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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영화를 보고 나면 - 빛과소금l * 이글은 [너무 밝히는 소년 망구]의 찌질한 '포르노 첫경험'이다. 혹시 이런 류의 글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미리 밝혀둔다. 부끄럽지만 ... 이글을 나으 댓글영웅 데니크레인에게 바친다. 좀 쪽팔리는 ... 얘기다. 근데 내가 할 수 있는 얘기들이 대게 다 그렇지 뭐 ... 고등학교 때 ... 한참 야한 것들을 섭렵하던 때 ... 언니들이 보던 할리퀸 로맨스 시리즈를 넘어 ... 건강다이제스트를 넘어 ... ‘돈주앙’이나 ‘도미시마 다케오’류의 야한 성애장면이 나오는 책들만 탐독하다가 서점에 가면 의학서적을 공부했다. 물론 의대를 가기 위한 것은 아니고 여성의 성기그림을 보기 위해서였다. 사진코너에 가서는 나체사진집을 탐독하고 ... 여자의 몸과 섹스, 그리고 연애에 대한 호기심은 주체할 수 없이 타오르고 ... 성냥만 그어대면 바짝 마른 상태였던 나는 활활 타올랐겠지만 ... 그러나 뼈와 살이 타려면 뭐 상대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 없었다. 교실에서는 야한 포르노 만화책이 이놈 건너 저놈에게 돌아댕겼지만 차례가 나까지 돌아오기 전에 꼰대들에게 압수당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 이런, 제기랄! ... 조심 좀 하지 ... 씹탱구리들 ... 그때까지 단 한 번도 포르노를 보지 못했다. 소문만 무성했고 ... 보고 온 놈들은 훈장이라도 단듯이 으시댔다. 포르노는 전문 용어로 ‘문화영화’라고 한다. 왜 문화영화인지는 잘 모른다. (성)문화영화인지, 문화를 대표하는 것이 포르노라는 것인지, 포르노라는 원색적인 말을 문화라는 고상한 말로 위장한 것인지 ... 어느날 ... 친구놈들하고 ‘산드라부인’같은 부인씨리즈를 허름한 극장에 가서 넋놓고 보다가 ... 그중에 한놈이 은밀하게 속삭였다 ... “야, 우리 '문화영화' 한 번 보러가자” 우리는 모두 타오를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에 누군가 그 말을 꺼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신속하고 엄숙하게 작업에 착수했다. 여인숙에 가면 밤에 '문화영화'를 틀어준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여관비는 자취하는 친구놈 집에 있던 선풍기를 팔아 유흥비를 마련했다. 근데 갸는 그해 여름을 어떻게 견뎠을까? .... 집에는 시험공부 한다는 핑계를 대고 ... 밤 9시 무렵 어슬렁 어슬렁 ... 여인숙이 밀집해있는 동네로 진출했다. 포르노를 틀어주는 집과 그렇지 않은 집이 있었기 때문에 방을 잡기 전에 당신네 여인숙은 ‘문화영화’를 틀어주는가를 확인했다. 서너 군데 찔렀을 때 드디어 어떤 아줌마가 운영하는 문화적으로 개방된 여인숙을 찾아냈다. “호남 여인숙” 드디어, 우리는, 어른들의 세계로 들어가는 거여! 맥주와 안주를 사들고 ... 아줌마는 우리들을 좁은 복도를 지나 여인숙 맨구석방으로 안내했다. “몇 시부터 ... ” “열시 쪼께 넘으믄 ... 어이고, 학상들이 공부해야제 ...” “저희들 공부 잘해요. 우리들이 늘 1등부터 4등까지 (뒤에서부터) 쓸어요... ” “잉 ... 장허네 ...” 칫! ... 자기는 미성년자를 여인숙에 4명이나 들였으면서 ... 텔레비전 앞에 경건하게 앉아 맥주를 따고 텔레비전을 틀었다. 