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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심심해 ...” <뱀주사위놀이>도 시들해지고 ... 거머리처럼 엉기는 딸(연리)을 떼어놓기 위해 새로운 놀이 개발에 착수했다. 이번 놀이 개발의 목표는 딸의 저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바람 빼듯이 확 빼는 것! 빼자! ... 빼자? ... 빼자 ... 바람 빼듯이 ... 푸 ... 푸 ... 풍선! ... 거러췌! 문구점에서 최대한 동그란 풍선을 샀다. 바람을 불어넣고 풍선 똥꼬를 묶은 다음 무게를 줄이기 위해 꼬리를 짤랐다. 요러케 ...
풍선으로 몇 가지 놀이를 해봤다. 첫째, 풍선을 떨어뜨리지 않고 누가 더 많이 튕기는가? 둘째, 헤딩을 누가 더 오래 하는가? 셋째, 손으로 쳐서 주고 받기! ... 음 ... 결정적으로 재미가 별로 없었다. ... 뭔가 격렬하지가 않다 ... 박진감과 스릴, 흥분, 초조, 긴장 ... 머 이런 느낌이 좀 나야하는데 ... 세 번째를 약간 응용해서 풍선배구를 했다. 물론 다들 해봤을 거다. ... 이거 생각보다 재밌다. ... 강추다! ● 준비 1. 안방에 두꺼운 겨울 이불 두 채를 깐다. : 때로 격렬한 ‘다이빙 캐치’가 필요하므로 웬만하면 깔아라. : 아파트인 경우 아래 층에서 “나도 한 게임 뛰자”며 올라온다. 깔아라! 2. 이불과 이불이 만나는 금이 네트다. : 초등학생이면 고무줄로 적당한 높이의 네트를 만들어라. ● 규칙 1. 3세트 각 10점 내기면 쌈빡하게 놀 수 있다. 2. 단 한 번에 상대편 쪽으로 풍선을 넘겨야 한다. : 얼라들은 두 번까지 봐준다. : 가운데 금만 넘어가면 상대편 등 뒤 벽에 맞아도 아웃 아니다. 스쿼시 비슷한 느낌인데 바닥에 떨어지지 않는 한 계속한다. 3. 가운데 금이 실점을 가르는 기준이다. : 방이 넓으면 이불 옆으로 나가도 공은 살아있다. 4. 점수 한 점 올릴 때마다 벌칙을 정하면 경기가 격렬해진다. : 이긴 사람이 진 사람을 꼬집거나, 손가락으로 팔목 때리기 ... 등등 * 가끔 연리는 경기 중에 할 말이 있다며 갑자기 풍선을 잡는다. 반칙할 땐 강력하게 항의해라. "도저히 너와 못놀겠다"며 드러눕는다. * 공이 애매한 곳에 떨어지면 서로 이겼다고 우기게된다. 봐주지 마라. "나는 너를 그렇게 키우지 않았다"며 끝까지 물고 늘어져라.
● 효과 1. 잠을 잘 잔다. : 몸을 많이 움직이므로 체력소모가 크다. 눕자마자 잔다. 2. 운동능력이 향상된다. : 처음 할 때는 그냥 쳐서 넘기는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내 얼굴에 강스파이크 를 때려댄다 ... 내 얼굴에 맞으면 좋아죽는다. 3. 잔머리를 굴린다. : 어떻게 하면 점수를 딸 수 있는지 궁리를 한다. 연리는 스파이크를 때려 금을 살짝 넘기는 방법을 찾아냈다. 4. “컴퓨터 게임보다 아빠랑 노는 게 더 재밌어” 란 말을 듣게 된다.
● 참고 1. 1점차 승부를 해야 한다. : 점수를 비등비등하게 올려서 긴장과 스릴을 느끼게 해주면 좋다. 그럼 이기려고 처절하게 열심히 아조 발악을 한다. 2. 졌는데 이겼다고 우기거나 떼를 경우 :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라"고 강력 항의한다. 그래도 안되면 ... "아빠는 정정당당한 연리가 좋다"고 진지하게 꼬셔라. 나름 정정당당해지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요즘은 내가 재미로 꼼수를 부리면 오히려 "정정당당하게 하라"고 인상을 쓴다. 3. 되도록 오래 주고 받아라. : 그러다 이기면 모든 운동선수들이 그렇듯이 ... 좋아서 환장한다. * 부부싸움 하고 난 뒤 부글부글 끓을 때 이불 펴 놓고 풍선배구 하라. 배우자 얼굴에 스파이크를 마구 꽂아 넣어라 ... 전혀 아프지 않은데 ... 스트레스 풀린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 이것도 경기의 일부다.
실력대로 정정당당하게 하면 내가 다 이길 수 있지만 ... 져줘야 한다. 한 판 이기면 다음 판은 반드시 져줘야 한다. 흥미를 잃어버리면 안되니까 ... 어제는 내가 지는 날이었다. 이기고 난 다음 연리가 ... “아빠 ... 나 이기고 싶지? ... 열심히 해 ... 그럼 이길 수 있어 ...” 다음에는 연리 얼굴에 풍선으로 스파이크를 때려줘야겠다. <뱀주사위놀이> 그 뒷 이야기 ... * 관련 글 <뱀주사위놀이> 지난번 <뱀주사위놀이>를 하고 나서 어느 날 보니 연리가 달력 뒤편에 뭘 그리고 있더라. 보니까 지 나름대로 새로운 연리표 <뱀주사위놀이>판을 만들었다. 스스로 놀이판을 만들다니 ... 님 좀 짱인듯! ... 물론 내가 만든 것 보다 재미는 없었다. 며칠 전, 처제 딸이 집에 놀러왔다. 연리가 <뱀주사위놀이>판을 꺼내 언니한테 게임을 신청하더라. 몇 번 해봤다고 게임 룰을 청산유수로 줄줄줄 설명하는 게 아닌가. 나하고 할 때는 주사위 숫자 더하기 버벅대고, 어디로 갈 지도 막 헤매던 애가 ... 초등학교 5학년짜리를 가르친다 ... 아,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구나 ... 의외였던 것은 ... 연리가 <뱀주사위놀이>를 지 자랑거리로 여긴다는 것. 아이들이 좋은 장난감 있으면 뻐기는 것처럼 언니한테 “나는 아빠랑 이런 놀이 한다~”고 뻐기는 느낌을 받았다 ... 아, 아빠랑 하는 이런 사소한 놀이가 아이한테는 남에게 내보이고 싶은 자랑거리가 되는구나 ... 아무튼 ... 풍선배구도 곧 시들해질텐데 ... 다음엔 뭘 하고 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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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반2
2012-04-26 (목) 09:09
<--- 빠떼루 자세..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