸 들키면 안되겠다싶어 재차 물어보니 따라오란다.
이젠 어스름에서 어두컴컴으로 바뀌어가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반발짝 뒤를 따라가는 나는 언제든 튈 작정까지 해놓아 몸도 마음도 옥죄어가는중에 드디어 아는길이 나왔다. '감사합니다' 크게 지르며 집쪽으로 냅다 뛰는 내 뒷통수에 '애, 극장쪽 아니야' 소리지르던 새댁,
그날 나는 12시에 나가 오후 7시에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리곤 그담 기억은 없다. 어슴프레 잠만 잤던 기억이...
그때 길을 알려줬던 그분에게 감사의 말이라도 남겨야하는데 신뢰감이 안가는 그런느낌이 오래 남아(여차직하면 튈 생각까지) 진심없는 감사함을 전한다.
아스/ 이건 되도록 말하지 않는 내치부인데...
한날은 공항근처에서 모임이 있었어
친구들이 아랫녁 , 좌측 일케 멀리 살았거든
그때만해도 해떨어지면 집에 들어가야하는 연유로
먼저 일어섰는데 워낙 길치라 친구하나가 전철까지
데려다주며 갈아타는것까 꼼꼼이 챙겨줬어
전철을 타고 가면서 무심코 노선표를 보는데
다른곳서 내리면 이십분정도 단축되는거라
앗싸! 하면서 내려 갈아탔는데 세정류장가니 모두
내리라네, 멀뚱거리며 내려 물어보니 전철이
다리공사로 일부구간을 버스타고 가야한다네ㅠㅠ
나 그날 이십분 단축하려다 한시간 늦게 집도착했음
나보다 늦게 나온 울동네친구 이미 귀가종료ㅠ.ㅠ
15 앤드 /
더 황당한 건 옆지기님 자기가 지금 어데 있는지 정확히 설명을 못한단 거다.
우회전 해야 되는 곳에서 로드 블록 만나 한 200 미터 직진해 한 사무실구역내 주차장에서 전화하면서 이걸 설명 못해, 난 로드 블록부터 모든 주차장을 검색했다는...
그리고도 늦게 왔다고 야단 한 바가지 먹고,...
설명이 어려워 늦었다고 설명하다, 그깟걸 하나 찰떡같이 못알아 먹냐며, 먹통하고 살아주는 자기한테 고마와 하라며, 공치사까지 들었다. ㅜㅜ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