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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 이전까지 신문이나 잡지의 약광고엔 이런 캠페인이 붙어 있었다.
"약 좋다고 남용 말고, 약 모르고 오용 말자”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저 광고 속 캠페인을 볼때마다 좀 의아했던 시절이 있었다. 약은 의사나 약국에서 똑같이 다룰 뿐만 아니라 왠만큼 아픈 증상은 약국에서 상담받고 처방을 받던 시절이었으니, 당시 1차 진료기관은 동네의원이 아니라 약국이었으니 말이다.
오늘은 약국도 없던 시절의 얘기를 할까한다.
60년대 후반으로 기억하는 데 당시엔 약국과 약방이란 두 개의 간판이 있었다. 약사 자격이 있는 곳과 없는 약국의 차이란 얘기도 있었지만 정확한 의미는 아직도 모르겠다. 이런 약국조차 읍내에나 나가야 두 서너개 있을 정도였으니 당시 시골의 의료수준이란 게 어떤지 이해 하실거다.
당시 사람이 아주 심하게 아플 정도면 수의사를 부르러 간다는 말은 가끔 들었다.
주사를 다룰 수 있는 기술자는 수의사가 유일했기 때문인데 그나마 정식 수의사도 아니었고 무슨 약을 주사하는 지도 몰랐을 것이다.
그리고 이유없이 아파서 드러누운 환자를 치료하는 데는 뭐니뭐니해도 무당이 최고의 의사였다. 무당이 마을에 출장을 오는 날 아픈 환자가 있으면 두루두루 무상치료를 해주었다. 나도 토사곽란(당시 배탈환자가 많았다)으로 밤새 앓다 아침에 무당에게 불려나가 치료받은 경험이 있다. 밤새 앓다보니 완전 넋이 빠진 상태로 마당으로 불려나가 무당 할머니 주술에다 부엌칼이 머리위로 날라 다니는 광경을 보니 아픈것도 다 잊어 버리게 되더라.
1960년대만 해도 방물장수라고 있었다. 대바구니에 화장품 등을 넣어 머리에 이기나 등짐처럼 지고다니며 이 마을 저 마을 팔러 다니는 것인데, 화장품이 재미가 없자 방물대신 약을 들고 다니며 파시는 할머니가 있었다. 그 할머니는 몇 달에 한 번씩 우리 동네를 찾아올 때 마다 할머니 댁에서 주무셨는데 밤에 옷을 벗어 등불아래 이도 잡으시며 이 마을 저마을 소식도 전해주고 더러 중매도 해주는 통신사 같은 분이었다.
그 할머니 바구니에 들어 있었던 약은 활명수, 박카스, 소화제, 빨간약(?), 고약, 안티푸라민 등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박카스는 만병통치약으로 취급하셨다. 활명수는 속병에 최고의 약품이었고, 특히 활명수의 톡쏘는 달콤 쌉쌀한 맛때문에 괜히 배아프다고 우겨서 활명수를 뺏어먹은 기억도 난다.
근데 박카스를 만병통치약으로 판매하던 그 할머니가 잘못판 것일까? ~하하. 아니다~
아래 광고를 보시라. 박카스는 정말 만병통치약으로 광고했다.
피로와 추위까지 이겨내게 해주고, 고된 일로 피곤할 때, 술마시기 전후, 기미, 여드름
거친피부까지 책임지셨던 약품이 박카스였다.
대한민국 가정 의료의 구세주 안티푸라민.
배아프면 안티푸라민 바른다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다. 당시로선 정말 명약 중의 명약이었다.
공부하는 학생의 눈에 바르면 잠을 쫓을 수 있다는 말도 있었다. 고약이후 시골 의료의 한 획을 그은 약품으로 기억한다.
어찌됐던 내가 이런 시대를 뚫고 살아 남았다는 것이 어째 선택받은 사람같지 않나?
당시 치료받지 못하고 죽어나가는 사람들이 어찌나 많았던지...
시집온지 일년 남짓된 새댁 아줌마의 애기가 백일해로 죽자 애들 사이에 소준이 쫙 퍼지고
어슴프레 어둠이 내릴 때 문종이로 곱게 싼 아이를 지고 산속으로 들어가던 아저씨의
힘없는 뒷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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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