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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장사 프로젝트 - 마지막 자존심
11/12일에 장사하고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겠다고 큰소리 떵떵거렸는데 그날 결국 물건을 10개도 못 팔았다. 그 뒤로 날씨도 춥고 게을러지고 하여 귀찮다는 것을 핑계로 삼아 나가지 않았다. 사실은 알량한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잔머리 써가며 홈쇼핑 형식으로 광고도 하고 방에서 조금씩 팔았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3개월을 버티다 이제 곧 귀국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아 결국은 떨이로 밖으로 나가 팔게 되었다. 물품들은 몇 가지 없는 상태여서 더욱이 사람을 끌기 쉽지 않았다. 수면바지 몇벌과 귀마개, 양말뿐이었다. 오늘은 꼭 다 팔고 들어갈 때는 빈손으로 들어가겠다, 오늘 다 못 팔면 지나가는 사람에게 주고라도 가겠다는 마음으로 원가보다 싸게 팔았다. 원래는 10원을 하려 했으나 문득 든 생각이 홈쇼핑에서 39900원으로 파는 광고가 생각났다 그래도 10원에서 9.5원으로 하려다 9원에 팔았다.(9원에 팔았는데도 깎아달라고 하시는 분들 많이 계시더라...)
눈을 맞으며 ‘전부 9원’이라는 팻말을 들고서 지나가는 사람들과 아이컨택을 하며 제발 사달라는 눈길로 쳐다보았으나 다들 가는 길이 바쁘셨나 보다.
5시간가량 밖에서 오들오들 떨며 물건을 다 팔았다. 중간에 지원자가 오셔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장사 하는 곳에서 주변상가 분들이 애가 물건팔고 있으니까 불쌍해 보였는지 하나씩 사주셨다. 흑.,감사합니다
이번 장사를 통해 내 목적과 취지는 하나도 이루지 못했다. 친구도 못 사귀었거니와 자존심을 버리지 못하여 사람의 마음을 열지 못하였다. 주변사람들이 몇 번 더 해 보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으나 무시하였고 자존심하나 지키자고 얻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잃고 말았다. 시작했을 당시 나에게 힘내라고 응원해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미안하고, 내 자신에게 미안하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이라도 잘 타일러서 저번보다 조금만 더 잘해볼걸. 그때 그만두지 말고 한번만 더 나가볼걸. 후회할 일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창피해진다.....
이번에 깨닫게 된 것은 정말 쓸데없는 자존심이 쌔다는 것. 내 자신에 대해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 말과 행동에 모순이 많다는 것 등등 셀 수 없이 많다. 물건은 다 팔았으나 마음이 후련하지 않고 멍어리가 낀 듯 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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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