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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코스만 가뿐하게 걷고 영화에 술 한 잔까지 곁들이면 하루 참 좋겠다 생각했지.
수유역 3번 출구에서 마을버스를 갈아타고 종점에서 내려
3분만 걸으면 시작되는 소나무 숲길.
꼭대기를 향해 올라가는 길이 아니니, 호젓하고 여유 있게 걸었다.
 그래도 북한산이라니, 쫌은 긴장했다는 친구는 30여분 걷더니 하는 말이
“사람의 허리 살처럼, 산도 야들야들하네.” 한다.
그야말로 야들거리는 허리께를
보통걸음으로 걸어도 1시간 30분 정도의 길.
물론 중간에 잠깐 앉아 달걀과 커피를 먹었지만,
시간은 널널했다.
그리고 내친김에 2코스까지~고고
여긴 역사인물 묘역이 있는 ‘순례의 길’이래.
가다가 4.19묘역이 발아래
내다보이는 거 말고는
그저 순하게 아주 쪼금은
경건한 맘으로 걷는 길이라 할까.
물론 여유롭게 사진도 찍고 단풍도 구경하며
잠깐 다리도 쉬어가며 그리 걸었다.
점심시간이 지나가서
산 아래서 사온 김밥 2줄과 모시송편과 단감,
젤리까지 먹고 싶은 대로
30분 정도는 푹 쉬어가며 휴식을 취했다.
그런데 1시간10분 만에 길이 끝나니,
3코스에 미련이 생기는 거야.
3코스 난이도는 있으나, 아름답다했거든.
에잇, 2시간 더 걷자, 그래!
열어놓은 통일교육원 길부터 시작되는 3코스는
노랗게 쌓인 은행나무 길부터 시작됐어.
하지만 걸을수록 앞의 코스처럼
단순한 길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
오르면 반드시 내려오고 다시 오르고
그렇게 '흰구름길'을 2시간 더 걸었다.
슬슬 발바닥이 아리고 뻐근해져오는 것이
걸었다는 뿌듯함을 주었어.
우린 사과를 씹어 먹고서 비가 올 거라는 예보따라
뿌옇게 흐려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도심으로 들어왔어.
걷기를 끝내자 마음이 바빠진다. 영화를 검색하고
오랜만에 예술영화관을 가려해도, 시간이 부족해서
차선으로 선택한 것이 대한극장 ‘내가 살인자다.’였어.
피곤해서 쿨쿨 잤을 텐데, 눈 깜빡 못하고 집중했다.
스릴 넘치고 각본 좋고,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아.
액션이 진짜 날것이라 좋았다.......... 굿!!!
북한산 둘레길은 앞으로도 짬을 내어 코스를 다 돌아볼까.. 생각중.
그렇게 걸으며 사는 인생이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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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