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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방은 쉴 곳이다.
안식처이자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아늑하며
모든 걸 내려놓고 쉴 수 있는
나의 호흡과 색깔이 배인 나의 것이기도 하다.
지금이야 한곳에 정착해서 15년째 살고 있지만,
중학교 때부터 자취를 했던 난 여기저기 방을 많이 옮겨 다녔다.
정착형인간인 내게 이사를 다니는 것은 귀찮고 힘든 일이었지만,
세월이 흘러가는 동안 어느새,
다른 방을 찾아 짐을 꾸리는 풍경이 익숙해져가기도 했다.
그렇게 이사를 다니다보니깐,
어느 순간부터는 이사를 나간 전주인의 뒷모습이 보이더라.
급히 도망치듯 떠난 것처럼,
집안 자잘한 세간이 널브러져있거나,
쓰레기들이 흩어진 채 그렇게 먼지 속에서 첫인상을 남기는 거지.
그 뒤부터 이사를 나갈 때, 살다 떠나가는 내 뒷모습도 신경 쓰게 되더라.
가능하면 청소를 말끔하게 해주는 방향으로
그리고 텅 비고 깨끗하게 청소된 그 집에 몇 분이라도 머물며
고맙다..고, 다음 주인에게도 이런 평안을 주길 바란다는 등의 치레를 하며
내 나름 머물던 그 집에 대한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거지.
여러 번의 이사를 다니게 되면
여러 집주인들의 행태와 셋방살이의 설움 등을 경험하게 되잖아.
내가 집주인이 되면 저러진 말아야지,
나의 집을 가지면 난 어떻게 할 것인가..등등의 각오나 태도를 갖게 되는 거.
집운은 좋았던지.. 주인이 후덕하거나, 간섭이 전혀 없었고
비교적 거리나 위치도 괜찮았고, 반지하 옥탑방 등은 피할 수 있어서
비나 바람 등에 피해를 입어본 적이 없었어.
같은 동네라도 길 건너편은 다 잠기는데, 우리 쪽은 멀쩡했다든지,
조금 비탈진 산동네 쪽에서도 살아봤으나,
학교와 병원이 바로 밑이거나, 독채를 주인처럼 썼다거나,
끔찍하게 고생하거나 다행히 서러운 셋방살이를 겪진 않았다.
어릴 적 식당과 가게를 했던 우리 집엔 나만의 방이 없었어.
항상 부산스럽거나 시끌벅적했던 장삿집이라 나에겐 그게 피로였어.
그래서 나의 집은 나만의 방을 의미하게 되었고, 그게 간절했었어.
그렇게 내방에 대한 갈증 때문인지,
지금도 방을 구할 때 내가 가장 먼저 보는 건, 방과 교통이다.
그리곤 누구라도 우리 집에 들어오면 가장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휴식처 같은 곳이라 생각하도록 그렇게 방을 꾸미지.
어떤 이는 별장에 온 기분이 든다고도 하고,
어떤 이는 우리집만 오면 잠이 잘 온다고도 해.
그건 방에 대한 내 오랜 애정 때문이야.
어제 깊은 밤 후배에게서 문자가 날아왔어.
'집구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게 뭐냐' 고.. 말이지.
현실적으로 집값이 맞아야, 그 속에서 방을 구하지. 했더니..
후밴 심리테스트라며 즉답을 해보래.
원래 생각대로 방구조, 그리고 교통(지하철)이라 했지.
............
테스트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 거 같아?
........ 음냐
니들도 해봐라~ 결국 이게 이 글의 핵심이다...ㅋㅋ
날뽕은 피할라고... 위에 주절주절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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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