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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긁어온 그림인데 괜찮을라나 몰라.
얼마 전에 새 차가 나왔다. 엄니께서 살아 계셨다면 아마 야밤에 4거리로 나가서, 차를 세워 놓고 고사를 지냈을 것이다. 짧은 고사가 끝나면 차려 놓았던 배를 땅바닥에 패대기 쳤었는데, 이젠 엄니가 안계시니 그냥 타고 다닐까 하다가 집사람이 장모님께 얘기한 모양이다.
엊그제 처가집 내려가니 처할머니께서 동네 절의 스님한테 얘기해서 고사 지낼 준비를 다 한 모양이다. 할머니는 새 차는 평생 타야 하는 것이니 고사를 지내야 한단다. 몇 년만 타고 바꿔야 되니 평생 탈 차가 아니라고 얘기해도 막무가내다. 스님은 일요일 오후 5시에 시간을 정해 놓고 기다리고 있단다.
그럼 오전 시간이 비니 장인어른과 낚시나 하러 가야겠다고 새우와 청개비 준비를 마쳤는데, 할머니가 벌벌 떠시며 반대를 하신다. 고사 지내는 신성한 날에 낚시질이라고... 장인어른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낚시는 담으로 미루고 하루종일 빈둥거리다 5시에 맞춰 할머니를 모시고 절로 향했다.
스님이 창가에서 보고 있다 차를 대웅전 앞으로 몰고 오란다. 요즘 절은 차가 자연스럽게 대웅전 앞까지 갈 수 있으니 참 편하다. 차를 세워 놓고 대웅전에 들어가니 스님은 중앙에 앉아 염불을 외고, 할머니와 나는 중앙에 있는 부처가 아니라 오른쪽에 있는 부처(스님이 뭐라 하던데 모르겠다)에 대고 절과 머리 조아리기를 한 30분 넘게 했다. 물론 할머니는 합장에 머리만 조아리시고 나는 그냥 손잡고 앉아 있다 할머니가 절하라 하면 마지못해 몇 번 절하고 그런 식이었다.
염불이 끝나자 스님은 슬리퍼를 신고 마당에 있는 차 앞으로 향한다. 헐~ 슬리퍼를 끌고 다니는 스님이라... 부처 앞에 있던 음식을 들고 나와 차 앞에 있는 젯상으로 옮겨 놓는다. 젯상 뒤에서 차를 보며 스님은 또 염불을 외고, 할머니와 나는 스님 좌우에 서서 합장하며 머리를 조아린다. 돗자리가 깔려 있었으면 또 절을 했을 것이다. 거의 끝날 즈음 보살님은 막걸리를 들고 바퀴 네짝에 뿌리기 시작한다. 아~ 새차에 막걸리 냄새라...
하여튼 고사가 끝나고(인터넷에서 보는 차 고사와 좀 다르다) 묵주 비슷한 것을 룸미러에 걸려 하니 블랙박스와 겹쳐서 걸기가 마땅치 않다. 어쩔 수 없이 조수석 보관함에 넣어 두고 스님과 보살이 기거하는 방에 들어가 저녁을 먹었다. 보살 한 명과 스님 한 명이 그 넓은 절에 사는 모양이다. 밤 되면 참 무섭겠다 싶다. 인가와 많이 떨어져 있으니...
보살께 이 절의 역사를 물으니 잘 모른다. 단지 자신과 스님이 여기 온지 22년되었고 그 전 스님은 30년 가량 되었다 한다. 나중에 식사를 마치고 스님에게 묻고 싶었으나 참았다. 별로 질문을 좋아할 것 같지 않아서...
이렇게 누구한테 절을 넘겨주고 하는 것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이 스님은 참 운 좋은 스님이구나. 누구 하나 간섭없이 보살과 단둘이서 여생을 보낼 수 있으니... 나도 어느 촌구석에 떡 하니 자리잡고 앉아서 말년을 걱정없이 보낼 수 있으면 참 좋겠다.
형식적인 고사 지내지 말자. 돈도 아깝고, 그냥 가족끼리 주말에 차 몰고 시 외곽으로 나가서 돗자리 깔아 놓고 김밥 먹으며 마음으로 사고나지 않게 비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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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