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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눈 오는 날) -2
몇 달 전, 볕이 잘 든다는 양지동으로 이사 온 바위씨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이 아파트 관리상태였다. 평소 지저분하거나 정리정돈이 안된 것을 못 보는 성격상, 계단과 여기저기 자전거와 자질구레한 생필품들이 늘어져 있는 것에 기막혀서 혀를 끌끌 차대었다.
“에이, 사람들이 왜 이렇게 자기 집 물건도 정리정돈 안하는지 모르것네... 관리비를 받으면서 청소상태도 불량하고 관리사무소가 문제구만.”
며칠이 지났을까... 외출했다가 돌아온 바위씨가 눈이 휘둥그레져선 묻는다.
“건너편 아파트주위를 왔다 갔다 하면서 청소하는 아저씨가 누구냐?”
동네 터줏대감 911동 1층 할아버지가 아파트화단과 주변까지 부지런히 관리청소하는 모습을 본 거였다.
그날부터 바위씨는 경쟁하듯 부지런히 쓸고 닦고 주변을 말끔하게 정리해나갔다. 그리고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바위씨를 보면 고마움에 청소아줌마들이 꾸벅꾸벅 절하기 바쁘고 경비원과 동대표까지 인사를 해왔다.
칭찬은 바위씨를 더더욱 숨 가쁘게 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계단을 오르내리며 청소하고 운동하고 쓰레기 버리는 등, 그 부지런함이 과해져만 갔다.
겨울가뭄이 20여일 이어지던 날 저녁 무렵부터 바람을 동반한 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눈이 온다며 마누라와 아이들은 창문을 열어보고 들떠있는데, 바둑을 두다 뒤늦게 그 소식을 알게 된 바위씨가 문밖으로 달려 나갔다.
아니나 다를까, 벌써 911동 영감이 나와서 눈을 쓸어내고 있었다. 바위씨는 그때부터 눈에 불 켜며 쉴 사이 없이 비질해대었고, 땀이 쏟아지고 허리가 휠 지경이었다.
그렇게 한 시간쯤 지났을까, 주변을 돌아보니 911동 영감은 간데없고 온통 하얗던 주변의 눈은 화단 쪽으로 밀려나 길이 드러나 보였다. 지나는 사람들마다 '수고하십니다' 한마디씩 인사를 건넸다. 우쭐해지는 기분에 더 해보고 싶었도, 이미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버린 70대 바위씨 체력엔 한계가 있었다. 비바람까지 동반하는 눈을 밤새도록 쓸어낼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한 시간 넘도록 이어진 눈과의 사투가 허기까지 몰고 왔다.
건넛집 영감은 1층 베란다 창문으로 바위씨 이런 행동을 지켜보고 있을 터였다. 바위씨가 철수하면 그 영감이 득달같이 달려 나와 보란 듯이 빈자리를 채울 것을 알고 있는 바위씨는 하늘만 원망하며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지친 몸을 이끌고 겨우 집에 들어선 바위씨가 털푸덕하니 쓰러지다 시피 누워버렸다.
“아이고 여보 나 죽것네........더 이상은 못하겠어. 눈치도 없이 눈이 쏟아지는디.. 내가 졌소. 아이고 허리야!”
“그러게 무슨 일을 그렇게 무식하게 하는지 모르겠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당신이 어떻게 이긴다고 세 번씩이나 왔다갔다 그 난리요.”
“아니, 앞 동 영감이 얼마나 열심히 쓰는지 거긴 깨끗한디, 우리 집 근처는 눈이 쌓여서 볼 수가 없드라고. 자존심도 상하고... 좀 이겨볼라고 했드만... 에이그.. 죽것네..”
“당신 그 말도 안 되는 욕심이 사람 잡것소. 제발 정도껏만 하라니까요.”
“아, 자존심 상하잖아. 우리 집이 더 깨끗해야지. 그리고 당신 다리도 안 좋은디 땅이 꽁꽁 얼어버리면 어떻게 나다니냐고......다 당신 생각해서 이 몸이 하는 일이라고......아구구”
욱신욱신 어깨허리 통증에 바위씨는 끙끙 앓기 시작했다. 자기 전에 한번은 더 쓸어놔야 안심이 될 터였지만, 몸은 천근만근 방바닥이 잡아끄는 듯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눈치도 없이 쏟아지는 눈은 밤새내 집 주변과 바위씨 앓는 소리까지 하얗게 덮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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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씨가 대체 누구야??
현재 경기도의 70대(2남1녀) 꼿꼿 가장으로서, 남쪽 바닷가출신 특유의 고집과 버럭질 대마왕.
십여년 전부터 서울 자식들 집으로 꾸준히 발걸음 이어오다가 6,7년 전부턴 경기도에 정착해버림.
현재 바위씨이야기는 십여년 전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4편까지 이어졌고, ‘춤추는 아침’에 이어
오늘 올린 이야기는 현재모습 2편이다. 앞으로도 과거와 현재이야기가 왔다 갔다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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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례 손동작캉 가장 유사한.. ㅡㅡ;;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