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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서울 교육 참석이 있어서 지난 금요일 올라갔더니, 내려오는 기차편이 여의치가 않다. 일좀 보고 여유있게 심야버스를 타기 위해 강남 시외버스터미널로 향했다.
10시 넘어서 심야 우등 매표소로 가니 10시 40분 차가 남아 있단다. 앞에 1대가 벌써 출발한 모양이다. 표를 받으니 10시 40분 1번석이다. 아찔하구먼... 좀 늦었으면 이 버스도 못탈뻔했다.
표를 받아들고 화장실 가서 이 닦고나니 한 20분 정도 남는다. 킬링 타임거리를 찾는다. PC가 보인다. 100원 3분, 500원 15분. 주머니에 100원짜리 한개와 500원짜리 한개가 잡힌다. 500원은 버스시간이 너무 촉박할 것 같고, 100원을 넣고 봉닷컴이나 둘러봐야 겠다 싶어 100원을 넣었다.
시간은 180초부터 바로 줄어들기 시작한다. 어라 그런데 마우스가 움직이지 않는다. 이런 씹탱이 PC가 먹통이다. 동전 투입구에 PC가 죽으면 빨간 버튼을 누르라고 적혀있다. 아무 생각없이 눌렀다. 이런 엿같으니라구 강제 재부팅버튼이다.
시간은 하염없이 흐른다. 160...150...140...이제 바이오스 어쩌고 저쩌고, 메모리 어쩌고 저쩌고...또 하염없이 시간이 흐른다.. 100... 90... 80... 이제서야 윈도우 바탕화면이 뜬다. 그런데 바탕화면에 뭔 맛고, 포카, 도박 아이콘이 그리 많은지...익스플로러 아이콘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겨우 찾아 인터넷 누른다. 60... 50... 40... 주소창에 박봉팔을 치는데 자판이 익숙지 않아 오타 연발이다... 니미럴
20초 남겨두고 박봉팔 들어갔다. 19... 18... 17... 맘이 급하다. 제목만 쭉 훑어 본다. 기사 중에 하나를 골라 눌렀는데... 마우스가 더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남은 시간을 가리키는 빨간 숫자는 0 을 표시하고 있다. 이런 젠장...
그래도 마지막 페이지를 봉팔닷컴으로 만들어 놓고 누군가 뒷사람은 박봉팔을 보겠거니 자위하며 터미널 밖 승강장으로 발길을 옮긴다.
35분이 지나니 버스가 승강장으로 들어온다. 여유있게 차에 오른다. 1번이면 제일 오른쪽인가 싶어 창가에 가서 앉는다. 좀 있으니 얍실한 총각이 자기 자리라고 한다. 알고 보니 복도쪽이 1번이고 창쪽이 2번이다. 이런 니미럴 그냥 아무 자리나 타고 가지... 하여튼 이것이 고통의 시작일지 몰랐다.
나는 제일 첫줄의 2명 타는 의자에서 복도쪽에 앉게 되었다. 나의 왼쪽이 안경쓰고 얍실하게 생긴 학생이 앉았고, 그리고 오른쪽이 통로를 끼고 50대 초.중반의 장년이 앉았는데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된다.
오른쪽 아저씨는 차를 타자 마자 구두를 벗더니, 설마 설마 했는데 양말까지 벗어서 탈탈 털어 양복 주머니에 넣는 것이 아닌가. 아직 차의 출발 시각전이었으니 실내등은 모두 켜져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말이다. 맨발을 쭉 뻗어 냉장고 벽면(?)으로부터 맛사지를 받고 있다. 그런데 냄새는 별로 나는 것 같지 않더라만... 시선 두기가 엄청 불편해진다.
오른쪽에 관심을 두기 싫어 정면 밖을 응시하고 있으니, 바바리 아가씨가 우리 차를 보며 급히 담배를 꺼내 물고 불을 붙이고 있다. 그것도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상황에서 당당하게, 그런데 느낌이 급하게 차를 올라야 하는데 담배는 땡기고 시간은 부족하고... 하여튼 그런 느낌...
아니나 다를까 이 친구가 담배를 끄더니 내가 타고 있는 버스로 올라 온다. 뭐 남여 평등에 누구는 담배를 펴도 되고, 누구는 안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도 나는 이런 상황에 익숙지 않다...
마지막으로 나를 인내의 시험에 들게 한 것은 나의 왼쪽에 앉은 얍실한 총각(학생?)이다. 뭘 그리 사왔는지 모르겠는데 먹고 마시고 그렇게 하더니 갑자기 기침을 해대기 시작한다. 한 1분쯤 있다가 기침하고, 10초 있다가 기침하고, 한 3분 있다가 기침하고... 그것도 결핵 걸린 사람이 기침하듯 텁텁하면서도 개운치 않은 기침을 내려오는 내내...
나의 잠은 들었다 깼다를 반복하고, 그넘의 기침은 계속되고, 인내력이 바닥을 보일쯤, 중간 휴게소가 나를 살렸다. 새벽 1시가 가까와 오는 시간이다. 10여분동안 맑은 공기를 마시며, 팔운동 발운동 하고, 작은 일도 보고 다시 차에 올랐다. 나의 왼쪽 그 젊은 넘은 아직 타지 않았다. 앞으로 남은 2시간이 고통이다.
쉬는 시간 15분이 지났다. 이넘이 안탄다. 기사 아저씨 짜증을 낸다. 20분이 넘어서야 그 넘이 손에 잔뜩 사들고 차에 오른다. 기사아저씨 인상 좀 제대로 썼을게다. 이넘 때문에 5분 날렸다. 1분 1초가 아까운데...
차가 출발한다. 이넘은 열심히 과자와 음료수를 먹어댄다. 기침을 많이 하는 넘이 저런 것을 먹으면 기침이 더 심할텐데... 나의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전반전보다 더한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과자와 음료수에 기관지와 허파는 급격한 반응을 일으킨다. 히스테릭한 기침이 계속된다. 운전 기사 아저씨도 불안한지 가끔 옆의 창문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한다. 그래도 끊임없이 기침은 이어진다. 나는 잠도 포기하고 이 기침의 감옥에서 빨리 풀려나길 기도한다. 최대한 숨을 덜 쉬며...
4시간이 지났다. 차가 고속도로를 나와 우리의 목적지로 들어섰다. 최종 목적지인 터미널에 가기전 역 앞에 간이 정차장이 있다. 주차장보다 역쪽이 목적지에 가까운 사람은 거기서 내린다. 그 넘은 계속 기침을 하며 내릴 기색을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일어나 가방만 챙기고 내뺀다. 그 많은 쓰레기와 기침의 토로 범벅이된 공기를 뒤로 하고... 나뻔 넘...
나는 해방이 되었지만 그 넘이 내리고 난 심야 버스는 뭔가 오물을 뒤집어 쓴 것 같이 기분이 영 찝찝하다.
나도 술먹고 심야버스 많이 탔었는데, 반성한다. 하여튼 개같은 날의 심야 여행이었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내가 이전에 뭔 잘못을 저질렀나 반성해 본다...
봉팔러들도 술먹고 심야버스 타지 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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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리없어 좌절하는...
<-- **쏘주 먹고 발그레한 모습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
내 좌석 바로 뒷자리. 한 30분 참다 참다 도저히 못 참아서
꾹 참고 있는데 내 앞좌석 사람이 일나더니 가서 확 깨워버리더라
이 좀 갈지 말라고 쫑코 주면서 아따 그 양반 까칠하데~ㅋ
내가 부끄러웠슴.-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