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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조상의 산소에서 묘사를 지내는 모습
우리가 일반적인 가정에서 지내는 제사 문화는 대략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돌아가신 날 집에서 지내는 기제사라는 것과, 10월 경 가을 추수가 끝난 뒤 5대조 위의 조상들을 위해 산소에서 직접 제사를 지내는 묘사라는 것이 있다.
나는 제사를 그저 놀이처럼 즐겁게 생각했다. 까다로운 절차도 잘 기억하지 못할 뿐만아니라 돌아가신 분이 고조이상 올라가면 완전히 남처럼 느껴져서 말야.
어쨌던 제사던 묘사던 가문마다 그 풍습을 유지하는 것은 변함이 없겠지만 과거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 있다. 묘사는 떡과 음식을 푸짐하게 장만하여 거의 잔치 수준이었는데 왜 그렇게 음식을 많이 장만했냐면 모두 이웃과 모두 나눠 먹어야 했기 때문이다.
조상의 음덕이 이웃에게 넘쳐나도록 배려한 조상님들의 문화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6~70년대 묘사 풍경을 기억해 보면 정감이 넘쳐 흐르던 추억이 떠오른다. 당시 묘사를 지내고 나면 떡과 먹을 것을 산소가 있는 마을의 아이들에게 골고루 나눠주는 것이 풍습이었다.
묘사를 지내는 철이면 사진처럼 높고 낮은 산에서 흰색 의관을 갖춰입고 많은 사람이 참석하기때문에 멀리서도 눈에 띄였다. 그러면 동네 아이들은 집으로 달려가 각자 하얀 손수건 하나씩을 들고나와 묘사지내는 산소로 달려갔다. 묘사가 끝나면 몰려 온 아이들을 줄세워 놓고 떡과 음식을 나눠주었다.
떡을 받아든 아이들은 절대 혼자 먹는 법 없이 집안의 어른들에게 먼저 갖다 드렸다.
어른들이 그걸 드시는 것도 아니었지만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이라 떡을 귀한 먹거리라 여겨 자발적으로 어른들께 갖다 드렸다.
묘사철이 끝나고 나면 아이들은 마을 주변의 산소를 짚어가며 떡의 질과 양을 기억해 내고 그 산소 주인들의 가문 인심을 나름 평가하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기제사란 것도 마찬가지였다.
집에서 기일에 지내는 제사 음식도 반드시 이웃과 나눠 먹었던 기억이 난다.
기제사는 자정에 지내는 게 보통이었고 제사후 가족들이 식사와 설겆이를 끝내고 나면 대략 두세시 쯤 아낙들이 제사음식을 차려서 마을의 어른들께 돌렸다. 대략 환갑 지난 영감님들이 있는 집은 모두 제사 음식을 돌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쌀밥이 최고의 성찬이었던 시절에 뽀얀 제삿밥 한그릇과 조기 한토막 과일과 나물, 탕국 몇가지를 정갈하게 배달하면 다음 날 아침 할아버지 밥상엔 제삿밥으로 차려졌다. 할아버지 밥상 앞에서 제삿밥을 먹던 그 오묘한 맛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꿀~꺽)
요즘은 묘사와 제사가 가족들간의 사소한 일상이 되어 버렸지만, 마을공동체가 유지되던 70년대 중반만 해도 마을 공동체의 좋은 나눔 문화였다.
그러고보니 예전에는 왜 그렇게 나눠먹는 걸 좋아했는 지 모르겠다.
설날이면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세배하고 음식을 얻어먹는 것이 관례였고, 대보름날 조리밥 얻어먹던 기억, 동지팥죽같은 것도 집집마다 비슷한 맛일텐데 서로 그릇을 주고 받으며 나눠먹던 기억이 생생하다.
떡같은 것이 더 이상 귀한 음식이 되지 못하면서 상대에게 건네면 오히려 부담이 될만큼 배부른 시대에 살고 있으니 과거의 나눔 문화는 흔적없이 사라져 버렸다. 이런 문화의 변형이라 부를만한 형태가 남아있는 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거기다 새마을 운동이라는 기이한 동원 문화가 시골을 휩쓸면서 행정조직이 마을을 관리하기 시작하고, 자율적으로 유지되던 마을 전통은 청산해야 할 구습으로 몰려, 정월 대보름 달래집 태우기나 풍물굿같은 마을 기원행사, 서낭당 나무같은 것들이 잘려나갔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더 빨리 더 많이 생산하는 일에 몰두하게 되었다.
제사나 묘사 떡을 손에 쥐고 침을 꼴깍거리던 시절을 추억하는 봉팔러가 있을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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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