아, 시간은 왜 이리 더디가는가 ... 일각이 여삼춘이라더니 ... 그러나 운명의 시간은 드디어 오고야 말았다 ... “허걱! .... 아 ... 세상에 ... 아 ... 이런 ... 이럴수가 ... ” 에덴동산의 벌거벗은 아담과 이브가 ... 거기에 있었다. 무협지와 수많은 성애소설을 보며 상상만했던 남녀의 정사란 저런 것이었던가 ... 그때의 내 심정을 어떤 시인의 시로 대신한다. 지리상의 발견 ... (‘반성 676’) 내가 그대의 性器(성기)를 처음 본 것은 지리상의 발견처럼 淸敎徒的(청교도적)인 淸貧(청빈)한 기쁨이었다 그곳에 살았던 인디안을 몰아내고 나는 아마도 즐거워 했을 것이다 왜 그 모든 사랑엔 피 냄새가 나는가 왜 殺戮(살육)의 이미지가 있는가 자세한 묘사를 하면 이글을 읽는 여러분이 주위를 둘러볼지도 모르므로 ... 이심전심의 마음으로 생략하기로 하자. 당시의 포르노는 딱 30분만 보면 굳이 더 보지 않아도 됐다. 어차피 거기서 다 거기. 하나가 끝나고 다음 프로가 시작됐을 때 나는 갈수록 집중력이 높아졌지만 친구놈들은 주위가 점점 산만해지기 시작했다. 그때쯤 ... “아이, 재미야! ...” 밖에서 아줌마가 누군가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아가씨 목소리가 들렸다. 아가씨 이름이 ‘재미’인지 ‘제미’인지는 물어보지 못했다. 우리는 문에 귀를 바짝대고 상황파악을 했다. 옆방에 든 어떤 사내가 돈을 주고 아가씨를 부른 모양이었다. 이게 웬 축복! ... 당시 여인숙은 벽이 얇아 옆방의 웬만한 소리는 다 들렸다. 아가씨가 옆방으로 들어가는 소리를 확인하고 우리는 텔레비젼을 끄고 동시에 벽에 귀를 바짝대고 숨을 죽였다. 녹화방송을 보러 왔다가 라이브방송을 청취하게 될 줄이야 ... 옆방에서 사내와 아가씨가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나서 얼마 후 신음소리가 들렸다. 친구놈들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는 소리도 들리고 ... 아 ... 이게 무슨 횡재란 말이냐 ... 신이시여, 저희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이까? ... 귀를 쫑긋 세우고 ... 벽에 귀를 바짝 붙였다 ... 그런데 잠시 후 ... 아가씨가 영어를 쓰는 게 아닌가 ... “오 마이 갓! ... 플리스 ~... 컴온! ... 뻑미! ... ” 아, 이런 제기랄 ... 우리가 들었던 그 신음소리는 옆방 사내가 보고 있던 ‘문화영화’ 볼륨을 올린 것이었다. 빌어먹을 ... 왜 정사에 집중하지 않고 텔레비젼 볼륨을 올린단 말인가 ... 사내가 한없이 미웠다. 아, 그 얇은 벽이 창호지였다면 손꾸락에 침을 묻혀 구멍을 냈을텐데 ... 아무리 귀를 벽에 가까이 붙여도 정사소리는 문화영화 사운드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우리의 인내심도 바닥나고 술도 바닥났다 ... 가위바위보를 해서 늘 재수없던 내가 져서 술을 사러갔다. 술을 사가지고 담배 한 대 피고 터덜터덜 방으로 돌아오는데 ... 사내의 방에서 그 아가씨가 나왔다 ... 재미 ... 내 또래였을 거다. 좀 더 많았을 수도 있고. 그녀는 막 머리를 감았는지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며 지나갔다. 비누냄새 ... 츄리닝 차림이었는데 얼굴이 너무나 앳되 보여서 놀랐다. 길거리에서 '놀다 가라'는 창녀 언니들에게 허리춤을 잡혀 버둥거린 적은 있지만 그때는 혼비백산해서 도망가느라고 별 느낌이 없었는데 ... 소설속에서나 보던 ‘창녀’라는 신비한(?)존재를 막상 눈앞에서 보니 ... 