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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입었던 옷들을 상자에 집어넣고 봄옷들을 꺼냈다. 딸 연리 옷은 겨우내 부쩍 늘어났다. 여기저기서 물려받은 옷들 때문에 담을 상자가 부족했다. 정리하는 김에 옛날 물건들을 꺼내 보관할 것과 버릴 것을 추렸다. 장난감, 우주복 ... 박스 하나를 여니 예전에 썼던 아가용 ‘흑백모빌’이 나왔다. 안 쓰는 물건을 버릴 때마다 지금껏 용케 살아남았다. 아마 아빠가 딸한테 만들어준 최초의 물건이라 ... 애엄마도 버리기가 망설여졌나보다.
딸을 낳고 보니 ... 내가 낳진 않았지만 ... 신기했다. 다들 결혼하면 애를 낳고 살지만 우리에게도 애가 생기다니 ... 신기했다. 보면 볼수록 ... 신기했다. 딸이 갓난아기 때 한 1년 가까이 타지에서 살았다. 주말에만 애를 보러오고 ... 타지에서도 가끔씩 옹알거리던 딸이 눈에 밟혔다. 딸이 하루종이 누워서 천장만 바라보던 시절, 애엄마가 모빌을 달아줘야 한다고 ... 보통 갓난아기는 2개월이 지나면 사물이 움직이는 것을 인지한다. 다만 100일전에는 흑백구분만 하고 그 이후에는 칼라까지 구분한다. 애엄마가 주문을 한다고 하길래 ... “냅둬라, 그거 내가 만들어볼란다”고 했다. 날마다 애를 돌봐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도 있고, 흑백모빌 정도면 나도 만들 수 있겠다 싶어서 ... 인터넷을 뒤져 흑백모빌 만드는 방법을 공부한 후 작업에 들어갔다. ● 흑백모빌 만들기 1. 모빌 디자인 스케치 2. 하얀천과 검정천을 적당히 잘라 솜을 집어넣고 손바느질로 작은 호떡을 만든다. (흰호떡, 검은호떡) 3. 흰천과 검은천을 가위로 자른 후 반대색깔 호떡에 손바느질로 꿰멘다. * 부직포로 간단하게 만들 수도 있다. 천장에 모빌을 달았다. 무게 중심 맞추느라고 한참 씨름을 하고 ... 드디어 균형이 잡혔다. 모빌을 흔들어주니 아가 눈이 모빌을 따라 흔들린다. 잡으려고 손을 쭉쭉 뻗기도 하고 ... 까르르 웃기도 하고 ... 흑백모빌을 샀다면 아마도 누군가에게 물려줬거나 버리거나 했을 것이다. 물건도 사람처럼 손이 가거나, 시간이나 발품을 팔아서 추억이 생기면 헤어지기가 쉽지 않다. 언젠가 또 살림이 늘어나면 '흑백모빌'을 버려야 할 때가 오겠지. 버려야 할 것들을 버리지 못해 부둥켜안고 우물쭈물 망설이다 ... ... 해가 넘어간다. “연리야, 너 갓난아기 때 아빠가 모빌 흔들어주던 거 생각나? ...” 연리 왈 ... “생각 나 ... 잠이 와 죽겠는데 ... 아빠가 자꾸 흔들어대니까 ... 귀찮아 죽는 줄 알았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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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가편이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