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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사진 찍는 것을 참 싫어했다.
아버지 때문였다.
캐논 300 시리즈 이던가,
철저한 수동식 사진기.
일일이 거리와 노출을 조정해야했고,
아버지가 준비하는 동안,
형과 나는 '꼼짝마' 상태였다.
당근 그 시절 찍은 사진에는 웃는 얼굴이 별로 없었는데,
아버지는 개의치 않으시고,
열심히 찍으셨다.
그 덕에 두꺼운 앨범이 수십권이 됐는데,
본가 어디선가 자고 있을 거다.
보스가 집에 인사왔을 때,
어머님이 골라서 보여주신 앨범엔,
국민학교 땐가 태능에서 조금 더 가면 있는 왕수천인가 하는 개천에서,
자랑스럽게 고추를 내놓고 찍었던 사진이 들어 있었다.
큰 아이 태어나자 사진을 찍어,
앨범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난 스냅만 찍었다.
미국 올 때 보스가 아끼던 피아노와 함께 앨범을 처가에 맏겼다.
미국에서는 디지털 사진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여전히 인화를 해서 앨범을 만들고 있다.
지금은 4 - 6 사이즈 100장짜리 앨범 3권, 200장자리 1권이다.
아이들 고등학교 졸업 이후로는,
매년 토끼들 사진 몇 장이 추가되고 있을 뿐인데 ....
작년엔 아버지께 보내느라
100장을 엄선하고,
일일이 설명을 붙여 인화한 후,
앨범 한 권을 만들어 보냈었다.
배경음악도 깔아 DVD도 구웠봤는데,
보스는 앨범을 더 좋아하신다.
둘이 창가 소파에 나란히 앉아,
앨범을 보고 있으면,
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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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