감개가 무량했다. 피곤에 절은 목소리로 아줌마에게 “알았어요! ...”라고 대답하는 걸 들으니 ... 신비감이 약간 사라졌지만 ... 책속에 평면그림이 마법처럼 눈앞에서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그런 느낌 ... 그리고 ... 머리를 막 감고 아직 물기가 남아있는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는 재미는 한마디로 '마녀'였다 ... 이게 나만의 *페티쉬일지도 모르지만 ... 그건 ... 음 ... 치명적으로 아름답다. * 페티쉬 : 숭배를 일으킬 수 있는 물건 혹은 부분, 성적 감정을 일으키는 대상물 나중에 동아리 수련회를 갔다가 평소에 무덤덤했던 여자 동기애가 물기 묻은 머리카락을 쓸어넘기자 나는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나만 그런 줄 알았더니 내 동기놈도 그때 뻑갔다고 내게 고백했다. 혹시 ... 마음에 드는 남자를 유혹하고 싶다면 머리를 말리지 말고 만나서 ... 젖은 머리카락을 한 번 쓸어 넘겨라 ... 그의 심장이 멎을거다 ... 심장이 멎으면 인공호흡을 해서 ... 아무튼 ...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며 걸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지켜보다가 살며시 뒤를 따라가봤다. 모퉁이에 숨어서 마당 평상에 잠시 멍하게 앉아있는 그녀를 보고 있었다. 그녀가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내쪽을 바라봤다. 아뿔싸! 급히 몸을 숨겼지만 ... 들켰다. “거기 ... 혹시 ... 담배 있어요? ...” 방으로 도망칠까하다가 ... 죄지은 것도 아닌데 ... 나도 모르게 평상쪽으로 걸어갔다. 그녀에게 담배 한가치를 주고 불을 붙여줬다. 내 얼굴을 잠깐 쳐다보더니 ... “학생? .... ” “네 ... (나도 모르게 존댓말이 ...)” “이런 데 오지 말고 ... 공부해 ... ” “네 ... ” "담배도 끊고 ..." "네 ..." 그녀는 내게 악수를 청했다. 담배를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인지 ... 여인숙이나 전전하다가 자기처럼 되지 말라는 것인지 ... 그것도 아니면 나같은 동생이 있었는지 ... “안녕히 계세요 ... (아, 안녕히 계세요라니 ... 이런 ... ) ” 그녀에게 인사를 하고 방으로 들어왔다. 그녀를 붙들고 “왜 이런 일을 하니? ...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봐!” 라고 말할까도 잠깐 생각했지만 ... 친구 선풍기 팔아 포르노보러 온 주제에 ... 벽에 바짝 붙어서 옆방 정사소리나 옅듣는 주제에 ... 남의 인생에 훈장질할 계젠가 싶어서 ... 닥치고 포르노에만 열중했다. 그날밤 ... 친구놈들은 한두 프로 더 보고 2-3시쯤 골아떨어졌다. 그러나 나는 새벽 6시까지 눈을 말똥말똥 뜬 채로 모두 잠든 밤에 홀로 끝까지 문화영화를 관람했다. 날밤을 깐거다. 재미언니의 손에서 느껴지던 말캉한 부드러움 때문이었다고,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던 슬프고 고혹적인 모습때문에 잠이 들 수 없었노라고 말하고 싶지만 ... 당신들도 알거다 ... ... 그때 난 피가 뜨거웠을 뿐이라고 ... 그 뒤로 친구놈들은 내 별명을 “쌕골”이라고 붙여줬고, 포르노를 공부하듯 공부를 했으면 아마 하버드대를 갔을지도 모른다고 놀려댔다. 날이 새고 ... 새벽의 어둠을 틈타 친구놈들과 서둘러 여인숙을 빠져나왔다. 