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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 창문에서 맘만 먹으면 앞 동 베란다를 통해 그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어. 그래도 난 순수한 맘으로 지붕 위 비둘기가 노니는 것만 지켜보곤 했어. 덥잖아, 에어컨 바람을 싫어하는 난 창문을 열어놓고 살아. 그러다보니 최근 내 눈에 슬쩍슬쩍 들어오는 것이 있었어. 베란다 창틀에 매달린 작은 꽃밭, 스티로풀 박스에 심어 놓은 알록달록 화분 몇 개가 눈에 들어오는 거야. 그리고 가끔은 그 옆에 호박이나 무 말랭이를 햇볕에 말리는 소쿠리 두어 개까지. 첨엔 뭐 거기 까지였다. 누군지 모르나 참 정갈하게 사는 사람이구나 정도로. 그런데 어느 날 밤 그 집 거실 풍경이 괴상했어. 거실 끝, 베란다에 가까운 쪽에 커다란 둥근 탁자가 놓여있고, 세 여인이 앉아 무언가를 아주 열심히 해대고 있는 거다. 엉? 뭐지....... 하는 궁금증에 눈을 가늘게 뜨며 더 자세히 바라봤어. 분명히 열렬히 화투장을 내리치는 장면이었어. 이런...... 이게 아닌디! 정갈한 꽃밭과 심하게 동떨어진 아줌니들의 상습도박현장을 보고 싶진 않았다는 거쥐. 우짜든, 그 뒤부터 아주 가끔 슬쩍 그 집을 들여다봤어. 어느 날은 손녀딸이 와서 통통통 뛰어다니고, 또 어느 날은 돋보기안경 낀 할머니 혼자 책과 씨름하며 공부를 하기도 하고, 또 어느 이른 아침엔 거실에서 이부자리를 걷어가며 세 여인이 부스스 일어나기도 하고, 그러나 저녁나절이면 늘상 변하지 않는 풍경은, 하루를 마감하는 엄숙한 의식처럼 화투를 치는 세여인... 날이 갈수록 그 모습이 성스럽게 보이기까지 하더라. 그리고 가끔은 내 일상처럼 그들을 바라보며 삐죽삐죽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훔쳐보기를 충족시킬만한 더 이상의 사건이 없으니 그 세 여인을 그만 놓아줘야겠지. 마지막으로 궁금한 점은, 그중에서 누가 가장 화투의 고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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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냐~~..
<--- 손에 든거 먼지 알지?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