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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신지 7개월이 다되어 간다. 어제 EBS 프로그램 '달라졌어요.'에서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 슬퍼하는 가족들을 보니 어머니 생각에 눈물이 흐른다. 시간이 좀 지나서 기억이 불명확한데 교통사고 재판 및 합의 관련 경험을 지금 기록해두지 않으면 영영 잊어버릴 것 같아 정리해두고자 한다.
일반사람의 법률지식으로 민.형사 합의를 원활하게 이끌어 가기란 어려움이 많다. 용어도 어려울뿐더러 법률 적용 또한 여러가지 변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에 가능하면 전문 변호사를 선임해서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관련 경험자로서 우리가 알아야 할 상식이다. 교통사고 조사 및 공판 진행 과정과 피해자, 가해자 측이 알아야 할 사항으로 나누어 정리할 예정인데, 길어질 것 같아 1, 2편으로 나누어 올린다.
1. 교통사고 조사 및 공판 진행 과정
교통사고는 불구속 수사가 기본이다. 가해자의 신분이 확실하고 초범이며 뺑소니가 아니면 피의자 진술서 작성하고, 조서꾸미고 그날 풀려난다. 피해자가 사망해도 마찬가지다. 경찰 말로는 피해자와 빨리 합의하라고 풀어준단다. 동종 전과가 있거나 집유 기간이거나 주거가 불명확하면 구속 수사한다.
처음에는 가해자가 사고를 낸 당일 풀려났다는 얘기를 듣고 황당했다. 사람을 죽였으면 최소한 며칠은 가둬둬야 되는 것 아닌가?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은 가해자에게 아주 관대하다.
특히 경찰이 조서를 꾸미는 중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가해자는 자유로운 반면 피해자는 다쳐서 입원했거나 사망했기 때문이다. 목격자 진술이 중요하며, 차량에는 블랙 박스를 달아 두는 것도 좋다.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목격자를 확보하고 진술을 기록해 두는 것도 좋다.
경찰은 조서의 내용(가해자 진술서, 목격자 진술서 포함)을 피해자나 가족에게 보여 주지 않는다. 피해자 진술이나 피해자 가족 진술을 조서에 첨부할 뿐이다. 피해자가 할 수 있는 말은 조서 제일 마지막에 '엄정한 처벌을 원한다.'가 전부다.
나는 피해자 가족으로서 보지도 못한 상황을 진술하라 할 때 참 어이가 없었다. 피해자가 사망했으니 법률적으로 관련 가족의 진술서가 필요해서이겠지만 사고 과정을 물어볼 때는 좀 황당하다 싶었다. 단지 '엄정한 처벌을 원하는지'만 물어도 충분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피해자 가족에게 가해자나 목격자의 진술서를 보여주지 않는 것도 참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가해자가 어떤 주장을 했는지 피해자가 알아야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
하여튼 경찰에서 한 4주에서 6주 정도 사건을 가지고 있는다. 합의를 기다리는 것 같다. 합의가 되면 합의서를 첨부해서 검찰로 사건을 이첩한다. 이때쯤 '영장실질심사'가 열린다. 판사가 구속 수사할지 아니면 불구속 수사할지 판결을 내리는 것이다.
판사가 형사합의가 되지 않았으면 대부분 '구속'시킨다. 나중에 들으니 판사가 가해자에게 형사합의금을 얼마로 생각하고 있는지 물어본단다. 그 금액이 많고 적음도 구속에 영향을 끼칠것으로 보인다.
가해자가 변호사를 선임했으면 형사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법원에 '공탁'을 걸고 보석을 신청할 수도 있다. 이것 또한 재판은 열리지 않지만 사건번호가 부여되고 판사가 보석 여부를 결정하여 판결을 내린다. 공탁금을 많이 걸 경우 보석이 허용될 수도 있지만 '피해자와의 합의'가 우선이기때문에 대부분 기각된다.
검찰에서도 약 4주 정도 조서를 꾸며서 법원에 기소를 한다. 기소후 약 2주 정도 지나면 공판 기일이 잡히는데, 기소후에는 담당 검사가 공판 검사로 바뀐다. 즉 조사한 검사와 재판을 진행하는 검사가 다르다. 공판 검사는 법정에서 기소된 사건의 검찰측 심문을 전담한다.
기소가 되면 사건번호가 나오게 되고 대법원 사이트의 '나의 사건 검색'코너에서 사건 번호와 피해자 혹은 가해자 이름만 치면 해당 사건에 대해 날짜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는 공판 과정 전체를 볼 수 있다. 거기에는 향후 공판 기일이나 제출 서류 뿐만 아니라 반성문, 진정서 제출 여부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사고후 약 2~3개월 사이에 재판이 열리게 되는데 드라마나 영화같은 재판은 기대하지 마라. 여러 사건이 화요일 혹은 목요일에 모아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한 사건에 부여된 공판 시간은 20분 남짓이다.
판사의 가해자 신분 확인이 끝나면 검찰은 기소 내용을 읽고 변호사는 변론한다. 피고가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특별히 다툴 내용이 없으면 그날 바로 검찰의 구형이 이루어지고 변호인 및 피고의 최종 변론으로 변론은 종결된다.
변론 종결되면 약 2주후 선고 기일이 잡힌다. 판사는 피고와 피해자의 합의를 염두에 두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하면 선고기일을 더 늦출 수 있다. 판사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합의를 최우선한다. 검사는 승소율이 높을수록 평점이 좋고, 판사는 합의율이 높을수록 평점이 좋다.
선고 기일에 합의서가 도착하지 않으면 판사는 재량에 따라 변론 재개를 선언할 수 있으며, 피해자 및 가해자 가족을 증인으로 채택하여 법정에 세울 수 있다. 이때 합의가 되지 않는 이유가 피해자 가족의 무리한 요구인지, 가해자측의 무책임함인지 직접 확인해서 양형에 참고하며, 충분한 시간을 부여했음에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대부분 실형이 선고된다.
실형이 선고되면 상급심으로 가게되고 거기서 동일한 재판 절차가 반복된다. 만약 그 기간중에 피해자와 가해자의 합의가 이루어 지게 되면 피고는 1~2주 이내에 석방되고, 불구속 상황에서 재판을 받게된다. 아마도 집행유예 선고가 확실시 되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아 벌써 6시구나... 여기까지. 2편은 좀 있다가 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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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