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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초 '아기 기도 닭뼈 걸림' 1차 공판에 다녀 왔다.
우리측 변호사는 '진료기록부 감정'을 의뢰했고, 상대 병원측 변호사는 병원의 과실이 없음을 주장했다.
판사는 제출된 증거 자료인 문서화 된 엑스레이 이미지를 OHP(?)에 띄워서 도대체 닭뼈가 어디 있냐고 물었다.
1) X-Ray 로 찍은 사진을 CD에서 읽어서
2) 스크린캡쳐하여 이미지로 만들어
3) PowerPoint 자료에 붙여 넣어
4) 컬러 프린터로 출력한 문서를
5) OHP(?)로 확대해서 스크린에 띄우면
과연 닭뼈가 보일까? 안보일까?
해당 판사는 증거로 제출된 X-Ray CD를 열어 보기나 한 것일까? 안본 것일까? 아니면 못본 것일까?
나는 X-Ray CD를 법정에서 열어 보자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판사는 TV에서 방송되어 선입견을 가지고 볼 수 있기때문에 증거 자료 보는 것을 거부했다.
판사는 TV를 보았을 것이다. 물론 선입견이 있을 수도 있다. 그것이 재판에 영향을 끼치면 안된다는 것도 안다. 그렇지만 피해자에게 유리하게 가공되어진 자료를 보자는 것도 아니고 단지 병원 진료 기록중에 찍은 X-Ray 그 자체만 보자는 것인데... 의외였다.
만약 내가 가공해서 우리에게 유리하게 만든 PowerPoint 자료를 보자고 했다면 판사의 얘기에 공감한다. 그것은 상대방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니 일방의 의견을 공개하는 것은 문제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나는 우리뿐만 아니라 상대방에서도 증거 자료로 제출한 똑같은 해당 병원에서 찍은 X-Ray 사진을 보자는 것이었다.
그게 무슨 문제인가? X-Ray에서 일방이 불리하게 된다면 그게 바로 증거 아닌가? 누가 봐도 잘 모르겠으면 병원측이 유리한 것이고, 누가 봐도 목에 뭐가 있는 것같다고 보면 피해자 측에 유리한 것 아닌가? 내가 요구한 것이 전문가 수준의 판단을 요구한 것인가? 일반인의 시선에서 한번 보자는 것인데 그것도 문제인가? 판사의 의견은 너무나 기계적인 중립에 갇힌 것 같아 뭔가 불편했다.
공판에서 판사는 우리측 변호사와 병원측 변호사에게 합의 관련 얘기를 했다. 병원측에서는 TV 등을 통해 명예를 훼손 당했기에 합의가 어렵다는 얘기를 했고, 이에 판사는 "병원측의 과실은 없으나 위로금 조로 합의를..." 이라는 문구를 합의서에 넣으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제시한다. 병원측 변호사는 병원과 추가 협의하겠다고 했다.
판사는 피해자의 보호자인 나를 불러서도 의료 감정을 맡기면 6~7개월 기다려야 하고 재판을 속개할 수 없이 무작정 기다려야 한단다. 들리는 뉘앙스가 빨리 합의를 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의미다.
우리측 변호사의 의료 감정 요청에 대해서는 판사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는 모든 자료는 제거하고 의료 감정을 요청하겠다고 했다. 왜냐하면 누구나 선입견을 가지고 보면 해당 부분만 집중해서 보기 때문에 제대로 된 감정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이렇게 20분 가량의 공판이 끝났다.
법정을 나서면서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상대측 변호사는 기분이 좋아 보인다. 앞으로 일이 험난하겠다.
그래도 어쩌겠나. 한 번 시작했으면 끝까지 가보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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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