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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면 가난한 주머니에도 가슴 열기만은 그득 담아 전달해주고픈 생각을 한다.
받진 못해도 챙겨주어야 할 사람은 널린 게 세상사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저렴한 비용에 받는 이도 부담스럽지 않게..
적절한 연말 선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곤 해.
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눈 오는 날 쓰는 우산이었지.
정성 조금 섞어서 지인들에게 나눠줘야 겠다 생각했지.
그날부터 고생 시작이었다........
해야 할도 쌓여 압박감이 하루하루 숨막힐 듯 바빴지만....
난 느긋한 한량처럼 3일을 이 짓하며 보냈다.
추운 날, 남대문 문구점까지 달려가서는 마카와 투명우산을 골라오고
그날 저녁 그림과 시를 찾고 늦은 밤 그리기 시작했다.
5개를 그리고 아침이 되어 겨우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보니 온몸 아프지 않은 데가 없는 거야.
어깨, 목, 팔 근육에 허리까지..... 유후~ 대단했지.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어서 또 하룻밤을 달렸지.
총 15개를 3일에 걸쳐서 만들었는데...... 울 엄만 내 꼬라지를 보시곤
혀를 끌끌 차며, ‘그냥 주긴 아까우니, 아침에 나가서 우산 팔아야겠다.’ 하셨고
난 순수한 마음을 돈으로 매도하지 말라며... 세차게 거부했지.
그날부터 만나는 지인들에게 선물로 하나씩 안겨주었어.
다들 무슨 비닐우산이나며...하다가
세상에 딱 하나밖에 없는 우산이라며.... 헤벌쭉해지며 만족감 최고였다.
팀 짜서 만들어서 팔아보자는 돈 독 오른 잉간들도 있었고.....
물론 개고생은 내가 하는 거였고... 힝~
눈이 푸지게 내리는 날, 조카아이에게 선물했더니.....
“와~ 환상이다! 눈이 우산으로 쏟아지는 게 보이고 너무 이뻐요!”
눈 쏟아지는 사거리 신호등을 투명우산 들고 팔랑팔랑 달려가는 아이를 보며
고생에 대한 뿌듯한 위로가 몰려오더라.
비록 그림이 서툴러도 마음이 담긴 선물이면 족하지 않을까.
연말..... 생각지도 않았던.... 그런 선물 받으면 기분이 어떨까?
난 정말 좋을 것 같았거든..... 내가 좋으면 남들도 좋아할 거라 생각했고
이렇게 또 하루 한해가 저물어간다.
눈비가 와도 괜찮아... 푸지게 받아 낼 수 있는 우산을 준비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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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팁으로 얹자면....
투명비닐 우산은 한 개당 2천원한다.
페인트마카는 국산이 9백원하고 외제가 3천5백원(할인가격임)하는데,
국산은 저렴한 대신 냄새 지독해서 못썼고, 외제는 비싼 값을 하더라.
페인트 마카는 유성이라 눈비에 젖지 않아,
대신 대충 밑그림도 불가능하고 한번 선 그으면 그걸로 끝이라능...
해서 그림그리기 쉽진 않았다능(난 처음이고 전문가 아니니 더 힘들었을 수도...)
만약 시도해보려한다면, 간단하고 쉬운 걸로 선택하는 것이 좋을 듯해.
특히 내가 더 힘든 건 시(글)쓰기였어. 약한 비닐우산에 글씨 쓰는 건 더 힘들더라궁
짤방 그림은 흰색마카로 그린 거... 투명우산이라 산뜻하고 더 잘 드러나보여 이뻐.
그리고 아래 두장의 사진 속 그림은 금색마카로 그린 건데....
사진으로 보는 것보단 직접 보면 쫌 부티~난당(그걸 노린 거임)...
쫌은 은은하며 우아해보이기도....(울엄마 귀부인행세 쫌하라고 하나 앵겨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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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