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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한시간 반을 기다렸다가 먹어봤다. 청도 할매김밥...
난 초겨울 오후 그냥 청도 시장을 걷고 있었을 따름이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모두 심각한 표정으로 줄을 서 있는 것이었다. 줄을 서는 데 공포를 느끼는 나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었는데, 되돌아오는 길에 보니까 줄이 하나도 줄지가 않았던 것이다. 난 공포와 맞서겠다는 각오로 줄을 섰다. 호기심은 종종 공포를 이긴다.
아줌마 한 사람이 나와서 내 앞에 앞에 사람한테 "밥이 없어요. 여기서 끊길 거니까 가세요." 했지만 내 내면의 공포를 더 키울 수 있는 것은 이미 아무 것도 없다었다. 김밥 안주면 그자리에서 죽겠다는 각오로 그대로 서 있었다. 그리고 1시간 반이 지난 후 난 "청도할매김밥" 다섯 줄을 받았다.
꼴랑 2,500원, 한줄에 500원인데 사진을 못찍었다. 안 보는 게 낫다. 최홍만 손바닥 크기의 김에 밥 얹고 뭔가 노리끼리한 양념을 넣고 김으로 감쌌다기보다는 덮었다고 보는 게 나을 듯한 무성의의 극치 김밥 다섯 줄...
그냥 매웠다. 그런데 다섯 줄을 금방 먹었고, 대머리에서 콧잔등과 아직 남은 구렛나루로 흐르는 땀을 닦았다. 근데 또 먹고 싶어졌다. 지금도 나는 청도 할매김밥이 먹고 싶다.
맞나? 매운 맛은 인체가 맛의 하나로 느끼는 게 아니라 통증으로 느낀다고... 그래서 통증을 카바하기 위해서 엔돌핀을 분비하는데, 그 엔돌핀이 마약과 똑 같은 메카니즘으로 통증을 치유한다나? 매운 모든 음식은 결국 마약과 같다. 마약 단속에 앞서 매운 음식 단속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대마초가 마약이면 담배도 마약이고 술도 마약이다. 매운 라면이 왜 마약이 될 수 없나? 대통령께서 불량식품을 4대 악이라고 하셨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 씹새끼들은 얼렁 청도로 내려가 청도할매김밥을 마약으로 단속하라.
참고로 최근 생활의 달인에 이 집이 소개되었다. 올레TV 다시보기로 시청해 보시기를 바란다. 마약에 호기심이 있다면 청도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가 보시라. 맛좋고 합법적인 마약을 1시간 30분만에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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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