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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장례식장엘 다녀왔다.
바쁜 날이고, 비에 춥춥한 날씨 탓에 몸도 으슬거렸지만
햇빛 들이찬 마루에 앉아 해맑게 참 좋은 웃음을 짓던
5년 전 환한 얼굴이 떠올랐다.
십년 넘은 다정한 지인들과 용인에 다녀온 적이 있어.
그림같은 어린이 집을 하는 동생이 있고
그의 어머니가 함께 텃밭을 일구고 있는 곳이었지.
선배하고 많이 닮은 얼굴, 아이처럼 천진한 웃음에 유쾌함을 지닌 모습..
오래 전 떠나가신 외할머니처럼 참말 정겨웠다.
할머니~ 하고 허리춤이라도 잡고 꼭 껴안아 드리고 싶을 정도로
딸 손님들 왔다고 야들거리는 상추와 풋고추, 쑥갓 등을 푸짐하게 따오고,
많이 먹으라고, 더 먹으라고.... 잘 먹는 걸 보니 기분이 좋네... 하며
팡팡 웃던 그 어머니가 떠나셨다드라.
일층로비에 검은 옷을 입고 우글거리는 조문객들 사이에서
전광판에 뜨는 얼굴 하나....
첨 알게 된 그분의 이름까지 눈물겹다. O고단.................
아름답고 따듯하고 인생이 닮긴 이름이었어. 
일 마치면 어머니에게 오가며 밤을 새워 늘 피곤했던 선배는,
자리 보존한 채 꼼짝없이 누워
쇠약해져만 가는 그 어머니 곁에 앉아
자꾸 씨잘데기 없는 농담만 하고,
깔깔거리고 밥해먹고, 남 흉도 보며,
그리 같이 웃는 게 다였다고 해.
내가 아는 그 선배는 삶이 바빠 여행을 많이 다녀보지 못했어.
그런데 올해 10월엔 두 번을 제주도 올레길을 다녀오게 되었어.
하시라도 달려오려고 마음준비를 하고 불안하게 여행을 갔다하지.
딸 여행을 방해하지 않으려했던지,
살뜰한 선배의 보살핌과 밝음이 무척이나 그리웠을 텐데도 그 어머닌
식구들한테 00가 왜 안오냐는 보챔도 없이, 기다려주셨던 거다.
그리곤 선배가 여행길에서 돌아온 뒷날,
어머닌 살가운 그 딸에게도 이별할 시간을 준 뒤, 눈을 감으셨다.
지상을 떠나가는 순간까지 어머니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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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