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군산군도 (무녀도 직벽바위) 갯바위 낚시. 아주 오래된 기억들만 가물가물 하다. 서해안 바닷가에서 살면서 선상 낚시, 좌대낚시, 맨손어업 이런 것들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직벽 갯바위 낚시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설렜다. 이틀 정도는 낚시 장비 챙기면서 빠진것은 없는지 점검하고 시간에 따라서 어떻게 낚시 할것인지를 머릿 속으로 도상 훈련도 했다. 새벽 어두울 때 내리면 랜턴도 필요하고 위험할지 모르니 갯바위 단화도 챙겨야 하고 새벽 동틀 무렵 까지는 미노우로 농어를 노려야 된다... 밤 12시에 알람을 맞추고 잠깐이라도 잠을 청했다. 눈을 감으면 감생이와 우럭과 광어, 농어가 하도 파닥거려서 그냥 집을 나섰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가면 될거라고... 휴게소에 들러 커피도 아주 느리게 마시면서~~~
네비 아가씨가 일러 주는대로 동군산 톨게이트를 빠져 나왔다. 그런데 이정표에 전주가 자주 나온다... 그래도 네비양만 믿기로 했다...전주 시내로 들어 왔다. 새만금 방조제가 전주까지 연결된다는 뉴스는 없었는데! 네비양은 나를 전주 덕진구 야미도 횟집으로 델꼬 가고 있었다. 이런 제기럴~~~ 네비 주소 검색 하면서 흥분 했었나 보다. 전주 호남제일문을 돌아서 경로 검색을 신경을 써서 다시 했다. 갯바위로 데려다 줄 해무니호에 올라서 승선명부 작성.
고군산군도 무녀도 직벽바위에 안착 했다.
이런 낚시 포인트에서 낚시를 해 본다는 게 얼마만 인가?
1호 낚시대에 채비를 끝내고 낚시대를 펼치면서 가이드 정렬을 하는데 초릿대 끝부분이 똑 부러졌다. 도상 훈련 계획에 따라 민장대, 2호 원투대, 루어대 이렇게 준비 하느라 예비 낚시대도 가져오지 않았다. 어떡해야 할지 순간적으로 막막했었다. 강력본드 가지신분 ~~~ 하면서 갯바위를 원없이 탓다... 그 흔한 순간 접착제도 무녀도 갯바위 에서는 없었다.. 칼로 초릿대 끝 부분을 살살 갈아 내어 초릿대 가이드를 끼워 맞췄다. 낚시대는 해결 됐는데 이번에는 갯바위 단화 밑창이 덜덜 거리면서 떨어진다. 아주 오래 전에 쓰고 그냥 창고에 넣어 뒀다 가져 왔는데 유명 메이커 제품이 이럴수가?? 신발을 묶을 수 있는 노끈을 찾으로 또 갯바위를 탓다... 할 수 없이 나의 고기 꿰미 줄을 잘랐다.. 바닷가를 다녀 오면 해수가 묻어 있는 모든 장비는 민물로 한 번 행군 다음에 다음을 위해 정비해 놓아야 된다는 걸 오늘 다시 한 번 느낀다. 안전과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것이다.
여러 악전고투 끝에 그래도 낚시 재미는 쏠쏠 했다. 찌가 물 속으로 잠기고, 빨려 들어가는 모습과, 괜찮은 사이즈의 놀래미가 저항하는 손맛, 우럭 낚시대에서는 맛볼 수 없는 찐한 손맛!! 작은 고기들은 전부 다시 돌려 보내는 여유로움! 감성돔 잔챙이들도 전부 돌려 보내 주는 호사!! 돌려 보내주기 아까운 사이즈도 있었는데 욕심을 버렸다.
처량한 눈빛의 복어를 표현할려고 했는데 복어의 눈물 연기가 시원찮다... 복어하고는 왠지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밤에 야미도 선착장으로 쏱아져 내리는 수 많은 별들과 발 아래를 내려다 보면서 낚시를 할 수 있는 갯바위, 살랑거리던 가을 바람, 심술 맞던 거센 바람, 따사로운 했볕도 그리울것 같다. 소중한 하루를 보낸 것에 만족한다.
|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