그 뒤 포르노를 처음 본 사람들이 흔히 그렇듯이 길거리 여자들이 모두 영화에 나오는 '밝히는' 여자들처럼 보였고 ... 그 후유증은 꽤 오래갔다. 재미언니 말대로 공부를 하려고 교과서를 펴도 칠판을 쳐다봐도 문화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다. 다들 그 시절, 사춘기의 성적인 호기심과 욕망을 어떻게 풀고 견뎌냈는지 모르겠다. 수업시간에 누군가 건강다이제스트를 보다 걸리면 선생님들은 ... "때가 되면 다 알게 돼있어 ... 뭐가 그렇게 궁금하냐 ... 너 쌕골이냐?" 말하며 건강다이제스트로 머리통을 쪼아댔다. 그러나 때가 되면 알게 되는 건 없다. 때가 되도 부여잡지 못하면 영원히 그때는 오지 않는다. 우리는 때가 되면 알게 되는 것보다 때가 오기 전에 알고 싶었다. 아니, 그때를 기다리기에는 너무 뜨거웠고 그때를 앞당기고 싶었다. 욕망은 '열병'처럼 뜨거웠으나 현실은 포르노를 보며 찌질하게 날밤을 깠다. '포르노'얘기만 쓰면 너무 찌질하게 보일까봐 뭔가 멋있는 말로 정리하고 싶어서 약간 오바해서 잘난 척 했음을 밝혀둔다. .... 얼마 후 그 '때'를 앞당기고 싶었던지 친구 한 놈이 사고(?)를 쳤다. 참고글 : [영화감상] 너무 밝히는 소녀 알마 글쎄, 할 얘기는 많지만 ... 오늘은 밤이 너무 늦었으니 그만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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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
데니에게 ...
누가 언뜻 지나가는 말로 데니가 요즘 힘들다고 ... 그러더라.
글쎄, 마이너스 통장 때문인지, 우유배달하다 짤렸는지, 아니면 양악수술 후유증 때문인지, 상사병 때문인지, 여친한테 차였는지, 바람피다 걸렸는지, 혹은 통합진보당 사태로 좌절했는지 ... 나도 모른다.
알아봤자 내가 뭐 도와줄 형편도 안되고 그럴 주변머리도 없다.
그러나 ...
당신은 나의 댓글영웅이다.
촌철살인과 해학과 전복과 병맛이 어우러진 당신의
댓글은 절망에 빠진 사람마저 웃게 한다.
실험을 해보진 않았으나 죽은 시체들도 웃을지 모른다.
먼훗날 역사는 댓글로 세계를 평정한 그대를 기록하리라.
“데니크레인 ... 넷의 개그 고수들이 판치는 사이트에서
초절정 개그와 유머를 자랑하다 망구에게 저격당해 은퇴한 전설적인 댓글영웅“
그대의 댓글을 보고 무릎을 치며 깔깔대기도 했고,
기발한 유머를 시전할 때는 그대의 정체가 궁금하기도 했다.
간혹 내 댓글과 경쟁을 하다가 그대의 것이 베스트 댓글이 될 때는
질투심에 사로잡혀 그대를 잠시 미워하기도 했다.
내가 빈대 속창아리다.
... 미안하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대의 댓글을 보고 박장대소할 때
특히나 피곤하고 우울할 때 너의 댓글은 사막의 오아시스였다.
친구여,
그대가 지금껏 보여준 개그와 유머를 향한 끝없는 노력에
감명받아 이글을 쓰게 되었네.
친구여,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는 말보다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뜬다”고 믿기로 하세.
자네가 여자라면 한 번 안아주고 싶네만 ...
악수로 대신하기로 하지.
그대를 힘들게 하는 일이
그대의 유머에 포복절도하여 속히 물러가기를 ...
글이 길어지면 내가 자네와 사귄다는 소문이 돌터이니 ...
남은 얘기는 누군가의 댓글에서 만나 하기로 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