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 눈이 크고 동글다 코 : 얼굴 크기에 비해 짧다 턱 : 짧고 좁다 귀 : 작고 귓불이 통통하다 입 : 작다 볼살 : 통통하다 입술 : 도톰하다 이마 : 도톰하다 미간 : 약간 넓다 눈썹 : 짙다 머리 : 생머리에 숱이 많다 턱선 : 둥근 계란형 피부 : 희고 잡티가 없다 인중 : 짧다
------------------------------------------------------------- 확실한 생활방 안착을 위해 보너스~! -------------------------------------------------------------
난 초등학교 1학년 때 키가 제일 컸었다. 조회 설 때 맨 뒤에 섰거든. 이건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맨 뒤에 서고 싶지도 않았고, 키 큰 걸로 눈에 띄고 싶지도 않았걸랑.
근디!ㅜㅜ 60년대 시골에서 산 사람은 알거여. 동생 델고 학교에 가는 사람들 있었잖여. 시골에선 농사를 지어야 하니께 부모들이 들판에 가 있는 동안 어린 동생을 볼 사람이 없는 겨. 해서 학교 다니는 언니, 옵빠들이 동생을 델고 가는 경우가 있었다는 거지.
내 위로 언니, 옵빠가 둘씩이나 있었지만 내 바로 밑 동생(4살 차이남)은 내 차지가 된 겨. 동생이 네살 때 난 여덟살. 서너살 아이는 혼자 놀 수 없는 나이였고 늘 옆에서 누군가 봐줘야 하는 거였어. 농사 짓는 부모님이 애를 델고 논,밭에 갈 수가 없는 나이였던 거지.
해서 내가 동생을 보게 된 거야. 1년만 지나면 동생은 다섯살 되고 그 정도면 들판에 놔둬도 될 정도가 되는 거라지. 게다가, 아마 내 앞으론 취학 통지서도 안왔을 테니 부모님이 애써 학교를 보낼 필요가 없었던 거야.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내 호적이 1년 늦게 되어버렸거든. 지금이야 부모들이 직접 출생신고를 하지만 예전엔 까막눈도 많았고 그런 행정적인 일은 마을 동장(이장)이 맡아서 했다나? 아님, 읍.면사무소 담당 직원이 동네를 순회하면서 그 해 태어난 아이들 인적 사항을 적어가서 신고를 했나나 뭐래나?
난 결혼한 후에야 내 호적을 자세히 보게 되었었지. 헐~~! 내 출생 신고가 동생과 같은 날 되어 있는 거야. 이런, 뺨따구 왕복으로 날릴 동장이 있나!
그 상황을 유추하자면 이렇지. 동장이 곧바로 출생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가 잊어 버렸고, 내 동생을 출생신고 하려 보니 바로 위에 있는 내가 빠진 걸 알아버렸겠지. 왜냐면 나를 빼고 나면 바로 위 울 옵빠랑 6년의 터울이 되거든. 내 위로 거의 다 3년 터울이었으니 '아, 맞다! 3년 위에 누가 하나 있다!'고 생각하고 같이 출생신고를 했을 거야.
그래서 나는 법 나이로 여덟살, 집 나이로 아홉살에 국민학교를 가게 된 거야. 어릴 때는 햇살 한뼘만 더 쬐어도 성장에 차이가 많이 생기잖여. 다른 애들보다 1년이나 햇살을 더 쬐었으니 내 키가 쑥 올라간 거지. 아무튼 난 크고 튼튼한 다리로 십리길을 걸어서, 뛰어서 학교를 다녔지. 그 덕분은 아니고 우리 집안이 좀 잘 달리는 유전자를 가진 편이라 달리기를 잘했어. 운동회 때 학년 대표로 1학년부터 6학년 때까지 계주 선수를 했고, 운동회 때 타온 노트, 그리고 그 당시엔 학력상(초,중,고)의 상품이 노트였었는데 그 넘의 노트가 쌓여서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노트 산 적이 없었지.
그러다 보니 외부의 육상 대회가 있으면 차출되어 학교 대표로 나가게 된 거야. 밖에 나가선 한번도 상을 못탔던 것 같다. 고작해야 한 학년에 딱 두 반(총 130명 정도) 있는 조그만 초등학교의 날고 기는 선수라도 넓은 물에 나가니 피래미일 수 밖에 없었지.
3학년 때까진 그런대로 키를 유지했지만 이미 3학년 되니 교실에서도 맨 뒷자리는 다른 애한테 양보해야 했어. 나도 잘 크고 있었지만 다른 애들이 더 잘 컸으니까. 헌데, 어느 날 우리 학교에 여자 배구부가 창단된다고 체육 선생님이 나를 딱 찍어 "넌 오늘부터 배구부야!" 한 거야. 난 속으로 무척 싫었어. 대회 때마다 육상 선수로 차출되어 훈련 받고 나가는 것도 싫었는데 이제 배구선수까지 하라닛!
지금 생각해보면 참 바보 같은데 그 당시엔 학교에서 시키면 다 해야 하는 줄 알았던 시대야. 내가 싫어도, 내가 부모님한테 부탁해도 울 부모님이 학교에 가셔서 "얘는 빼주세요" 하면 안 되는 줄 알았던 시대였던 거지. 싫어도 해야 했어.
처음엔 3학년에 나 혼자였고 모두 4학년과 5학년 언니들이었어. 글타고 요즘 같이 선후배 서열 따지는 시대가 아니어서 선배들한테 괴롭힘 당하거나 한 일은 한번도 없었지. 글고 내가 체육선생님들 두 분 코치에게 어여쁨을 받는 편이라(^^) 감히 누가 날 건드리겠어! (이런 잘난 척은~) 4학년이 되었을 땐 동기들이 많이 들어와서 내가 선배 비슷한 느낌을 가졌었지.
흐흐 3학년부터 6학년까지 했었네. 지금은 그 시절 기억을 많이 잊었는데 되새김질 해보면 재미난 에피소드도 있겠건만 이 망할 기억력의 한계 땜시 걷어올릴 건더기가 없네.
그렇게 1년 365일에서 일요일만 빼고 배구선수로 날마다 운동을 했는데 체육 선생님은 날 가만두지 않고 육상 대회만 있으면 날 배구선수에서 육상 선수로 둔갑시키는 거야. 처음엔 단거리 달리기를 시키더니 나중엔 하나씩 종목이 늘어나는 거야. 멀리뛰기에 높이 뛰기 선수까지 하게 된 거지. 아, 이건 뭐냐? 선수 혹사 아니냐! 그 학교엔 나 말고 그렇게 인재가 없었을까?=_= 나중엔 뭘 시키려 했는 줄 알아?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