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와 산위에 높이 떠도는 구름처럼 외로이 헤매이다가
나는 문득 한 떼 한 무리의 황금빛 수선화를 보았노라.
호수가 나무 아래서 간들간들 춤추는 것을...
(수선화, 워즈워드)
무엇인가?
별자리인 것도 같고, UFO 또는 새떼 같기도 하다.
각각의 점들을 이리저리 이어서 이야기나 신화도 만들 수 있으며,
사기로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놀라지 마시라. 누에알이다.
나는 이 알에서 누에를 부화시켜 고치까지 만들었다.
(미안, 부화에서 고치 만드는 과정은 사진에 못 담았다.)
고치를 삶으면 실은 뽑아 비단을 만들고 남는 찌끄레기는 먹는다.
나는 누에 나방까지 키웠다.
이 놈들은 날지도 못하고 짝짓기만 하다가 알 낳고 죽는다.
누에 만져본 적이 있는가?
매우 부드럽다.
한편,
또, 놀라지 마시라.
야생 누에다.
내가 키우던 누에로 연출한 사진이 아니다.
걔들은 하얬다. (사진이 없으니, 원~)
야생누에를 보지 못한 사람은 말을 하지 마라.
알면 보인다더니...
안다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과 같은 뜻일 게다.
워즈워드가 산길을 헤매다 수선화를 발견하고 그 경외감에 시를 적었는데,
난 사진만 그저 찍었다.
그러나 발견에서 느낀 경외감은 워즈워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발견은 내게나 워즈워드에게 운명적 만남도 아니었고,
그냥 무작정 닥쳐온 것도 또한 아니었다.
나는 야생 누에를 발견했다. 그냥 우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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