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나절 새가 뛰어 들었다. 대청마루에...
무슨 일일까? 내 마음을 찾아 오전 내내 마당을 돌았다. 배추 이랑, 파밭, 청갓 심어 놓은 곳... 밤나무 그늘까지 샅샅이 뒤졌다.
며칠 사이 가을이 와도 되냐고 바람되어 묻더니 새가 날아 든 것.
겨우 오래 전 받은 엽서가 생각났다. 그야말로 어제를 동여 맨 편지였다. 낑겨 놀던 아이가 보스톤행 여정에서 보내 온 엽서였다.
그게...아주 오래, 누가 쓴 건지도 몰라서... 그냥 외우다가 십 년이 넘어서야 그게... 내가 더나기 전 날 비행기에서 읽으라고 준 시집에 박혀 있던 것임에...
다음은 아이의 엽서에 끄적여 있던 곽재구의 <간질> 이라는 시 중 몇 줄이다. 엽서 밑 중에 몇 자 더 적혀 있지만 그것까지 여기 적지는 못하겠다. 아주 오래된 이야기이다.
그리운 나라의 한 맺힌 이야기들이네 버림받은 핏속에 남아 있지 않느냐
맴을 돌아라 푸른 보리밭 위에 무지개를 띄워라
거품을 물고 흰창을 드러내고
다시 한 번 네가 못다 꿈꾼 이땅의 그리움들이
네 가슴에 밀려오기 시작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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