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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바람이 분다
글쓴이 :  날뽕                   날짜 : 2011-09-13 (화) 03:36 조회 : 4563 추천 : 39 비추천 : 0
날뽕 기자 (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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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수치 : 17,091뽕 / 레벨 : 1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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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팔순의 노모와 술잔을 나눴다

노모와 내가 단 둘이 차린 제사상이 나름 풍성하다
노친네 섭섭하지
아니다 섭섭한거 없다 돌아가신 네 할머니도 돌아가시기 전
당신의 제사를 모실 사람으로 나를 꼽으셨고
그 딸인 나를 기억해줄 손주로 너를 꼽으셨지

그렇게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신 열평의 임대 아파트 에서
두 모자는 술잔을 나누고 추억을 나눈다

노친네 나는 이 아파트를 물려받지 않을 거야 대신 보증금 삼백으로
예쁜 장례식을 치러줄께
그 담부턴 할머니 엄마 나 우린 바람으로 만나는 거야

문밖을 나섰다
바람이 분다


본 기사는 펌질을 금한다 (펌질은 아래 퍼나르기 소스만 허용되며 박스 클릭하면 전체선택된다)
글쓴이 :  날뽕                   날짜 : 2011-09-13 (화) 03:36 조회 : 4563 추천 : 39 비추천 : 0

 
 
[1/23]   이상형 2011-09-13 (화) 03:56
오늘 달 안떳으? 분위기 왜이려.. ㅡ.ㅡ

날뽕 힘!!! 아잣~
 
 
[2/23]   팔할이바람 2011-09-13 (화) 03:59
마음 한켠이 아려오는 한편의 시(詩)다.
날뽕....

P.S.
역시...
가슴을 담아 쓴 글은 여러말하지 않아도..
그 마음이 잔잔히 다가온다....가을바람타고..
 
 
[3/23]   다시라기 2011-09-13 (화) 05:42
바람으로
좋다.

그래 바람으로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시간들
힘!
 
 
[4/23]   피안 2011-09-13 (화) 06:50
날뽕/
좋다....
 
 
[5/23]   난나 2011-09-13 (화) 09:34
좋네... 인생은 그렇게 흘러가는 거... 바람처럼...
 
 
[6/23]   동글동글 2011-09-13 (화) 10:30
사진에 보이는 저 우측 담장아래 봉숭아를 심으면 좋겠다는 생각...
 
 
[7/23]   Michigander 2011-09-13 (화) 10:30
 
 
[8/23]   데니크레인 2011-09-13 (화) 10:53
잘 읽었다.
놀이방 용필형님 '바람의 노래' 들어보길 권한다.
 
 
[9/23]   어텐션2 2011-09-13 (화) 10:58
날뽕...

..()..
 
 
[10/23]   지여 2011-09-13 (화) 12:31
"바람불면 님 오신 줄 알겠습니다"  어느 님의 시이었는지 ?
 
 
[11/23]   만각 2011-09-13 (화) 12:58
날뽕! 힘!!!
 
 
[12/23]   냉이아빠 2011-09-13 (화) 16:40
바람에 뽕이 날아가니 날뽕인가.
 
 
[13/23]   하이에나 2011-09-13 (화) 17:14
뭐야 날뽕이 여자였어?
근데 분위기가...힘내 힘!
 
 
[14/23]   졸라늬우스 2011-09-13 (화) 17:45
시인이어써? ㅠㅠ
 
 
[15/23]   휘린 2011-09-13 (화) 17:50
... 아리한 통증이 느껴지는구나... 그러나 삶에 대해 담담한 모습이 아름답다.


하이에나/ 그게 아니잖어 잘 읽어봐ㅋㅋ
 
 
[16/23]   날뽕 2011-09-13 (화) 18:35
하이에나/ 집사람이 아멘 쪽이어서 제사를 겸한 명절에는
노모의 기력이 쇠한 만큼 내가 음식을 준비한다
물론 나는 아멘도 열심히 하고 절도 열심히 한다
내게도 신조? 가 없는 건 아니지만 내 신조가 그들을 거북하게 해선 안된다는
것도 내 신조중에 하나야

댓글준 봉팔러들 모두에게 가슴에서 우러나는 감사를 표한다 고맙다 ..
 
 
[17/23]   참여물결일다 2011-09-13 (화) 18:35
하이에나/고맙~ 심각한 틈에 웃음줘서 ㅋ
 
 
[18/23]   khalki 2011-09-14 (수) 01:37
멋지다 날뽕.

댓글들이 왜 이리 웃겨. 흠.
 
 
[19/23]   고지야 2011-09-14 (수) 02:33
짧은 글이 이야기와 울림을 주는구나...
 
 
[20/23]   구가네 2011-09-14 (수) 15:08
평범한 마지막 두문장이 나를 울렸다...
 
 
[21/23]   로즈마리 2011-09-14 (수) 16:53
봉팔 식구들은 참 따뜻한 것 같애...
 
 
[22/23]   언제나마음만은 2011-09-15 (목) 15:09
날뽕도 장미과구나...
껍질을 벗겨도 꽃잎이 또나오고 또 나오고...
 
 
[23/23]   세월나그네 2011-09-15 (목) 22:29
몇 일 동안 많이 또 바빴다. 글을 읽어 볼 시간도 없다.

그러나 오늘 한 참 웃을 수 있는 글도 읽었고 집에 와서 보니 이렇게 선선한 바람이 불 것 만같은......

계절에 맞춤한 바람같은 글을 본다. 한 켠의 슬픔도 스치고 세상사는 이야기 처럼 두런두런 거리는 소리도

귓가를 스쳐 가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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