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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공항 마비시킨 죄로 악당선녀를 보내 주노라"
여행이란게 뭐냐?
니하고 내하고 서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지
어떤 사물를 바라 보는 관점의 차이는 뭔지 어느 한 곳에 생각이
갇혀 사는 게 아니라 서로의 생각주머니를 열어도 보고~~?
"행복을 찾는 일이 우리 삶을 지배한다면, - 중략-
여행은 비록 모호한 방식 이지만 - 중략 -
일과 생존 투쟁의 제약을 받지 않는 삶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준
다" 알랭 드 보통은 <여행의 기술> 중에서 이렇게 말했다.
빨리 달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느리더라도 같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공감하기 위해 결혼 25주년에 맞춰
노랑풍선 타고 중국 장가계로 가기로 했다.
에피소드 1 5월 15일 종합검진으로 공가, 16일 년차, 17일 석가탄신일 ~~ 이게 뭔소리? 쉽게 풀어 이야기 하자면 황금연휴란 이야기다... 예약인원 9명, 21시 50분 출발, 단체비자 1번으로 줄반장 당선! 짐까지는 무사히 보냈는데 보딩이 안되고 있다.. 상해노선은 결항됐고 우리도 내일 아침 출발할 수도 있다고 ~~ 항공사에서 간단한 식사라도 하라구 일만원 티켓 제공해줬는데 과자 사먹으면서 운송약관, 여행사 약관까지 읽어 봤다. 약관 만든넘은 천재일꺼야! 똑똑한 넘! 클레임/컴플레인, 우왕좌왕을 뒤로하고 16일 새벽 00시 20분 출발~~~
에피소드 2 장사공항 도착해서 입국심사 하고 짐 찾으러 가는데 뭔 검색대가 또 있는데 검색대 에서 빨간색 불이 깜빡이면서 사이렌 소리 남. 검색대는 봉쇄 되고 검색하는 직원들 바삐 움직이면서 길쭉한 사각형 장비를 가지고 와서 한사람 씩 검색함.
젠장맞을 내 차례때 소리 크게 울림. 일행들은 뭔일인가 의아해 하는 눈빛이었음. 테러범, 마약소지자, 대체 뭔일인가? 여권들고 따라 오라고 해서 공항 검사실로 따라 들어감. 조사실 모니터 번역기에! "당신 몸에 무슨 짓을 한거야"란 한글이 올라 왔다. 그때서야 상황이 이해되기 시작 했다. 건강검진 할 때 PET-CT 촬영한다고 몸에다가 방사능 주사를 맞았는데 그 방사능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띠엄띠엄 영어로 상황 설명을 하구, 포타블 방사능 측정 결과 및 검진 받은 일시, 주소, 연락처 등등을 남기고 풀려남. 중국이 언제 이렇게 선진화 됐지?
에피소드 3 연착에다, 입국 검색대에서 지체 하느라 새벽 4시. 사람들은 짜증이 묻어 나오고 있었는데 수화물 찾는 곳에서 내 가방을 들려고 하는데 웬 여성이 자기 가방이라며 낚아채서 가버림. 똑 같은 가방이 수화물 컨베이어를 따라 혼자 울면서 돌고 있었음. 처음 만난 가이드에게 누가 가방을 바꿔 갔다고 일러 바침. 일단 가방을 들고 호텔에 가면 내일 천문산에서 바뀐 가방 임자를 찾을 수 있을거라 함. (답답한 심정을 이해 못하는것 같았음) 세면도구, 마님의 화장품, 카메라, 갈아 입을 옷...모든 게 땡되었음.
아침에 심기가 불편한 마님을 달래면서 천문산 입구에서 "혹시 어제 공항에서 가방 바뀌신분 있나요" 하면서 한국 관광객들에게 묻고 다녔는데 일행들은 앞에 나가서 큰 소리로 외쳐야지 그렇게 해서 찾아지냐고 성화지만 나는 나무꾼의 옷을 가져간 아쉬운 선녀가 분명 찾아 올거라 믿었다... 선녀는 오후에 나를 찾아 왔다.
"죄송해서 어떡해요!" 안 그래도 가방에 자물통이 채워져 있어서 이게 왜 채워져 있는지 몰라 로비에서 사람 불러서 자물쇄 부셨더니~~ 그나저나 미안해서 어떡하죠, 내가 그날 정신이 없어서리"
"나무꾼 옷을 가져 간것은 데리고 가서 살려고 했던거 아닙니까? 긴말하시지 마시고 날 델고 가서 같이 삽시다."
"집에도 하나 있는데 이참에 둘 델고 살아 볼까? 아무래도 둘 델꼬 살면 벅찰것 같은데?"
"하나 있으면 됐지 불쌍한 나무꾼 옷을 왜 들고 갔슈"
"그래서 어제 저녘에 한잠도 못잤어요 정말 미안해요!"
그렇게 가방은 돌아 왔고, 멋진 경치와 좋은 사람들,
자본주의화 되어가는 중국의 만만디 정신.
나무꾼과 선녀는 아련한 시간여행의 추억으로 남았다.
*2013. 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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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